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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들의 자살 어떻게 봐야 하나…"목사도 인간…약해질 수 있는 존재"

[LA중앙일보] 발행 2018/09/25 종교 22면 기사입력 2018/09/24 18:46

유명 목회자 자살에 교계 충격
목회자 정신 건강 문제 챙겨야

대외적으로 보이는 모습과 달리
내면엔 부담감ㆍ스트레스 많아

목사 10명 중 7명은 "기대 부담"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필요


최근 한 유명 목회자의 안타까운 자살 소식이 미국 교계에서 이슈가 됐다. 지난달 24일 남가주 치노 지역 인랜드힐스교회를 담당하는 앤드류 스토클린 목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본지 9월4일자 A-17면> 스토클린 목사는 평소 우울증과 불안 장애 등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단 스토클린 목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동안 한인 및 미국 교계에서는 목회자들이 스트레스로 인한 각종 문제로 논란이 된 적은 많았다. 목회자들의 정신 건강 문제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앤드루 스토클린 목사는 30대 젊은 목회자로 미국 교계에서 촉망받던 인물 중 하나였다.

그는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이미 스토클린 목사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극도의 불안장애에 시달리면서 생을 마감하기 4개월 전 안식 기간을 갖기도 했다.

지난 8월 안식 기간을 마치고 교회로 복귀한 그는 그동안 안고 있던 문제를 교인 앞에서 토로한 바 있었다.

그동안 목회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우울증과 불안장애 등으로 고통받아왔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잠시 목회를 내려놓은 4개월 동안 스토클린 목사는 자신의 정신적인 고통의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해 더욱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지난해 크라이스트더락 커뮤니티의 교회의 빌 렌즈 목사의 자살도 교계에 충격을 던진 바 있다.

더구나 렌즈 목사는 평소 자살 방지 사역 기관 등을 지원하며 평소 정신 건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회복에 심혈을 기울여 왔었지만 정작 본인은 우울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목숨을 끊은 바 있다.

이는 그만큼 목회자들이 교인이나 대중 앞에 보여지는 모습과 달리 내면적으로 얼마나 무거운 짐을 안고 목회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지를 직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는 예다.

LA한인타운내 다인종 대형 교회인 오아시스교회 필립 와그너 목사는 "목회자들은 주로 영향력을 미치고 교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라서 정작 본인이 안고 있는 각종 문제와 어려움에 대해 혼자서 해결하려 하는 경향이 있다"며 "목회자도 어려움을 안고 있다면 주변 지인들을 통해 꼭 도움을 받길 바라며 교인들의 경우 목회자도 연약한 인간임을 이해하고 목사를 위해 기도하며 그들의 헌신에 대해 감사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어야 한다"고 전했다.

와그너 목사는 목회자가 받는 스트레스를 주로 ▶다수의 교인으로부터 받는 비판들 ▶교인들이 교회가 작다고 떠나려 하거나 각종 이유로 교회를 안 나올 때 받는 거절감 ▶믿었던 교인이나 장로로부터 받는 배신감 ▶목회자로서 겪는 외로움 ▶목회자로서 갖는 소명에 대한 불확신과 지침 ▶낮은 사례비로 인해 겪는 경제적 어려움 등을 꼽았다.

이러한 목회자들의 중압감은 통계로도 입증된다.

목회자 사역 단체인 '패스토럴케어'에 따르면 목회자의 10명중 8명(84%)은 "한번 정도 상담 핫라인에 전화를 하고 싶은 충동이 있었다"고 답했다.

목회자가 느끼는 심리적 압박감도 크다.

목사 10명 중 7명(66%)은 "교인들이 자신과 가족에게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윤리적 기대가 부담된다"고 토로했다.

데이브 노 목사(어바인)는 "교회의 크기와는 무관하게 목회자들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과도한 사역에 시달리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어느 순간 탈진 상태에 이르는 경우를 본다"며 "목회자는 자신이 '목사'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얼마든지 약해질 수 있는 존재임을 인식하고 자아를 소중하게 여기며 스스로 스트레스를 건강하게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LA카운티정신건강국(LADMH)도 종교계 지도자들을 위한 정신 건강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펼치고 있다.

상담 전문가들은 "육체가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마음이 아픈 것은 보이지 않는 아픔이다보니 이를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LADMH 안정영 디렉터는 "목회자들이 어디 가서 답답한 마음을 말할 때가 없다고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대부분 경제적 문제, 교회 부흥이 안 되는 것, 교인들이 떠날까봐 갖는 두려움 등을 호소하는데 목사라는 직분 의식, 특히 한국의 체면 문화 때문에 누구에게 말을 하는 게 쉽지 않아 한다"고 말했다.


목회자 관련 안타까운 소식
한인 교계에도 종종 발생해


그동안 교계에서는 목회자들의 정신 건강 문제로 안타까운 소식이 종종 들려왔다.

지난 2016년 6월에는 퍼스트크리스천교회 데이비드 브라운 목사가 한 개인 물류 창고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진 바 있다.

2016년 12월에는 이혼 수속 중이던 대얼 랜달 목사(제일회중교회)가 자살을 했었다. 플로리다주 대형교회인 '서밋 처치'를 설립했던 아이잭 헌터 목사 역시 불륜 문제로 사임한 뒤 1년 후 자살해 교계가 충격에 빠진 바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유명 목사인 페리 노블(뉴스프링교회)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에 자살 충동을 고백한 바 있어 논란이 됐었다.

당시 노블 목사는 "교회에서 해임당한 뒤 재활센터에서 지내는 동안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며 "내가 '실패자'라고 느껴졌고 모든 것이 허무해지면서 자살할 장소를 물색하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LA목회자아버지학교 박세헌 목사는 "목사들은 사실 외로운 사람들이다. 그래서 특히 함께 교제하는 모임이나 고민을 터놓을 수 있는 멘토나 동역자가 있어야 하고, 그 기능은 가정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목사들은 특히 어려움을 다 내놓고 말하기를 힘들어하는데 그럴수록 고립되지 말고 아픔을 말하고 나눌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인 교계에서도 목회자들의 안타까운 사례가 있었다.

지난 2014년 LA지역 S교회에서 시무했던 김모 목사는 한동안 교회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주목을 받았으나 갑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어 논란이 된 바 있다. <본지 2014년 2월25일자 A-23면>

한국의 경우 지난 2015년 부산의 대형교회인 호산나교회에서 담임을 맡았던 홍민기 목사가 부임 4년 만에 "육체적, 정신적 아픔이 있음을 이해해달라"며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사임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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