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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집회 나오세요"

미주에서 탈북자 돕는 김영구 목사
"북한 인권 빠진 회담은 잘못"
상황과 실태 빠짐없이 기록

"저희는 그저 누군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가주에 있는 LA북한 망명정부 건국위원회(위원장 윤태양)를 돕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NKIA선교회(North Koreans In America Mission) 김영구(사진) 목사다. LA에서 탈북자들과 함께 목회를 하면서 이들을 돕고 있는 그를 만났다.

일제 강점기에서 한인들이 모여서 미주에 만들었던 정치단체가 바로 '대한인국민회'다. 당시 소속 국가가 없어져 어려움을 겪던 한인들이 여권에 해당하는 서류도 만들고 연방정부에 로비를 하던 단체다. 그런 단체가 남가주에 생겼다. 지난해 임시정부, 망명정부 성격의 정치단체가 시작된 것이다. 국민회를 이끈 도산 안창호 선생이 노동자로 일했듯이 윤태양 위원장도 그냥 노동자다. 100년의 시간이 오버랩된다.

김 목사에 의하면, 공산치하에 있는 수많은 나라들이 대개 망명정부를 갖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망명정부가 없던 것이 오히려 이상한 상황이었고 이제 정상적인 상황이 됐다고 볼 수 있다.



"탈북자들이 미주에만 500명이 넘습니다. 북한을 탈출한 3만명 중 소수에 불과하지만 미국에 살기에 나름 역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망명정부를 세운 것이 이승만식 정치투쟁이나 김범석식 군사훈련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일단 기록부터 시작한다. 북한 인권과 관련된 자료, 탈북자 네트워크를 통해서 얻어지는 자료를 모으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누가 어떻게 쓸지 모르지만 반인륜적이고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북한의 상황과 실태를 빠짐없이 모으고 있다.

"참상이 많습니다. 봄이 와서 눈이 녹으면 두만강물에 시신들이 셀 수 없이 많이 떠다닌다고 합니다."

그는 "북한의 인권 문제가 빠진 협상이나 회담은 잘못된 것"이라며 "그런 통일은 가짜 통일이다. 수많은 탈북자들은 절대 이런 통일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망명정부의 중요한 역할로 북한 탈북자들의 난민, 망명신청에 대한 압력을 백악관에 넣는 것이다. 지금 미국에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망명을 더 많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남가주에서 실제 액션도 있다. 많지도 않은 숫자임에도 매주 화요일 오전11시에 중국총영사관 앞에서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집회를 갖고 있다.

"상당히 많은 숫자의 탈북자들이 폭력, 성폭행의 피해자입니다. 중국으로 넘어와 씨받이 취급받고 호적에도 올리지 못하는 자녀들을 낳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 어머니가 남한으로 와도 버림받는 탈북 고아가 상당수입니다. 그들을 살려야 합니다."

김 목사는 "탈북고아들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1998년 탈북 꽃제비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 탈북자 돕기에 나서게 된 것"이라며 "원래 중국으로 가려다가 미주 탈북자를 돕는 것으로 방법을 바꾼 것"이라고 이들을 돕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김 목사의 탈북자 후원 전략은 의외로 '기다림'이다.

"만약 내가 그들의 처지였다면 어땠을까 간혹 생각합니다. 아마도 더 나쁜 상황이었을 겁니다. 탈북자들을 이해하면서 시작해야지요."

탈북이라는 것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고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상황이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북한 정권을 믿고 가만히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굶어죽었습니다. 살기 위해서 남의 것을 훔쳐 먹거나 그것을 견디지 못해서 뛰쳐 나온 사람들만이 살았습니다. 법을 지키면 죽는 사회에서 살았으니 문제죠. 그들이 원래 인성이 나빠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더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한민족'이라 생각한다면 빚진 심정으로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김목사의 생각이다.

지금 탈북자들의 네트워크는 매우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전한다.

"김일성은 지난 세기 6.25전쟁을 일으켜 동족을 100만명을 죽였습니다. 김정일은 90년대 고난의 행군이라며 300만명을 굶겨 죽였지요. 김정은은 자기 고모부를 대포로 죽였죠. 멀쩡한 모습 뒤에 숨겨진 모습을 겪었기에 지금은 언제 어떻게 될지 누구를 믿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는 겁니다."

김 목사는 "예전에 탈북자를 '새터민'이라는 말로 바꾸려 한 적이 있다"며 "탈북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안들어서 그랬다는 것이다. 북한이 탈출해야 할 곳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북민들이 남북한 모두를 믿기 어려워하는 이유다.

▶문의: jk0612444@hotmail.com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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