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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현장에서] 팝콘의 꿈이 실현되는 날

정정숙 이사 / 한국어진흥재단
정정숙 이사 / 한국어진흥재단

[LA중앙일보] 발행 2018/08/13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8/08/12 16:55

나에겐 '팝콘'하면 아직도 잊히지 않는 그림이 한 개 남아 있다.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느끼는 건 각 학생의 개성과 성품, 능력에 따라 성적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수학이나 자연 과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영어나 사회과목에 우수한 학생들이 있다. 또 학과목에서 두각을 나타내지는 않지만 노는 시간이나 체육 시간에 유난히 뛰어난 운동실력을 발휘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다.

당시 LA통합교육구(LAUSD)에서는 학생들의 다양한 재능을 찾아내고 장려하기 위해서 폭넓은 영재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여러 학교가 이 영재 프로그램을 도입해서 효과적으로 실시하도록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폈다. 이 재능 프로그램은 전통적인 학과목 외에 미술, 음악, 언어예술, 과학, 공예 등 예능과목에 뛰어난 학생들에게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였다. 일명 매그닛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비 오는 날이나 춥고 바람이 센 날에는 쉬는 시간이라도 학생들이 운동장에 나가지 못하고 교실에서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인가 학생들과 팝콘 기계에서 팍팍 튀는 팝콘을 꺼내 먹었던 기억이 있다. 기계에서 금세 튀겨진 팝콘은 따끈해서 고소하고 맛있다. 조그만 주먹에 가득 움켜쥔 팝콘을 먹는 아이들보다 선생인 내가 더 즐겨먹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팝콘과 미술과목을 연결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곧 학생들에게 각기 다른 모양의 팝콘을 갖고 그림을 그리라고 했다.

한 히스패닉 학생이 팝콘 1개를 엄지와 검지 손가락에 넣고 모형을 그리기 시작했는데상상력을 초월한 티라노사우루스가 종이 위에 나타나면서 한편의 예술작품이 탄생하였다. 그때 그 학생의 재능을 키워서 장래 훌륭한 미술가로 양성하고 싶다는 생각이 떠올랐지만 당시에는 장학금에 대한 정보도 갖지 못하고 그냥 마음속으로만 남아있는 소원이었다.

사실 많은 학부모는 새벽부터 하루종일 일하러 가기 때문에 자녀와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아이들이 정상수업과 방과 후 학습시간까지 학교에서 선생님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길 수 있기 때문에 부모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재능을 학교 선생님들이 더 확실하게 관찰하고 파악할 수 있다.

훌륭한 미술가로 키워 그 학생의 숨겨진 재능을 살려주고 싶었지만 생각에만 그치고 말았다. 한가지 위로로 남은 건 그 학생에게 적합한 매그닛 프로그램을 소개해 준 것이었다.

'예술은 균형잡힌 교육에 필수적이다'라고 한다. 그 학생을 끝까지 밀어주지 못한 아쉬움으로 마음이 아리고 있던 차에, 내가 관여하고 있는 장학단체의 책무를 맡게 되었다. 귀하신 분들의 정성이 모여 신학교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수여하는 단체이다. 학생들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뜻에서 여러분의 정성을 모은 장학금을 지급해서 우리의 뜻이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을 기대한다. 팝콘의 꿈이 이루어지는 8월 수여식 날, 내 마음은 보람과 긍지에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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