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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리스 혐오' 이대로 괜찮나…셸터 저지는 '노숙자 배척' 아니다

일부 한인들 근거 없이 차별
저지운동 취지 왜곡될까 우려
정치인들 실정 지적에만 주력
"그들도 사람, 선입견 버려야"

"노숙자가 노인을 공격하는 게 너무 무서워요. 주변에서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일 안하고 인생을 포기한 거 같아요."

"노숙자는 다 마약 하고 쓰레기만 몰고 와요."

LA한인타운 24시간 노숙자 임시 셸터 조례안 저지 운동이 두 달째 계속되는 가운데 근거없는 노숙자 혐오 발언들이 난무하고 있다.



최근 박모(여)씨는 단톡방에서 "다운타운 자바시장 노숙자는 밤새 주차한 차 유리창을 깨고 엉망으로 만든다. 그들은 대낮에 길에 누워 주사기를 꽂고 괴성을 지른다"고 주장했다.

같은 단톡방에서 이모(여)씨도 "한인타운에서 특정인종 노숙자 여성이 대로에서 대변을 보는 모습이 충격"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한인은 "노숙자가 텐트로 여성을 끌고 가 성폭행했다" 등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퍼트리고 있다.

임시 셸터 조례안 저지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한인들은 '노숙자 포비아(노숙자 공포증)'를 조장하는 발언들을 삼가해달라고 한인들에게 부탁했다. 정치인의 졸속행정과 비민주주의 절차를 지적하는 임시 셸터 저지 운동 취지가 자칫 왜곡될 수 있어서다.

제니 송(43·여)씨는 "노숙자가 싫고 더럽고 무섭다는 말은 즉흥적으로 생각없이 내뱉는 말"이라며 "성숙한 시민의식은 인간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바른 생각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한미연합회 전 사무국장인 그레이스 유 변호사도 "이럴 때일수록 한인들은 한마디 한마디에 조심해야 한다"며 "4·29 폭동 때 시정부가 한인사회를 차별했던 행태가 이번 임시 셸터 발표에서 똑같이 나타났다. 우리가 문제삼아야 할 대상은 웨슨 시의장 등 정치인이지 노숙자들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풀뿌리 시민운동 모임인 윌셔커뮤니티연합(WCC)측도 "우린 노숙자 셸터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시정부의 독단적이고 비민주적인 임시 셸터 졸속강행 등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노숙자 지원을 극대화하고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셸터 방안을 찾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시 셸터 설치 여부를 떠나 시의원이 임시 셸터 장소를 일방 통보하고, 주민 여론을 듣지 않는 '권력의 횡포와 폭력'이 저지 캠페인의 주목적임을 잊지 말자는 뜻이다.

한편 노숙자가 일으킨 사건사고를 전체 노숙자의 행동으로 확대 해석해서도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숙자 봉사활동을 펼치는 울타리 선교회 나주옥 목사는 "노숙인이 연관된 사건사고를 접하면 두려움을 느낄 수는 있다"면서 "하지만 노숙인 60~70% 이상은 렌트비가 없어서 쫓겨난 생계형과 신체·정신 장애인이다. 생계형은 우리와 똑같은 보통사람이고, 신체·정신 장애인은 사회가 꼭 보호해야 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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