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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호 한방칼럼] 기록의 중요성

최근 블록체인(Block Chain) 이라는 단어를 뉴스에서 자주 듣는다. 바로 그 기술을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 투자 열풍 때문이다. 그래서 보수적인 성향의 사람들에겐 블록체인 하면 현대판 봉이 김선달 아닌가 하는 의심부터 생긴다. 그러나 이 기술은 과학의 진보와 더불어 시대적 필요성에 의해 탄생된 것이므로 무조건 반대보다는 그 장점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필자가 의료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블록체인의 문서 위변조 방지 기술에 제일 먼저 호감이 갔다. 그 동안 환자 진료 내용을 종이 또는 컴퓨터에 기록 하였는데, 간혹 의료 사고나 보험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병원 측은 사후에 자신에게 불리한 것은 삭제하고, 유리한 것을 추가하는 위변조를 시도하였다. 그리하여 한번 작성하면 사후에 변경 불가능한 블록체인 기반 EHR(Electronic Health Records)이 개발되어 일부 의료 기관에서 이미 사용 중이다.

그렇다면 옛날에는 어떻게 문서를 작성하고 위변조를 방지하였을까? 동양에서는 주로 대나무를 길게 엮은 죽간(竹簡)에, 서양에서는 갈대잎을 사용한 파피루스나 동물의 가죽을 이용한 양피지에 문서를 기록했다. 당시에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서들은 위변조를 방지하기 위하여 경건하고 학식 있는 자들에 의하여 특별히 관리되었는데, 손으로 일일이 정성스럽게 필사하여 복사본을 만든 후 여러 곳에 분산 보관함으로 한 곳에 천재지변으로 일부 소실되더라도 다른 곳의 사본이 보존되도록 하였다.

4000년전 중국의 삼황오제 시대에 기록된 황제내경의 소문 수열혈론(水熱穴論)에 따르면, “신장은 위의 관문이다 (腎者胃之關也)”라고 기록되었다. 그러나 4백년전 청대 한의사 진사탁에 따르면 원래는 “위는 신장의 관문 (胃爲腎之關門)”인데 사본을 필사하는 과정에서 위장과 신장의 글자 위치가 바뀌었다고 한다. 이렇게 교정된 이론으로부터 인삼 숙지황 복령의 보위신(補胃腎) 작용과 천문동 지모황련 석고의 상위신(傷胃腎) 작용 기전이 파악되었으며, 기타 여러 가지 중초 열병, 하초 냉병, 가(假)상열 진(眞)하한 증상 등을 치료하는 원리가 확립되었다.



또한 4000년전 모세에 의해 작성된 토라(모세오경)는 이후 ‘마소라’ 영성 신학자들에 의해 전해졌는데, 이들은 필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수를 최소화 하기 위하여 금욕적인 경건한 삶을 추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오류가 생기기도 하였는데 한 예로, 요셉이 이집트 감옥에서 떡 관원장의 꿈에 등장하는 ‘흰 떡 세 광주리’(창40:16)는 원래 히브리어로 ‘구멍 난 세 광주리’가 올바른데 이것은 필사 과정의 실수라기 보다는 파피루스 프린트상의 물리적 판독 오류에 따른 것이라고 300년전 스웨덴의 과학자이자 신학자인 엠마누엘 스웨덴보그는 말한다.

그래서 필자가 이를 확인하고자 KJV(킹 제임스 성경), NIV(새 국제성경) 등 거의 모든 번역 본을 다 뒤져 보았으나 전부 ‘흰 떡’으로 번역되어 있었다. 그래서 1611년도 KJV 초판을 찾아 본 결과 놀랍게도 거기에는 ‘holes’, 즉 ‘구멍들’이라고 병기해 놓았다. 광주리가 세 개이므로 구멍 역시 일련의 세 구멍들로 복수로 써 놓은 것이었다. 이러한 교정을 통해 세 겹으로 구성된 사람의 의지가 모두 타락된 상태를 보여주고자 했던 성서의 원래 뜻이 올바로 전달되는 것이다.

우리나라 역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4000년전 고조선 시대에 우리 조상들이 성경으로 읽었다는 참전계경(參佺戒經)은 이후 천재지변으로 소실되었다. 그러나 2000년전 고구려의 을파소가 재상으로 부름 받고 산에 올라가 기도하던 중 천사가 나타나 사라졌던 참전계경을 다시 복원하여 주면서 이 책의 원리대로 백성을 다스리라 하였다. 그 책에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天)을 어떻게 경외하고, 보이는 이웃(人)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기록하여 놓았다.

이로 보건대 어느 시대, 어느 민족, 의학 종교 정치 문화 어느 분야든지 중요한 정보는 기록으로 남겨졌고, 그 후손들은 정성을 다하여 보존하였다. 불행하게도 위변조 내지는 소실되었을 경우 그 기록의 복원은 초자연적으로 천사를 통해 특별한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분들의 특징은 모두 어려서부터 신앙심이 깊으며 학식이 풍부한 사람들이었다. 역사는 진행형이다. 하나님은 오늘도 당신의 보이지 않는 섭리를 통하여 중요한 기록들을 보존시켜 주시고, 우리가 그것을 읽고 지혜를 얻기를 원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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