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시카고 사람들 70] “중앙일보와 동문회가 친정이예요”

새로운 목표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씩씩한 싱글맘 성유나씨

MB은행 성유나 씨에겐 시카고에 친정이 2곳 있다. 2000년 시카고로 이민한 후 첫 직장이 된 중앙일보와 8년 전부터 활동한 이화여대 동문회다. 동문회는 50대에 접어들면서 문득 “혼자"라는 생각이 들어 찾았다가 총무 역할을 맡고 최근 4년간 회장을 지냈다.
"첫 동문 주소록을 만드는 등 열심히 활동하다 보니 선후배들의 참여와 후원도 늘고 재정도 안정됐다. 이화 동문들은 은행으로 옮긴 이후에도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고 있다."

성유나씨는 중앙일보를 거쳐 C2 에듀케이션 디렉터를 지낸 후 2011년부터 MB은행에서 일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전업주부로 지낸 그는 이혼 후 초•중•고에 다니던 세 자녀를 데리고 미국 시카고행을 감행했다. 1980년대 시카고에서 8년 간 지낸 경험이 있는 데다 두 자녀가 시민권자였던 게 시카고를 선택한 배경이다.

하지만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싱글맘으로 이민생활을 꾸려가기란 만만치 않았다.



그는 "지인 소개를 받고 식당도 해보려 했지만 여건이 맞지 않았다"며 "다행히 중앙일보에 입사할 수 있었고 이후 생활이 조금씩 안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첫 출발을 잘한 덕분인지 차차 모든 일이 잘 풀렸다. 지금도 중앙일보에 감사한다”며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미국 사회여서 개인적인 문제를 묻는 사람이 없어 비교적 마음이 편했다"고 털어놓았다.

부산 태생인 그는 스스로 "도전 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C2로 자리를 옮길 때도, MB은행으로 이직할 때도 직접 일자리를 구했다.

그러나 이혼은 항상 무거운 짐으로 남아있었다. 큰딸이 고등학생이던 때 "혼자 사는 게 엄마 잘못도 아닌데 왜 당당하게 밝히지 않느냐”고 물었지만 이를 드러내는 것은 사실 쉽지 않았다. 3년 전인가 한 모임에서 자기소개를 하면서 '싱글맘'임을 밝혔다가 "자랑이냐”고 반문하는 한 사람의 말에 상처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작가인 친구(신정순)의 권유와 격려에 힘입어 예지문학회에서 활동을 시작한 그는 올해 ‘미주문학’ 수필 부문 신인상을 받고 ‘해외문학’을 통해 시로 등단했다.
그리고 올 초 ‘혼자 사는 사람들’이라는 수필을 발표했다. 본인 말대로 "눈부신 자유를 느끼고 더 이상 고독이 무섭지 않게 됐다." 젊은 시절 글 쓰는 사람, 소설가를 존경했다는 그는 “뛰어난 시인이나 소설가는 될 수 없겠지만 글쓰기를 통해 삶의 상처를 치유하고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힘이 되는 존재는 세 자녀다. “바쁘게 지내다 보니 엄마 자리를 지키고 밥 먹여준 것 밖에 없다”는 그는 바르게 성장해준 자녀들이 고맙기만 하다. "나중에 아이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매일 한 시간씩 요가와 줌바, 트레이드밀 걷기 등으로 건강을 다진다"며 그는 엷은 미소를 지었다.


노재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