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갑자기 거론되기 시작한 건 ‘전쟁 영웅’으로 초당적 존경을 받아 온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이 사망하면서입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무엇도 그(매케인)의 죽음을 극복할 수 없다. 그를 기억해야 한다”며 러셀 빌딩을 매케인 빌딩으로 바꿔 부르자는 제안을 한 겁니다. 상원은 앞서 주한미군 감축을 제한하는 내용의 새 국방수권법 역시 ‘매케인법’이라고 부르며 매케인 의원에 존경을 표한 바 있죠.
![미국 리차드 러셀 전 민주당 상원의원의 이름을 딴 러셀빌딩. [CNN 캡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9/07/2c1d519a-2067-44af-bfed-75c251c2a792.jpg)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 미군 장교로 참전했던 고(故) 김영옥 대령.[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9/07/85c144b8-8759-439a-a27c-b683340ecdaa.jpg)
앞서 2009년에 로스앤젤레스(LA)에 그의 이름을 딴 공립중학교가 문을 열기도 했죠.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부설 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는 최초로 한인의 이름이 붙은 대학기구라고 합니다.
어떤 인물이기에 이토록 각별한 대우를 하는 걸까요. 김 대령은 미국을 포함해 프랑스, 이탈리아 등으로부터 20여개의 무공훈장을 받을 만큼 세계적인 전쟁 영웅으로 평가받습니다. 독립운동가 김순권의 아들로 LA에서 태어났고 2차 세계대전 당시 육군 소위로 참전해 공을 세웠는데요. 전쟁이 끝나고 제대했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다시 자원입대 해 강원도 최전선에서 아버지의 나라를 위해 싸웠습니다. 미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계 전투대대장을 맡은 그는 38선 중부전선을 60㎞나 북상케 한 인물이라고 소개됩니다.
![지난달 3일(현지시간) 김영옥 대령 기념 하이웨이 표지판 기공식이 열렸을 때 모습. [뉴시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9/07/f62fa906-be81-402b-8c92-91571dd228c8.jpg)
![리차드 닉슨 전 대통령과(왼쪽)과 크레이튼 에이브람스 장군. [AP=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9/07/7d26eca7-f4e4-4056-8469-7500487b7df9.jpg)
“나는 육군으로 최고의 전차 지휘관이라고 일컬어지지만, 나에겐 한 명의 동료가 있다. (크레이튼) 에이브럼스다. 그는 (전차전에서) 세계 챔피언이다.”
2차 대전에서 연합군을 승리로 이끈 명장 조지 패튼(1885~1945년) 장군은 그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미 육군 전차 M1 에이브람스. [로이터=연합뉴스]](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9/07/c5c01b40-a2f5-4c72-9f29-030369d0698c.jpg)
그런가 하면 4년 전에는 2006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전사한 한인 군인을 추모하기 위해 뉴욕주 차파쿠아시에 추모다리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7세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온 뒤 뉴욕주립대를 졸업한 그는 2001년 미 육군에 입대했는데요. 아랍어 특기로 해독임무를 맡아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됐다가 작전 수행 중 도로에 매설된 폭발물이 터지면서 34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사망한 고(故) 최규혁(1972~2006년) 하사입니다.
![고(故) 최규혁 하사. [중앙포토]](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9/07/1726f626-8753-4984-afb6-62cf9254f50d.jpg)
그는 2012년 임무 수행 중 7명의 동료들을 잃은 걸 계기로, 2년 뒤 ‘도그 태그(군번줄) 브루잉’이란 특별한 수제 맥주 회사를 설립합니다. 이 회사는 양질의 맥주 생산과 함께 전투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을 기억하고 존중하는 메시지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을 방침으로 삼았습니다.
![도그태그 브루어링에서 생산한 맥주. 캔에 전사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도그태그 브루어링 페이스북]](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09/07/d48fb65d-355e-45fe-b383-36d64f61a4de.jpg)
잠시 미국 밖으로 눈을 돌려보면 호수에 전사자들의 이름을 붙여 온 나라도 있습니다. 최소 200만개 이상으로 세계에서 호수가 가장 많이 있다는 캐나다입니다. 캐나다 정부는 1947년 이후로 호수에 전사자의 이름을 명명해왔다고 하네요. 지금껏 캐나다 서부에 있는 서스캐처원 주에만 4000개 넘는 호수에 군인의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매케인 의원의 얘기로 돌아갑니다.
“상원은 미국의 영웅을 오랜 시간 추모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 찾기에 열중하고 있다.”
러셀 빌딩을 매케인 빌딩으로 바꾸자는 슈머 의원의 제안에 대해 이견이 나오자,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렇게 말하면서 전·현직 의원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목표는 오직 매케인 의원을 기릴 최선의 방법을 찾자는 겁니다.
AP 통신에 따르면 상원 군사위원회가 쓰던 방의 이름을 매케인의 이름을 따 명명하는 것과 응접실에 걸린 헨리 클레이, 대니얼 웹스터, 로버트 태프트 같은 역대 인물들 옆에 매케인의 초상을 거는 방법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하죠. 어떤 식으로든 영웅 매케인에 끝까지 최고의 예를 갖추자는 강한 의지가 엿보이지 않나요.
전사자는 물론 한 명의 동료도 전장에 버려두지 않는다는 미군의 철칙과 참전 용사들에 대한 지극한 예우, 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서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말할지 모릅니다. 나라를 유지하기 위해선 억지로라도 영웅 만들기를 통해 애국심을 끌어올릴 필요도 있을 겁니다.
어찌 되었든 모병제임에도 자원 입대자의 수가 줄지 않고 가장 존경하는 직업 상위엔 군인이 포함되며 어느 곳보다 신뢰받는 집단이 교회도 대학도 아닌 군대라는 사실, 단순히 제도가 다른 먼 나라의 이야기로 치부할 게 아니라 이것이 던지는 의미를 새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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