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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감성'에 빠진 한인마켓…'펀-펀(fun-fun) 상품' 가득

촌스러운 디자인과 제품명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낚아챈 뒤 돌아서도 자꾸만 생각나게 만드는 마성의 B급 감성 상품들이 한인마켓 진열대를 채우고 있다. 왼쪽사진부터 한인마켓에서 판매 중인 '아재커피'와 '진하고 화끈한 남자라면', 그리고 자세히 보면 '팔도비빔면'이 아니라 '괄도네넴띤'으로 보이는 팔도비빔면이다. 김상진 기자

촌스러운 디자인과 제품명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낚아챈 뒤 돌아서도 자꾸만 생각나게 만드는 마성의 B급 감성 상품들이 한인마켓 진열대를 채우고 있다. 왼쪽사진부터 한인마켓에서 판매 중인 '아재커피'와 '진하고 화끈한 남자라면', 그리고 자세히 보면 '팔도비빔면'이 아니라 '괄도네넴띤'으로 보이는 팔도비빔면이다. 김상진 기자

기발한 제품명·광고 문구
포장지에도 '유머코드'
강렬한 첫 인상 흥미 고조
"저절로 손이 간다" 반응


'미소의 반대말은? 당기소!'

김모씨는 최근 한인마켓에서 레토르트 파우치에 담긴 커피를 집었다가 포장지에 적힌 문구를 보고 실소를 터뜨렸다. 바로 옆 다른 포장 디자인의 같은 상품을 봤더니 더 가관이다. 2대8 가르마를 한 둥글둥글한 중년 남성이 곁눈질로 은근한 미소를 던지는 그림과 함께 '잘 생긴 가위는? 핸섬가이! 허허허'란다.

제품 이름은 '아재커피'로 촌스러운 그림과 문구들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강탈하고 있다. 또 다른 문구로 '사람이 즐겨먹는 피는? 커피! 허허허'도 내놓은 바 있다. 한인마켓 관계자는 "절대 아재들만 찾는 것은 아니다"라며 "젊은 세대도 재미있다며 구매하는데 의외로 끌리는 맛이라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요즘 한인마켓 진열대에는 이런 식으로 재치와 가벼움, 어설픔과 촌스러움의 유머코드를 앞세운 B급 감성 상품들이 색다른 쇼핑의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과거 과자나 주류 일부에 사용됐던 방식이 요즘은 범위를 넓혀 가공식품 전반은 물론, 선물용 상품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H마트는 지난 18일부터 추수감사절 온라인 주문 대상 무료 선물 행사를 진행하며 눈에 띄는 선물을 내걸었다. 250달러 이상 구매시 주는 목욕 선물 세트로 하얀 박스에 '넌 내게 목욕감을 줬♨어'라고 적혀 있다. 김지운 감독의 2005년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갱단 보스인 강 사장(김영철)이 클라이막스에서 배신한 부하 선우(이병헌)에게 던진 명대사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를 패러디한 것이다.

구성물은 포장지에 '피곤해도 씻고 자자'고 적힌 보디워시와 '바쁘니까 빨리 감기' 샴푸, '이거 다 거품이야' 비누와 '다 때가 있다'고 적힌 때 수건이다. 제조사 측은 '다 때가 있다' 때 수건은 액자에 넣어 가훈으로 써도 좋다고 유머러스하게 안내하고 있다.

여러 한인마켓에서 판매 중인 괄도네넴띤은 소비자들이 언어유희를 즐기다가 명물로 만들어준 케이스다. 제품의 정체는 출시 35주년 기념 버전의 팔도비빔면으로 독특한 글씨체가 '팔도비빔면'이 아닌 '괄도네넴띤'으로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애칭이다. 제조사 측은 한정판 500만 개를 완판한 뒤 정식 출시해 올해 초 미국에도 상륙했다.

여기에 '진하고 화끈한 남자라면(라면)' '행복이 떡하니(떡)' '헝그리강냉이 돌아온강냉이(강냉이)' '서울마님 인절미(떡)' '쌍팔년도 떡볶이(떡볶이)' 등도 소위 '병맛' 제품명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한 마켓 관계자는 "고객들이 '이름이 재미있네'하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슷한 상품들 사이에서는 아무래도 눈에 잘 띄는 것이 유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아재커피 제조사가 지난 여름 선보였던 '미워도 다시 한번, 냉 미숫가루'는 포장지 곳곳에 '몸부림치는 파도처럼' '시대를 초월한 맛의 신세계' '앵-콜 요청 폭발' 같은 문구들이 어지럽게 채워졌지만 단연 튀는 디자인으로 화제를 불러 모았다.

한편 한국에서도 B급 감성 마케팅은 주류로 떠올라 최근 신세계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 B급 감성 잡화점 '요지경 만물상 삐에로쑈핑(삐쑈)'을 오픈한 뒤 현재까지 명동 등 서울에만 6개점, 지방에도 2개점을 두고 있다. 미로처럼 이어진 복고풍 매장 곳곳에 중소기업과 재래시장 제품, 재고상품, 유통기한 임박상품, 부도기업 상품 등을 빼곡히 진열하는 역발상으로 탐험하듯 쇼핑하는 재미를 주고 있다는 평가다.


류정일 기자 ryu.jeongi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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