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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그림은 사역의 일부"…2016년 LA에 첫 작품 '화제'

[토요 스토리] '한복 벽화' 그리는 그래피티 아티스트 심찬양씨
유명인·특정인 염두 안둬
"다음 꿈은 아프리카 선교사"

그래피티 라이터 심찬양씨가 작업대 위에서 벽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심찬양씨 제공]

그래피티 라이터 심찬양씨가 작업대 위에서 벽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심찬양씨 제공]

최근 시카고의 한 건물에 한복 입은 미셸 오바마 벽화를 그려 큰 주목을 받은 이가 있다. 그래피티 아티스트 심찬양(30·작은 사진)씨다.

'로열 독(Royal Dog)'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심씨는 스프레이 페인트 하나로 도시 벽면에 인물 그림을 그린다. 심씨의 특징은 모든 인물에 한복을 입힌다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으며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심씨와 인터뷰했다.

-최근 미셸 오바마 벽화를 통해 다시 주목을 받았다. 인기를 실감하나.

"시카고에서 차로 달려오는 동안 여러 언론사에서 연락왔었다. 운전 중이라 회신도 못하고 신문도 못 봤는데, 지금 보니 언론에 많이 보도가 됐다는 걸 알았다. 사실 3년 전 미국에 왔을 때 반응이 좋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후로도 꾸준히 작품활동을 했더니 좋은 결과가 생긴 것 같다."



-이번 작품을 그리게 된 계기가 있는지.

"건물 식당에서 먼저 연락이 왔었다. 처음엔 작품 협의 과정에서 합의가 잘 안 돼 무산됐었다. 그러다 언젠가 시카고에 놀러간 김에 유명 한식당을 추천받아 방문했는데 어딘가 느낌이 익숙한 게 알고 보니 같이 작업을 하고 싶다고 연락 왔던 바로 그 식당이었다. 이런 게 인연인가 싶었다. 주방에서 파트너들이 먼저 알아보며 다가왔고 그렇게 작업을 계약하게 됐다."

-그래피티 작업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고3 때 시작했다. 그 자체에 매력을 느끼기도 했지만, 사실 힙합이 미친 영향이 컸다. 힙합을 굉장히 좋아한다. 그래피티는 비보이의 춤, DJ가 고른 음악 등과 함께 힙합의 4대 요소로 꼽힐 만큼 떼놓을 수 없는 존재다."

-미국엔 언제 왔나.

"미국은 그래피티가 처음 시작된 본토다. 한국에서 1년 반 정도 작품 활동을 하면서 열심히 돈을 모았고 무비자로 미국에 왔다. 2016년이었다. 체류기간 3개월 중 89일을 꽉 채우고 돌아갈 정도로 열심히 활동했다. 그해 LA에서 그린 '한복입은 흑인여성' 작품 반응이 좋았다. 이후 3년 동안 6번 정도 미국을 왔고 3개월 전부터 O비자(예술인 비자)를 받아 정식 미국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타인종들에게 한복을 선물하는 마음으로 그린다."

-누군가를 그려야겠다는 영감은 어디서 얻나.

"실은 유명한 사람, 또는 특정 인물은 그리지 않으려 한다. 유명한 사람을 그리게 되면 쉽게 주목을 받게 되지만, 쉽게 목적에 도달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아서다. "

-이 사람은 꼭 한 번 그려야겠다고 생각하며 아껴둔 인물이 있나.

"없다. 모두가 이 사람이고 이 사람이 모두이기 때문이다. 인종을 따로 정하지도 않는다. 인디애나에서는 백인만 그렸고, 흑인 커뮤니티가 많은 곳에서는 흑인 위주로 그림을 그린다. 환경에 맞춰 그림을 준비하고 있다."

-한복 연구가인 박술녀 선생의 한복을 바탕으로 그린다고 들었다.

"가장 전통성을 갖춘 한복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술녀 선생께 취지를 말씀드렸더니 흔쾌히 응해주시고 한복에 대해 많이 알려주시기도 했다. "

-밑그림 작업을 하지 않고 바로 스프레이로 그린다고 들었다. 실패한 적은 없었는지.

"그림이 마음에 들 때까지 작업하는 편이다. 뭔가 미완성 상태의 작품을 누군가 보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한번 사다리에 오르면 8시간 이상 내려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래피티는 무엇인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그래피티의 가장 큰 매력은 사람들의 일상 속에 뛰어든다는 것이다. 갤러리에 가지 않아도 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그림. 보지 않으려고 해도 길 가다가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그림이다. 보기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을 많이 가지려고 하는 편이다. 작품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의도하지 않은 의미가 누군가에게는 부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계획은.

"다시 신학 공부를 하고 싶다. 아프리카 선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흑인 친구들을 많이 그리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지금은 그림을 직업으로 삼고 있지만 사역의 일부라 생각하고 이것을 발판으로 나의 목적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하고 있다."


홍희정 기자 hong.heeju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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