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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칼럼] 미국 주택시장 상황과 전망

2019년 하반기부터 주택 투자와 판매가 활기를 띠면서 연준과 월가에서 주택시장에 대한 관심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주택시장이 미국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다 보니 주택시장의 향방이 향후 미국 경기와 경제 정책을 예측하는데 주요한 변수가 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미국에서 주택 건설, 거래, 렌트 등 주택시장 관련 지출 규모가 GDP의 15%에 달하고, 주택 부문은 개인 소비, 기업 투자 등 다른 부문보다 변동이 심해 전체 경기의 부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반 가계 입장에서도 미국 가계의 65%가 주택을 소유하고, 주택이 가계의 주요 자산(순자산 비중 25%)이어서 주택경기는 관심이 끊이지 않는 이슈다.

현재 미국 주택시장은 어떤 상황일까. 주택시장도 일반 상품시장처럼 수요와 공급이 존재하고, 이 수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수요, 공급, 가격 세 측면에서 살펴보는 것이 상황 판단에 유용하다.

주택 수요는 가계소득 증대와 저금리에 힘입어 호조다. 최근 실업률(3.6%)이 50년 내 최저치까지 낮아지는 등 고용시장이 완전고용 수준인 데다 임금상승률도 전년동기대비 3%대까지 높아져 가계소득이 견고하게 확대되고 있으며, 낮은 모기지금리(30년만기, 3.5%) 덕분에 주택 구매를 위한 대출 시 이자상환부담도 작다. 이렇다 보니 금융위기 이후 경기부진으로 가구 분화(household formation)를 미뤄 왔던 청장년층의 신규 주택수요가 눈에 띄게 늘고, 기존 주택에서 더 나은 집으로 옮기려는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

주택 공급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택 건설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나 아직 수요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는 매우 높으나 주택 완공 물량이 예년(50년 평균)보다도 작아 매매시장에서 주택재고가 5개월 판매분(50년 평균, 6개월분)에 그치는 상황이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 조사에 따르면 다수의 건설사들이 건설 인력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주택 건설에 애로를 겪고 있다.

건설 공사에 필요한 숙련 인력은 중장년층이 많은데 이들이 고령화로 노동시장에서 이탈했고, 젊은 층에서 이들의 빈 자리를 충분히 메꾸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근 건설업의 실업자수 대비 구인자수 비율이 건설경기가 호황이던 2000년대 초보다 훨씬 높아 건설업의 인력난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주택 가격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의 주택 가격(S&P/Case-Shiller지수)은 2007년 주택시장 버블 붕괴 후 급락했다가 2012년 하반기부터 상승세로 전환하여 2018년까지 연평균 6.1% 상승하였으며, 2019년에는 높아진 가격에 대한 부담 등으로 3.5%로 상승 속도가 다소 둔화되었다.

향후 미국 주택시장 전망은 어떨까. 월가의 투자은행과 주택시장 전문기관들은 2020년중에도 주택시장이 수요, 공급, 가격 면에서 전반적으로 상승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주택 공급의 경우 수요 호조 및 낮은 재고 수준, 건설사들의 인력 부족에 대응한 건설장비 확충 노력 등을 감안할 때 회복세가 2019년보다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예상대로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이어간다면 사상 최장의 경기확장기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 경제가 당분간 순항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다. 다만, 최근 예상치 못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고, 앞으로 소비, 고용시장 등에까지 부정적 영향이 파급될 수 있는 만큼 주택시장 전망의 불확실성 또한 높아졌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


이홍직 / 뉴욕사무소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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