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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샌타모니카 칼리지의 변화

캘리포니아주에서 거주하는 학생들이라면 대학 진학 1순위로 UC 캠퍼스를 꼽는다. 집에서도 가깝고 학비도 저렴해 학부모나 학생들이나 진학하는 데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UC가 재정부족을 이유로 학비를 가파르게 올리면서 UC 진학도 사립대 학비 못지 않게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UC는 가주 출신 학생의 경우 학비만 1만3500달러를 받는다. 하지만 기숙사비에 건강보험료, 교통비와 교재비까지 포함하면 연간 필요한 등록비는 3만4200달러에 달한다. 비거주자일 경우 학비는 2배가 넘는 4만 달러로 뛰어 일년 등록비만 6만 달러 이상 필요하다. 이는 웬만한 사립대 못지 않은 학비다. 그러다보니 중산층 가정의 자녀들도 UC에 곧장 진학하기 보다 커뮤니티 칼리지를 거쳐 편입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발표한 UC 통계를 보니 올해 커뮤니티 칼리지를 통해 UC에 편입한 학생은 2만4685명이다. 전체 편입 지원자 3만2329명중에서 76.4%가 합격했다. 반면 신입생 합격률은 62.6%으로 편입률보다 낮다. 그마저 캠퍼스별 신입생 합격률을 보면 더 떨어진다. 한 예로 10만 건이 넘는 신입생 지원서가 접수됐던 UCLA에는 가주출신 지원자 6만3516명 중 14.6%인 9292명만 합격됐다. 버클리는 4만9280명의 지원자 중 19.7%인 9715명만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하버드나 예일, 프린스턴 등 명문대 조기전형 합격률 못지 않다.

그런데 앞으로는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UC 또는 캘스테이트로 편입하는 대학 지원 공식이 조금 있으면 사라질 것 같다. 바로 커뮤니티 칼리지의 변화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편입로'로만 인식됐던 커뮤니티 칼리지가 4년제 학위까지 발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좋은 예가 샌타모니카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운영하고 있는 유아 조기교육 프로그램이다. 샌타모니카 칼리지는 최근 유아 조기교육 프로그램이 전국 학위인증기관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커뮤니티 칼리지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전국적으로 인정받은 건 커뮤니티 칼리지 역사상 처음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앞으로 샌타모니카 칼리지에서 유아 조기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학생들은 편입은 물론 취업할 때도 실력을 인정받게 됐다.

샌타모니카 칼리지의 조기 유아교육 프로그램을 가르치고 있는 게리 허프 교수는 "미 전역에서 유아 조기교육 프로그램을 2년제 또는 4년제로 제공하는 학교는 샌타모니카 칼리지가 유일하다"며 "다른 4년제 대학으로의 편입도 가능하지만 전국적으로 인증받은 프로그램인 만큼 2년 프로그램만 이수하고 졸업해도 취업할 때 인정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샌타모니카 칼리지는 영아부터 8살까지 아이들을 돌봐주는 어린이학교를 운영하면서 유아 조기교육 학과 학생들이 직접 현장실습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샌타모니카 칼리지 뿐만 아니다. 일부 커뮤니티 칼리지들은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또 시시각각 변하는 사회에 맞춰 전문 취업 프로그램 과정을 4년제 학과로 확대해 가르치는 중이다. 베이커스필드 칼리지의 경우 산업자동화 학과를 4년제 학위 과정으로 신설해 가르치고 있으며, 사이프리스 칼리지는 장례지도 전문가를 배출하기 위해 2년 전부터 이를 가르치는 학과정을 개설했다.

반면 얼마 전 하버드 연극대학원은 향후 3년간 신입생을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비싼 학비에 비해 취업률은 낮고 학생들의 만족도는 떨어지기 때문에 재정비를 위해서라고 이유를 댔다. 변화가 절실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전통적인 대학 시스템은 조금씩 바뀌는 중이다.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를 키우기 위해 대학이 머리를 싸매는 만큼 학부모와 학생들도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변화와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 더 이상 우수한 교육은 명문대 이름 순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장연화 / 교육연구소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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