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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제재 막힌 화웨이 생명줄? 中당국이 3조 보따리 연 이 회사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7/02 13:02

중국 반도체를 읽다 ② : 中 반도체 굴기 선봉 SMIC

위기에 빠진 화웨이를 구할 회사. 이 업체 없으면 화웨이, 스마트폰 못 만든다.




[진르터우탸오 캡처]





당장은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가 더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회사에 시선이 쏠린다. 어딜까.

중국 SMIC(中芯國際·중신궈지)다.

사연은 이렇다. 미국은 지난 5월 자국 기술을 활용하는 해외 기업이 화웨이에 특정 반도체를 공급할 경우 미국 허가를 받도록 수출 규정을 개정했다. 이전까진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반도체 기업은 미국 기술 활용도가 25% 아래일 경우 화웨이에 제품을 댈 수 있었다. 이를 완전히 막았다. 화웨이에 매우 큰 타격이다.



[사진 셔터스톡]





왜 그런가. 이미 화웨이는 지난해 제재로 퀄컴 등 미 반도체 기업의 반도체 제품을 쓰기 어렵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미국산 고품질 제품을 못 쓰게 된 거다.



[사진 셔터스톡]





호구지책으로 자체 반도체 생산을 모색했다.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에서 설계한 반도체를 스마트폰과 5G 통신설비에 썼다. 그런데 하이실리콘은 설계 전문회사(팹리스)일 뿐이다. 실제 반도체 생산은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에 거의 다 의존했다.

미국은 이를 이용했다. 대부분의 세계 반도체 업체가 미국의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일부라도 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는 사실상 화웨이가 의존하는 TSMC에 “화웨이엔 수출하지 마”란 엄포를 놓은 것이라 해석한다. 실제로 TSMC는 제재 발표 후 화웨이와의 거래를 끊었다. TSMC는 세계 1위 파운드리 회사다.



[사진 셔터스톡]





화웨이는 2위인 삼성전자에도 구원 요청을 했지만 삼성도 미국 눈치를 보며 거절했다.



[사진 SMIC]





이 와중에 뜬 것이 바로 SMIC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텨야지. 중국 정부의 생각이다. 외국 파운드리에 의지할 수 없다면, 자국 파운드리를 키워 버티겠다는 거다. 기존의 이가 TSMC와 삼성전자. 잇몸이 SMIC다.

반도체리서치 업체 이사야캐피탈리서치의 에릭 청 최고경영자(CEO)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화웨이가 미 상무부의 ‘반도체 금수’ 조치에 대응해 당장 내년 상반기까지 버틸 수 있는 5G 기지국용 칩을 충분히 비축한 정황이 있다"며 " 대만 TSMC에서 공급받던 반도체 물량을 상하이 SMIC로 전환하기 위한 버티기 전략"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진르터우탸오 캡처]





하지만 이 전략, 말처럼 쉽지 않다. SMIC는 시장 점유율로 보면 세계 5위의 파운드리 회사다. 중국 업체 중 1위다. 하지만 전체 점유율로 보면 미미하다. 지난 2분기 SMIC의 점유율은 4.8%지만, 1위 TSMC(51.5%), 2위 삼성전자(18.7%)는 70%를 장악하고 있다.

왜 그럴까.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만든 5G 최신 반도체 바룽 5000.[사진 하이실리콘]





당연히 기술력 차이다. SMIC의 반도체 생산 공정은 최첨단 7나노급이 없다. 14나노 이상 생산 시설만 있다. 이것으론 하이실리콘이 설계하고 TSMC가 만든 치린(麒麟·기린)980 AP와 바룽(巴龍)5000 5G 모뎀 칩세트 등을 생산할 수 없다. 치린과 바룽은 화웨이의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5G 통신시설에 들어가는 최신 반도체다. 5나노 공정까지 준비하는 TSMC와 삼성전자에 비하면 큰 격차다.

반도체 분야는 설계와 생산에 수십 년의 연구개발이 필요하다는 평을 받는다. 당장 따라잡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에릭 청 CEO는 “2023년 전까지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5G 칩에 대해 중국 반도체 기업이 화웨이에 의미 있는 도움을 줄 가능성은 적다"라고 분석한다.



[사진 SMIC]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필사적이다. SMIC에 전폭적 지원을 해 단기간에 TSMC의 대체재로 만든다는 각오다. 지난달 30일 상하이증권거래소가 초고속으로 SMIC의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 상장을 승인한 게 단적인 예다. 상장 신청 26일 만이다. 커촹반 신청 중 최단기다. 커촹반은 ‘상하이판 나스닥’이라 불리는 벤처 기업 전용 증시다. SMIC는 상장으로 16억 8600만 신주를 발행한다. 현 시세대로라면 최대 234억 위안(약 3조 9800억 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진르터우탸오 캡처]





이뿐이 아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정부가 SMIC를 지원하려고 국고 펀드로부터 22억 5000만 달러(약 2조8000억원)를 투입한다고 최근 보도했다. 사실상 중국이 SMIC 키우기에 올인한 셈이다.
대만인이 세운 SMIC, TSMC와 커넥션?



장루징 전 SMIC 회장. [시나닷컴 캡처]





2000년 창업된 SMIC를 세운 건 장루징(張汝京) 전 SMIC 회장이다. 그런데 이 사람 대만인이다. 대만대 기계공학과를 나와 미국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반도체 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서 20년간 근무한 전문가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서 퇴직한 뒤 대만에서 스다반도체를 설립했다. 몇 년 뒤 자신의 회사가 매각되자 이때 보유지분을 팔아 번 돈으로 중국에서 2000년 SMIC를 세운다.



TSMC 창업자인 장중머우 전 회장.[EPA=연합뉴스]





TSMC와의 인연도 남다르다. TSMC 창업자 장중머우(張忠謀) 전 회장은 장루징과 함께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서 장루징과 함께 근무했다. 이런 인연일까. 반도체 업계에선 SMIC가 기술을 배양하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TSMC가 제재 발표 전 화웨이 관련 반도체 칩을 필요한 물량보다 많이 생산해 줘 6개월~1년 치 재고를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 반도체의 희망 SMIC, 이 회사는 과연 시진핑 국가 주석이 바라는 ‘반도체 기술 자립’의 꿈을 이뤄낼 수 있을까.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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