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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사랑방] 피닉스 여행에서 배운 삶의 지혜

삶의 지평과 사유의 세계를 넓혀주는 것 같아서 여행을 좋아한다. 미국을 여행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늘 새로운 미국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최근 피닉스를 다녀왔다. 피닉스는 여행 중 여러 번 지나친 곳인데 이번에 애리조나 남서부 인디언들이 살았던 흔적들을 찾아보고 특히 푸에블로 인디언들이 거주했던 절벽 동굴의 집들을 둘러보았다.

가는 길, 10번 프리웨이에서 보이는 넓은 들에는 수백 대의 RV가 마을을 이루고 있는 곳이 여기저기 보였다. 추운 지역에 거주하는 은퇴한 미국인들이 따뜻한 곳에서 겨울을 보내는 것이다. 미국인들이 은퇴 후 선호하는 삶 중의 하나라고 한다.

시집가는 날 등창 난다더니 이번 여행 중 연방정부가 셧다운 되는 바람에 피닉스 동쪽 루스벨트 호수 주변에 있는 인디언 유적지가 문을 닫았다. 입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한 곳은 걸어 들어가서 볼 수 있었다. 그들은 호수 아래 강가에서 멀리 보이는 높은 절벽 중간에 굴을 파서 여러 개의 방을 만들어 살았다. 물 가까이 살 수밖에 없었던 그들이 홍수로 여러 사람들이 죽는 상황을 자주 겪으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이었다.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겪어야 했던 엄혹한 자연에 잠시 먹먹해졌다.



피닉스에 있는 허드박물관에는 애리조나 남서부 인디언들의 생활 흔적과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들이 사용했던 용기는 거칠고 투박했지만 지난해 한국 방문 중에 들렀던 온양온천의 민속박물관에서 본 것들과 용도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아 신기했다. 사람 사는 곳은 지역이나 시기에 상관 없이 어디나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디언 유적지들을 둘러보며 잠시 생각했다. '당신의 모든 나뭇잎, 모든 돌들 틈에 감춰둔 교훈들을 나 또한 배우게 하소서'라고 빌었던 수(Sioux)족 인디언들의 기도를. 또한 온양온천 민속박물관에서 보았던 조선 중기 김굉필의 시도 같이 떠올랐다. '삿갓에 도롱이 입고 가랑비에 호미 메고 산천을 헤매다 녹음에 누우니 목동이 소와 양을 몰아 잠든 나를 깨운다.'

자연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배우며 일상에서 잠시 떠나 여유와 평안을 찾았던 옛사람들의 지혜가 오늘 우리에게도 교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최성규 / 베스트영어훈련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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