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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교회 연구소 소형교회 보고서 분석 "교인 수 성장 보다는 영적 성숙이 더 중요"

[LA중앙일보] 발행 2018/10/23 종교 22면 기사입력 2018/10/22 16:36

소형교회 담임목사 10명 중 8명(76.7%)은 전임 부교역자가 없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본인과 사모, 일부 교인만이 교회일을 분담하고 있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소형교회 담임목사 10명 중 8명(76.7%)은 전임 부교역자가 없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본인과 사모, 일부 교인만이 교회일을 분담하고 있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소형교회 목사 대부분 1인 사역
교인 수 정체가 가장 큰 어려움

대형교회 1/100도 안 되는 예산
그러나 교회 운영의 목적은 뚜렷

"하나님의 소명 있기에 감당해"
중대형 교회 목사와 열등감 없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하는 오늘날 교회의 현실은 어떨까. 아무 신성한 종교 기관이라 해도 실질적으로 신념과 목적만을 갖고 운영될 수 없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한국교회탐구센터와 실천신학대학원 21세기 교회 연구소가 소형교회 관련 조사를 했었다. 보고서에서는 소형교회의 정의가 '교인수 100명 미만'으로 규정됐다. 소형교회가 처한 환경 또는 정체성은 한국이나 미주 한인교회나 엇비슷하다. 보고서 결과를 통해 소형교회의 현실을 되짚어 봤다.

오늘날 교회는 '돈'이 필요하다. 엄연한 사실이다.

이는 곧 교인들이 내는 헌금이다. 헌금을 기반으로 목회자 월급, 관리비, 시설 유지, 봉사 활동, 이웃 돕기, 선교지 후원 등 모든 운영이 이루어진다.

연구소는 소형교회의 예산을 조사했다.

조사에 참여한 소형교회(206개)의 평균 1년 예산은 8800만 원(약 8만2000달러) 이었다.

한 예로 남가주 지역 한인 대형교회(교인 수 3000명 이상)들의 1년 예산은 보통 1000만 달러 안팎이다. 소형교회 평균 예산을 이 수치에 간접 또는 단순 비교해보면 1/100 수준에도 미치지 않는 셈이다.

노현섭 목사(어바인)는 "미주 한인교계의 현실도 별반 다를 바 없는데 미자립 교회들의 1년 예산을 약 8만 달러로 잡아봐도 1달에 6000달러 이상의 헌금이 걷혀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현실적으로 그 정도 예산도 못 세우는 교회가 너무 많고 목회자 생활비조차 확보가 안 되기 때문에 택시운전이나 부업을 하는 목사들도 많다"고 말했다.

담임 목회자에 대한 현실적 처우도 미비한 상황에서 부목사를 두고 있는 교회도 드물다.

소형교회 담임목사들의 76.7%는 "전임 부교역자가 없다"고 답했다. 사실상 본인과 사모, 일부 교인만이 교회 일을 분담하고 있는 것이다.

소형교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일까.

다수의 목회자가 '교인 수 정체(39.8%)'를 꼽았다. 교인 수는 곧 교회의 재정(헌금) 상태와 직결된다. 교인 수에 대한 고민에 이어 실제 어려움은 재정 부족ㆍ일할 사람 부족(각각 19.9%), 교회 공간 부족(6.3%), 교인간 갈등(5.3%) 순이다.

LA한인교계 원로 목사인 김모씨는 "이민목회든 한국 교회 목회든 양심적으로 교인 숫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목사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소형교회 목사들은 사실상 교인 숫자가 재정 상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고민이 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작은 교회 입장에서는 교인 '1명'이 너무 귀하기 때문에 '교인 수 정체'라는 답이 가장 많은 것은 그만큼 한 영혼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나타낸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소형교회 목회자들이 교인 숫자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지만 교회 운영에 대한 목적은 성장보다 '건강성'이었다.

소형교회 목회자들은 교회 성장과 관련된 견해에 대해서는 66.5%가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숫자적) 교회 성장은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33.5%)는 응답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소형교회는 절반 이상(53.4%)이 목표 교인 수를 설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목표 교인 수를 설정하지 않은 교회들은 주요 이유로 '영적 성숙이 목회 철학이라서(50.9%)'가 제일 많았고 이어 '거기에만 매달릴 것 같아서(17.3%)' '현실적으로 달성될 것 같지 않아서(15.5%), '하나님이 알아서 채워주실 것(14.5%)'의 순이었다.

소형교회 목회자들은 현재 처한 상황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목회에 대한 만족도를 물었더니 73.3%의 목회자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만족의 이유로는 '하나님의 소명이므로(47%)' '교인들의 영적 성숙이 있기 때문에(28.5%)' '당회 또는 교인들이 목회 방침을 잘 따라줘서(9.3%)' 등이 있었다.

'타교회로의 부임을 생각한 적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목회자 10명 중 6명(65%)이 "없다"고 응답했다. 목회 포기 욕구도 70.4%의 목회자가 "없다"고 답했다.

만약 교회 성장의 의미를 교인 숫자의 잣대로만 규정해본다면 소형교회가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형교회 목회자들은 주요 이유(중복 응답 가능)로 '주변에 큰 교회가 있어서(56.5%)'를 꼽았다. 이어 '교회 시설이 열악 또는 부족해서(52.2%)' '교인들이 헌금에 부담을 느껴서(26.1%)' '교인들이 봉사에 부담을 느껴서(17.4%)' '교회 분위기가 침체돼서(13%)' 등의 순이었다.

교인 윤성빈(39·LA)씨는 "솔직히 대형교회가 시설도 좋고 주일학교 시스템도 잘 갖추고 있는데다가 자녀를 가진 부모 입장이라면 작은 교회보다는 더 편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교회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또 작은 교회에 가면 아무래도 관심과 시선이 부담스러울 때가 있기 때문에 교인 입장에서는 미자립 교회에 출석하는 게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교회 규모에 따라 과연 목회자들은 열등감에 시달릴까.

'중대형교회 목회자와 비교해 열등감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에는 목회자 10명 중 6명(60.7%)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작은 교회 목회를 목회 실패로 보는 주변 인식이 부담스러운가'라는 질문에도 "그렇지 않다"(58.7%)는 응답이 절반 이상이었다. 소형교회를 담당하고 있지만 "목사로서 자부심이 있다"고 응답한 목사는 무려 10명 중 9명(93.2%)이었다.

실천신학대학교 정재영 교수(종교사회학)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역동적인 참여를 할 수 있고 지역사회와 심리점 장벽이 거의 없다는 것이 작은 교회가 갖는 강점"이라며 "하지만 강점에도 불구하고 자원이나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작은 교회 간의 연계, 협력 등의 네트워크 형성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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