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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마음의 벽, 종교의 벽 -두바이 아부다비 여행기(2)

웅대한 성전에 들어서면 사람들은 ‘작아진다.’ 높은 천장, 벽에 가득한 성화, 장엄한 음악, 무거운 분위기는 경건을 넘어 우리를 왜소하게 만든다. 남미의 큰 성당에서 본 아기를 안은 13~14살 되어 보이는 한 여자의 모습을 다시 떠올린다. 예수를 품에 안은 마리아의 형상이었다. 그녀는 애처로울 정도로 작게 보였다. 작은 바닷가 성당에 앉아 기도하는 그녀를 연상했다. 그 여자는 좀 더 자유스러운 마음으로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왜 성전은 어마어마하게 지어야 하는가? 동굴 교회, 작은 시골 교회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은 어떨까. 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있는 대 이슬람 성전(SheikhZayed Grand Mosque)은 웅장했다. UAE(United Arab Emirates)는 7개 에미리트로 구성된 인구 950만 연합국가, 미국으로 보면 7개 주 연방이다. 1971년 영국의 보호령에서 독립한 후 결성되었는데 처음에는 바레인, 카타르까지 포함하려 했으나 이미 오일 생산이 많은 두 나라가 가입을 거절했다. UAE 주도권은 인구와 천연자원이 많은 아부다비와 두바이에 있다. 아부다비는 석유가 많이 나오고, 두바이는 금융 도시이다. UAE의 최고 지도자는 항상 아부다비, 내각 수반은 두바이에서 나온다.

아부다비 이슬람 성전은 세계 최대는 아니지만 현대적이고 아름다운 성전으로 알려져 있다. 자이드 가문이 사재 5억 달러를 들여 10여 년 전에 건축한 것으로 한꺼번에 5만 명이 모여 절을 할 수 있다. 이곳의 카펫은 핸드메이드로 세계에서 제일 크다. 이 성전은 금요일 예배시간을 제외하고 일반에게 공개된다. 터키의 블루 마스크는 발을 씻고 들어가야 하는데 이곳은 다른 것 같았다. 방문하는 여자들은 20달러에 검은 드레스를 사거나 잠깐 빌려 입을 수 있다. 검은 드레스는 패션, 키 큰 여인들이 입으면 우아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그들은 사리아 법(이슬람 율법)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아름답게 보이면 된다.

아랍 에미리트에서 세 번째로 큰 주인 샬자에는 이슬람교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슬람 박물관’이 있다. 이슬람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여기서 메모한 내용을 소개한다. 1. 알라신은 이슬람 유일신이다. 알라는 전능하고, 정의로우며, 가장 자비롭다. 2. 마호메트는 아담, 노아, 요셉, 예수와 같은 예언자이다. 중요한 것은 그는 전설이 아니고 실존 인물로 가장 최근의 선지자라는 점이다. 3. 이슬람의 5대 실천 원리가 있다. 알라를 유일신으로 믿고, 하루 5번 기도하며, 자선하고, 라마단을 지키고, 성지순례를 하는 것이다.



중동인들은 미국인들이 그들의 종교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대부분 미국인은 9·11 이후 이슬람을 폭력의 종교로 오해하게 되었다. 항공기를 폭파하면서 알라를 외치고, 지하드란 명목으로 교회를 공격해 사람을 죽이고, 테러를 자행하는 집단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여행의 목적은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편견을 줄이는 것이다. 우리를 가정에 초대한 아랍 여인은 “주저하지 말고 무엇이든 물어보라”고 했다. 종교 간의 화해, 이슬람에 대한 미국인들의 오해를 조금이나마 풀어 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최복림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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