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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국 칼럼] 내려놓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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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3/08 14:02

‘내가 만일/ 애타는 한 가슴을 달랠 수 있다면/ 내 삶은 정녕 헛되지 않으리./ 내가 만일/ 한 생명의 고통을 덜어주거나/ 한 괴로움을 달래거나/ 할딱거리는 작은 새 한 마리를 도와서/ 보금자리로 돌아가게 해줄 수 있다면/ 내 삶은 정녕 헛되지 않으리.’

사람은 저마다 삶의 이유와 목적이 다르다. 누군가 절망에 빠져 있는 이에게 희망의 언어를 전할 수 있다면 호흡하고 있는 자체가 너무나 큰 기쁨이고 행복일 것이다. 이 시는 인간의 아름다운 마음과 사랑을 잘 표현했다. 정말 우리가 세상에 와서 한 생명을 살려서 아름다운 곳으로 인도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에 온 것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 좋은 말이나 좋은 시는 아침 이슬과 같다.

아침 이슬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미미한 것이지만 식물에게 큰 영향을 주고 생명을 연장시켜준다. 특히 사막지대에서는 아침 이슬이 식물의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이슬이 없으면 사막에서 나는 풀들은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이 아침 이슬처럼 한마디의 좋은 말이나 좋은 시는 우리 인간에게 많은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우리가 하는 한마디 말이 이처럼 사람을 살리고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귀한 일이 어디 있을까?

내가 만일 시를 쓰는 시인이라면 아름다운 시를 쓰고 싶다.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서 나도 그 한 생명을 위해 고통을 나누며 함께 살고 싶은 내 마음을 시에 담고 싶다. 그래서 그 생명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며 세상을 아름답고 멋있게 만들 수 있는 존재가 된다면 나는 더 바랄 것이 없다. 한 때의 아름다움을 위해 가을 나무는 고통 속에서 아픔을 견뎌내야 아름다운 단풍을 만들어낸다. 그래도 나무는 그 아름다움 때문에 그간의 삶이 헛되지 않아서 이듬해 봄이면 다시 새 생명을 잉태한다.

나무의 삶이 이럴진대 우리의 삶은 그보다 더 아름다워야 하지 않을까? 하나님의 뜻이 있어서 우리는 이 세상에 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나무보다는 더 아름다운 유산을 남기고 가야만 하는데… 과연 우리는 무엇을 남기고 어떤 아름다움을 남기고 그분 앞에 갈 것인지? 아름다움은 고통을 겪은 후에만 가능하다. 고통이 크면 클수록 아름다움도 그 고통과 정비례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어느 곳에나 고통이 있다. 고통을 피하지 말고 받아들이고 그 어떤 아픔도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받아들이자. 그것을 잘 참고 견뎌내면 반드시 아름다움과 기쁨이 있다. 진통 없이 예쁜 아기가 태어날 수 없다. 오늘의 아픔이 내일의 희망과 기쁨을 가져올 것임을 굳게 믿고 소망을 가지고 견뎌내야 한다.

ㆍ위에 소개한 시(애타는 가슴 하나 달랠 수 있다면)를 쓴 에밀리 디킨슨(Emily Dickinson 1830-1886)은 미국 매사추세스(Massachusetts)의 앰허스트(Amherst)에서 태어나 거의 2천 편에 달하는 시를 썼는데 주로 사랑, 죽음, 이별, 영혼, 천국 등을 소재로 한 명상시가 대부분이다. 미국에서 가장 천재적인 시인으로 손꼽히는데 그녀가 살아있을 때 그녀의 시는 거의 인정받지 못했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 후에 그녀의 4촌 동생이 그녀의 시를 모아 시집(詩集)을 낸 후부터 그녀의 시(詩)들이 빛을 보게 되었고 그녀의 천재성을 인정받게 되었다.

△필자 약력
연세대 및 동 대학원 졸업
국어국문학 및 언어학 전공
한양공고 및 수도여사대에서 강의
1976년부터 미주 한국일보, 중앙일보, 스포츠서울 USA, 기독신문 등에 고정 칼럼 연재
2005년부터 2014년까지 MSM부소장, 주정부 소셜워커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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