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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간질간질한 증세, 20~30%는 내과질환 탓이죠

콩팥병·간질환이 부르는 가려움증

김은희(53.여.가명)씨는 원인 모르게 온몸이 가려워 얼마 전 피부과를 찾았다. 피부에 발진이나 두드러기는 없었다. 혈액검사 결과 간 수치(감마-GT)가 정상보다 30배나 높았다. 김씨는 알코올성 간질환으로 진단받았다. 강동경희대병원 피부과 유박린 교수는 "가려움증으로 피부과를 찾아온 환자의 20~30%는 가려움증 원인이 내과질환으로 밝혀진다"고 말했다.

만성 신부전(콩팥병), 간질환, 당뇨병, 갑상샘 기능 항진증…. 이들 내과질환엔 공통분모가 있다. 수개월에서 수년간 전신이 가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피부과질환의 경우 국소 부위가 일시적으로 가려운 것과는 대조된다.

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피부에 이상이 없는데도 온몸이 계속 가렵다면 피부과나 가정의학과에서 혈액검사를 받아 내과질환이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내과질환 때문에 생기는 가려움증을 없애려면 원인 질환 치료와 함께 가려움증을 개선하는 항히스타민.항오피오이드 계열의 약물요법을 병행하는 방법이 기본이다. 소시지, 녹차, 커피, 포도주, 참치, 고등어, 꽁치, 돼지고기에 히스타민이 다량 들어 있어 가려움증이 있는 환자는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만성 신부전 환자 가운데 전신 가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신장(콩팥) 기능이 크게 떨어져 생긴 '요독(尿毒)' 때문이다.

요독은 신장에서 걸러지지 못해 몸에 남게 된 체내 독소다. 길병원 신장내과 김애진 교수는 "말기 신부전 환자의 22~48%에서 요독성 가려움증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등, 팔다리, 가슴, 얼굴 등 전신에 나타난다.

요독은 피부 건조증을 유발한다. 요독이 땀.피지를 분비하는 한선.피지선을 위축시켜서다. 김애진 교수는 "말기 신부전 환자의 60~90%는 피부건조증으로 인한 가려움증을 호소한다"며 "겨울철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보습 관리를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코올성 간질환, 바이러스성 간염 같은 만성 간질환자에게도 가려움증이 잘 나타난다. 간 기능이 떨어져 체액 분비량이 줄어들면 세포에 수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는데, 이는 피부 세포를 건조하게 해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길병원 소화기내과 권오상 교수는 "간 수치가 높은 만성 간질환자의 20~30%는 하루 종일 몸을 긁을 정도로 피부가 건조하고 가렵다"라고 말했다.

'담즙 정체증' 환자에게도 가려움증이 흔하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담도(담즙이 흘러가는 길)를 거쳐 쓸개에 도달한다. 그런데 담석.담도암 같은 덩어리가 담도를 막으면 답즙이 정체된다.

이럴 경우 담즙이 혈관을 타고 역류해 전신을 돌아다니면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담즙 성분 중 담즙산이 가려움을 유발할 것이란 가설이 신뢰를 얻는다. 담즙 정체증 환자는 눈 흰자위 및 손발이 노랗다.

답즙 속 빌리루빈이 황달을 유발해서다.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기영 교수는 "황달 증상과 함께 온몸이 가렵다면 담즙 정체증 같은 간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뇨병 환자는 다양한 원인으로 가려울 수 있다. 유박린 교수는 "피부가 가려워 건선인 줄 알고 피부과를 찾았다가 뜻밖에 당뇨병을 진단받은 노인 환자가 의외로 많다"고 언급했다. 당뇨병 환자는 땀 같은 체액에 당 성분이 많다. 피부 표면에서 세균이 당 성분을 먹고 감염을 일으키면 염증에 반응하는 히스타민이 분비되면서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 경우 살이 접히는 부위나 항문.음부 위주로 더 간지럽다.

당뇨병의 합병증인 신경병증도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감각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가렵지 않은데도 가렵다고 느끼고, 자율신경에 문제가 생기면 하체에 땀이 거의 나지 않아 발.다리가 건조해져 가려울 수 있다. 혈당을 조절하는 치료가 급선무다.

만약 세균 감염이 가려움증의 원인이라면 항생제를 먹어야 한다.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황유철 교수는 "당뇨병 발병 후 15년가량 지나면 신장 기능이 망가져 만선 신부전을 야기할 수 있다"며 "평소 자극적인 음식이나 과음.과식을 줄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갑상샘 기능 항진증 환자의 절반가량은 가려움증을 호소한다.

이 질환이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황유철 교수는 "갑상샘 기능이 항진되면 신진대사가 과잉돼 혈류량이 많아지고 피부 온도를 높이는데, 이때 피부 속 히스타민이 자극을 받아 가려움증을 일으킬 것이란 가설이 최근 신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갑상샘 약물이 가려움증을 심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럴 경우 약물 복용 중단보다 항히스타민제를 함께 복용하는 방법이 권장된다. 또는 항갑상샘 약 종류를 바꿔보는 방법도 있다.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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