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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플린 세계 엿보기] (19) 역사를 잊고도 미래를 말할 수 있을까?

콘델병원에서 채플린으로 사역하면서 병원에서 행해지는 각종 기념 행사에 참여 한다. 1월엔 마틴 루터 킹 데이 행사를 주관하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채플린부서 주관으로 사순절의 시작인 ‘재의 수요일’ 예배를 드렸다. 참회의 상징으로 재를 이마에 바르는 예식이다. 오전에는 자원봉사 목회자들이 각 병동을 돌며 “재”를 바르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의식을 행했다. 낮 12시 채플실에서 “재의 수요일” 예배를 드렸는데, 직원들이 자유 의지에 의해 참석을 하는데 40명 정도가 참여했다. 그 후 나도 스텝 채플린을 통해 방법을 배운 후“재 가루”를 받기 원하는 환자나 환자의 가족, 직원들의 전화를 받고 “재 가루”가 들어있는 작은 통을 들고 방문했다. 그들의 이마에 “재 가루”로 십자가를 그리며 “당신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From dust you came, To dust you return. Amen”, “축복합니다. God bless You.”라고 말했다. 처음 하는 것이라 어색했지만, 여러 번 하다 보니 곧 익숙해졌다. 이마에 “재 가루”를 바른 후 의미를 찾으며 흐뭇해 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숙연해졌다.

금요일에는 흑인 역사의 달(Black History Month) 기념행사를 했다. ‘마틴 루터 킹’ 데이 행사 때에 내가 만들었던 마틴 루터 킹의 활동 사진들이 다시 전시되었다. 흑인의 자유와 인권을 위해 싸웠던 인물들을 소개하는 영상이 소개되었고, 특별 강사를 초청해 강의를 들었다. 중간 중간 퀴즈를 내서 맞추면 상품을 주었는데 역사를 잊지 않으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스크린 화면에 질문이 나타나면 나는 재빨리 인터넷을 통해 질문을 치고 답을 찾아 보았다. 혹시나 상품 하나라도 건질 수 있을까 하는 얄팍한 욕심 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가 답할 기회는 없었다. 퀴즈의 예는 “혈액은행 기관의 첫번째 흑인 의사는 누구인가?", “첫번째 흑인 여성 의학 박사는 누구인가?” 등이다. 맛있는 음식도 제공됐다. 행사 후 흑인의 역사 속에서 성공적인 삶을 산 인물, 예를 들면 교육가, 과학자, 우주 비행사, 전쟁 영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미국의 45대 대통령 버락 오바마 등의 명언들을 인용해서 만든 책갈피를 나눠 주었다.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며 축하하려는 그들의 의지를 발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사했다.

지난 3월 1일은 삼일절 101주년 기념일이었다. 3•1절(三一節)은 1919년 3월 1일에 일어난 삼일운동을 기념하여 제정된 대한민국의 국경일이자 공휴일이다. 오로지 독립이라는 염원 하나로 목숨도 마다하지 않았던 선열들의 위업을 기리는 날이자, 한국의 독립 의사를 세계 만방에 알린 날이었다. 당시 일본은 태극기를 들고 있었던 손을 모두 잘랐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선열들은 이에 굴복하지 않고 다른 손으로, 그 손마저 잘리면 입으로 태극기를 물었다고 한다. 그 불굴의 의지가 모여 독립운동의 불씨가 되어 조국의 광복을 앞당긴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스페인 철학자‘ 조지 산타야나’는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은 과거를 반복하기 마련이다”고 했다. 2005년 10월 미국 상원 의원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은 “한국인에게는 ‘역사 망각증(historical Amnesia)’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인들은 과거를 너무 빨리 잊는다는 것이다. 손자가 말한다. “세상의 리더들이여, 과거 역사의 쓰라린 경험을 잊지 마라. 그리고 ‘인간’과 ‘인물’에 대한 공부를 다시 시작하라.”

‘한인 교회들’, ‘목회자들’ 그리고 ‘리더라 자부하는 분’들이 3.1절 101주년을 기념하며 예배나 기념행사를 통해 자손들에게 역사를 기억하도록 가르치며, 역사 의식을 심어주었는지 궁금하다. 당신은 3.1절을 기억하고 있는가? [목사•콘델병원 채플린]


최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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