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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호 역사 칼럼] 우편 주문 판매의 역사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달 덕분으로 인간 사회는 혁명적으로 편리해졌다. 이런 편리함의 혜택 중에 가장 두드러진 것이 온라인을 이용한 물품 주문이 아닌가 한다. 물건을 사러 시장에 가거나 상점에 갈 필요 없이 컴퓨터에서 클릭 한 번 하면 원하는 물품이 원하는 곳으로 우편으로 배달되니 말이다. 심지어 이제는 신부를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현상까지 생겼다고 한다. 다름 아니라, 최근 한국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맞선을 보고 주문하면 신부가 배달(?)되어 온다고 해서 ‘우편 주문 신부’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우편으로 원하는 상품을 주문하고 가만히 앉아서 상품을 원하는 곳으로 받는 방법의 역사는 19세기에 이미 영국과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근대적 의미의 우편 주문의 시작은 철도 사업의 발달과 함께했다. 영국에서 1920년 기차가 처음으로 발명된 이후 영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 철로가 점점 확장하면서 우편 사업도 덩달아 발달했다. 우편 제도가 편리해지면서 우편 주문에 눈을 뜬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최초로 이에 눈을 뜬 회사는 Tiffany이다. 이 회사는 지금도 고급 백화점에 체인을 열고 고가의 보석류를 팔고 있다. Tiffany는 1845년 우편으로 Blue Book이라는 카탈로그를 발송하여 재미를 봤다. 이후로 서서히 우편 주문 판매 사업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때의 우편 주문 판매는 대부분 자기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을 우편 주문 방식으로 이루어졌었다.

이때 획기적인 생각을 한 사람이 Montgomery Ward이다. 1872년 이 사람은 물건을 제조하지 않더라도 소비자들이 원하는 물건을 다량으로 사들이어 이 물건을 일반 소비자에게 우편 주문을 통해 직접 판매하는 방법을 고안해낸 것이다. 이렇게 하면 중간 상인들을 배제할 수 있어서 물품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가 있었다. 1872년 한 페이지로 출발했던 이 회사의 카탈로그는 20년 후에는 2만 가지 이상의 상품을 소개하는 540페이지 짜리 카탈로그를 갖게 되는 회사로 발전했다. 지금의 아마존이라는 회사가 이 회사의 현대판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1921-1931년 사이에 이 회사는 주택을 우편 주문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조립용 주택을 조각 조각으로 나누어 우편으로 배달하여 집 마련을 간절히 바라던 사람들의 염원을 좀 더 쉽게 이루어 주는데 도움을 주었다.

이렇게 우편 주문 판매가 성공을 이루자 미국에는 우후죽순 처럼 우편 주문 판매 회사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대부분 회사가 주로 유대인이였다고 한다. 이렇게 유대인들이 이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유대인들끼리 서로 우편 주문 판매 사업의 노하우를 교환하는 협동심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그 후 우편 주문 판매로 성공을 가장 크게 이룬 회사가 바로 Sears 회사이다. Richard Warren Sears라는 사람은 1888년 미네소타에서 시계를 우편 주문 방식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6년만인 1894년에는 Sears의 카탈로그에는 322가지의 품목이 실릴 정도로 급성장했다. 이 당시 Sears가 취급하는 품목 중에는 재봉틀, 자전거, 운동기구 등 대형 물품이 있었으며, 심지어 자동차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Richard Warren Sears는 1895년 유대인 Julius Rosenwald를 사업 파트너로 영입하여 Sears 기업을 획기적으로 더 키웠다. Rosenwald가 이용한 새로운 방법의 하나가 무조건 환불해 주는 제도였다. 소비자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아무런 조건 없이 교환해 주거나 환불해 준다는 원칙이다. 이런 매력으로 인해 소비자는 Sears에 열광하다시피 했고, Sears의 카탈로그 책자는 성경 다음으로 많이 보급되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였다. Sears 회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존 고객이 새로운 고객을 24명을 소개해 주면 푸짐한 사은 상품을 기존 고객에는 주는 방법으로 히트를 했다. 이로써 Sears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우편 주문 판매 회사로 성장하여 현재에 이르렀다. 그러던 Sears가 이제는 아마존에 그 자리를 물려주고 점점 뒷전으로 나앉고 있는 것을 보면 “3대를 가는 부자는 없다”는 말이 빈말은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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