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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잡은 물고기’도 미끼는 필요하다

장병희 / 기획콘텐트부 부국장
장병희 / 기획콘텐트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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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20/03/04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20/03/03 18:39

3월로 22년째 ‘트리플A’라는 로드사이드 토잉서비스의 회원이다. 이는 일종의 '구독 서비스'라서 1년에 52달러를 내면 2~3번 정도 무료로 토잉이 가능하다. 토잉을 한 번하게 되면 대략 100달러 들어간다고 치면 2년에 한 번씩만 이용해도 이익이기에 끊지 못하고 있다.

20년 넘게 가입하면서 몇 번의 우여곡절도 있었다. 특히 새 차를 타고 다닐 때면 본전이 생각난다. 워런티 기간은 물론, 쌩쌩한 ‘브랜드 뉴 5년’간은 토잉서비스를 사용할 경우가 별로 없어서다. 그러다가 차가 점점 노후되면 토잉서비스를 적절하게 때맞춰 사용하게 되고, 그러면 매년 들어가는 비용에 대한 미련도 없어진다. 3년이나 5년에 한 번씩 차를 바꾸는 경우에는 이 서비스가 필요 없다. 하지만 한번 차를 사서 10년간 운행하는 습관이 있다면 필요하다.

몇 년 전 정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은 일이 있다. 자동차 보험 내역을 살피다가 토잉 비용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다. 나름 메이저 자동차 보험사인데도 고객이 원하지 않는 토잉 옵션을 넣고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을 숨겼다. 트리플A를 가입하고 있어서 토잉 옵션을 삭제했다. 큰 액수는 아니지만 지출을 줄였다.

이번엔 셀폰 회사의 할인 옵션을 보다가 트리플A를 발견했다. 옵션을 선택해 트리플A의 가입번호(회원번호)를 제공하면 기본 요금의 10%를 할인해 준다는 것이다. 셀폰 월 사용료가 300달러를 넘지만 이중 165달러가 기본 요금이어서 월 16.5달러를 절약하게 됐다. 역시 큰 액수가 아니지만 셀폰 회사의 배려에 감사했다.

셀폰 회사에서 또 다른 할인 옵션을 알려줬다. 은행 체킹 계좌에서 자동으로 지불하게 하는 옵션을 선택하면 매달 30달러를 추가로 할인해준다는 것이다. 어차피 지출할 금액이라서 별다른 고민없이 선택했다. 이제 월 260달러 정도로 비용을 낮췄다. 메이저 셀폰 회사의 서비스로 셀폰 6대를 쓰면서 무제한에 가까운 60기가 데이터 사용 옵션을 추가해 이 정도면 좋은 딜을 갖고 있는 셈이다.

최근 트리플A로부터 눈에 띄는 통지서를 받았다. 매년 지불해야 하는 연간 가입료 52달러를 셀폰 회사에서 대신 내준다는 것이다. 물론 두 기업간에 어떤 거래가 있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셀폰 회사 입장에서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셀폰 회사들은 매년 새 고객 유치를 위해서 많은 비용을 쓴다. 그 만큼은 아니지만 고객이 이탈하는 것을 막아야 하는 비용도 있게 마련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잡은 물고기에게도 미끼를 주어 신선도를 높이는 일’이다.

이 대납은 이탈 고객을 줄이므로 매출은 유지하고 발생하는 비용도 회계 처리할 수 있다. 덧붙여 기존 고객에게는 생색도 낼 수 있다. 물론 모든 고객에게 이런 혜택을 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트리플A를 통해 기존 할인 혜택을 받고 있는 고객이라면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이 있어야 했을 것이다.

많은 가입 비즈니스에서 골머리를 앓는 것이 신규 고객 창출을 위한 출혈만큼 점점 기존 고객 유지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선제적인 노력이 없으면 나중에는 한 푼도 남지 않을 수 있다. 가입시장에서는 제로섬 게임같이 소비자 숫자는 제한적인데 기존 고객을 지키지 못하고 경쟁업체에게 뺏기면 2배로 손해다. 셀폰 서비스처럼 경쟁사와 별 차이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면 한번쯤 ‘잡은 물고기’에도 어떤 혜택을 줘야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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