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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네트워크] 라스베이거스 CES와 신사유람단

올해 라스베이거스 CES는 더 요란스러웠다. 적어도 한국에서만큼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대거 참석했고, 일부 언론사 경영진도 출동했다. 기자단 규모도 더 커졌다. 한국 기업들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공 모양의 로봇(삼성전자)과 롤러블 TV(LG전자), 개인용 비행체(현대자동차)까지 활약이 눈부셨다. 언론은 앞다퉈 이를 조명하고 보도했다.

‘미래 자동차’에 앉아 신기한 표정을 짓는 한국 유명인사들의 얼굴은 주요 언론의 지면을 장식했다.

늘 그렇듯, CES의 핵심인 기조연설과 세션 보도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난데없이 기조연설자로 나서 화제를 모은 이방카 트럼프와 한국 CEO의 기조연설을 제외하면 미래 산업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기조연설과 세션들이 ‘요란한’ 한국 언론에선 외면당했다.

이번 CES에서 관심을 모았던 건 일레인 차오 교통부 장관의 기조연설이었다. 차오 장관은 AV(Automated Vehicles) 4.0을 발표했는데, 미국 테크 업계와 언론에선 꽤 논란이 일었다.



AV시리즈는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업계와 정부, 이해 당사자가 참여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2016년 이후 매년 발표됐고 2018년 AV 3.0부터는 발행부서가 전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 교통부로 격상됐다.

2019년을 거르고 올해 AV 4.0이 발표됐는데 자율주행차를 둘러싼 수많은 원칙이나 논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차오 장관의 발표 다음 날 “트럼프 행정부의 CES 메시지는 ‘인공지능(AI) 규제에 관심 없다’라는 것”이란 분석기사를 내보냈다. 테크 기업들의 이해 때문에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각계의 우려를 너무 가볍게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미국은 새로운 기술의 개발과 도입 과정에서 정부와 학계, 기업들이 치열한 논의를 벌인다.

AV시리즈는 미국의 가이드라인일 뿐이지만, 2017년 이후 전 세계 자율주행 기술 개발의 기준점이 돼 왔다.

각광받는 한국 기업의 발표나 한국 유명인사의 ‘인증샷’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미래 경쟁의 규칙을 정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참여하는 것도 기업과 미디어의 역할이다.

CES가 19세기 신사유람단처럼 ‘신기한 바깥세상 구경’이 돼선 안 되기 때문이다.


이동현 / 한국중앙일보 산업1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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