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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찾은 오정해 인터뷰] "시작도 마지막도 소리꾼이고 싶다"

17일 LA한국문화원서 공연
소리 이야기는 관객과 얘기
순서 없이 즉흥적으로 불러
영화는 노출신 때문에 고사
판소리 아껴달라 강요말고
퓨전서 전통으로 다가가야


역시 오정해다. 서편제에서 들었던 소리는 25년이 지나면서 더 깊어졌고 더 구수해졌다. 국악인 오정해가 17일 LA한국문화원에서 '소리 이야기'라는 주제로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퓨전 드레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온 오정해는 '배 띄워라'를 시작으로 서편제에서 불렀던 '사철가' 등을 들려주며 청중에게 친근하게 다가섰다. 또 대중가요 '목포의 눈물'을 부르며 관객들에게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는가 하면 '태평가'와 '진도 아리랑'를 부를 때는 청중들이 직접 추임새와 노래에 참여할 수 있게 이끌어 나가며 청중들과 함께 놀듯이 편안한 무대를 만들었다. 특히 노래 사이사이 자신이 살아왔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청중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호흡을 맞춰나가 좋은 호응을 얻었다.

국악인 오정해는 1993년 서편제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며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현재 동아방송예술대학 교수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공연에 앞서 오랜만에 LA를 찾은 소리꾼 오정해를 만나 판소리와 그간의 근황에 대해 들어봤다.



-'소리 이야기'를 주제로 공연을 하고 있다. 어떤 공연인가.

"사람들은 '소리 이야기'라고 하니 판소리인 줄 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소리는 판소리만이 아니다. 세상의 소리 사람들의 이야기를 얘기하는 것이다. 관객들의 기쁨과 슬픔을 들여다 보고 꺼내서 소리로 만들어 간다. 소리 하나 드리면 관객들이 박수나 추임새로든 반응을 해주는 데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서로를 이해해 나가며 관객들과 만들어 가는 공연이다."

-짜인 프로그램이 따로 있지 않나.

"없다. 그때그때 꺼내고 싶은 노래를 부른다. 의도한 것도 아닌데 언제부턴가 자연스럽게 프로그램 없이 공연을 하게 됐다. 만약 오늘 쑥대머리를 부르려 했지만 로토에 당첨돼서 너무 행복하다면 쑥대머리를 어떻게 부르나. 제대로 감정이 실릴 수 없다. 그래서 죄송하지만 실례인 줄 알면서도 프로그램을 바꾼다.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음악을 전달하는 게 맞지 않나."

-영화 활동이 뜸해서인지 소식을 많이 듣지 못했다. 영화 출연은 이제 안 하나.

"서편제 태백산맥 축제 천년학을 찍은 후 뮤지컬 등 다른 활동으로 바빴다. 하지만 영화를 하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다. 그 첫 번째가 노출신 때문이다. 서편제 이후 여주인공 역할이 많이 들어왔다. 근데 애정신이 없는 영화는 없더라. 연기자라면 필요에 따라 해야 하는 연기가 맞다. 하지만 난 연기자이기 이전에 한복을 입고 한국적인 것을 보여주는 소리꾼이다. 관객들이 공연에서 그 영화 장면이 연상이 되면 안 되지 않겠나. 시작이 소리였고 마지막 내 모습도 소리꾼이고 싶다."

-전통의 소리가 나아갈 방향은.

"연세가 있는 분들이 국악공연을 많이 찾는 이유는 어릴 적 들었던 익숙하고 편안한 소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젊은층에게 '우리 전통이니 좋아해달라'고 무슨 숙제인 것처럼 '들어주세요'라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 판소리는 조선시대의 음악이지 않나. 무슨 말인지도 알아듣기도 힘든 음악을 요즘 가요처럼 좋아해 달라고 하는 건 억지다. 그러니 다가가는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간단하고 쉬운 소품 같은 곡들을 많이 만들어 우선 친근하게 만들어야 한다. 한마디로 역으로 가야한다. 대중에게 퓨전으로 시작해서 전통으로 가는 것이 맞다. 공연 역시 전통을 고수하는 명인 명창만의 공연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명인 명창을 앞세우고 젊은 친구들이 따라가면 관객이 멀어진다. 그 반대로 젊은 친구들이 열심히 앞에 나서 뛰면 자연스럽게 옛것이 더 대접을 받고 그 가치가 올라간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계획을 딱히 세우지 않는다. 꿈을 너무 멀리 세워놓으면 게을러 진다. 그저 하루하루 소중하게 살아간다. 내 계획은 하루를 행복하게 사는 것이고 인생 전체의 목표는 내가 행복해지는 것이다. 내가 행복해야 가족이 행복하고 가족들이 행복해야 사회에 나가서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사진=오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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