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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타운 애난데일, 어떻게 발전하나

40년 역사의 한인타운은 어떤 운명을 맞을까
센터빌 식의 새로운 모델 발전 가능성
상공회의소 등 지역사회 참여 ‘절실’

최근 애난데일 커뮤니티 비즈니스 센터 CBC 권역 내에 일부 재개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지만, 부동산 소유주와 개발업자들은 정중동의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건물 노후화와 공실률에 따른 임대수익 감소에 직면한 건물주들은 재건축이 시급한 실정이지만, 애난데일 CBC가 완벽하게 꾸려지지 않는다면 투자 대비 수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주변 인프라 환경이 정비되지 않는다면 제대로된 재개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타이슨스 코너의 재개발 프로젝트의 손익 분석이 어느정도 끝나가고 있다는 점도 신중함을 더하게 만들고 있다. 타이슨스 코너의 수익률이 예상을 뛰어넘을 경우 애난데일 프로젝트는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애난데일의 기존 건물 규모가 작아 부동산 소유주 단독으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부동산 소유주 간 토지 및 건물 병합에 의한 공동 프로젝트가 필요한데, 애난데일 상공회의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몇몇 건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지역의 중소 개발업자들이 애난데일의 노후 건물을 매입을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다. 민간업자들의 투자 의지가 어느 정도 가시화된다면 236도로 확충 등을 위한 ‘텍스 디스트릭(Tax District)’ 논의가 이어질 수 있다. 텍스 디스트릭은 정부가 재개발을 위한 교통 등 배후 인프라 자본을 투자하는 대신 개발이익의 일부를 정부가 환수하는 행정행위다.

애난데일 CBC 내 건물주와 개발업자, 주변 주택 소유주에게도 재산세가 추가 부과되기 때문에 만만찮은 조세저항을 낳아 프로젝트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텍스 디스트릭 설치는 절반의 성공을 의미한다. 여러모로 심상치 않은 분위기 속에 한인 상인들도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애난데일 재개발 이후 과연 한인타운이 여전히 건재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현실적이다. 재개발이 끝난 이후 젠틀리피케이션 현상은 필연적이다. 현재 입주상인이 계약서에 의해 재개발 이후 입주를 보장받는다고 해도, 높은 렌트비 때문에 재진입이 어려울 수 있다. 페어팩스 카운티의 대표적인 재개발 프로젝트인 타이슨스 코너, 모자이크 디스트릭, 페어팩스 코너, 레스톤 타운센터 등은 주변 렌트 시세에 비해 30-300%나 높다.

영세한 한인 자영업자들이 재개발 후 치솟은 렌트비를 감당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애난데일의 한인 자영업자에 비해 한인 건물주 비율이 크게 낮기 때문에 특별히 한인을 배려하는 것도 쉽지 않다. 재개발 이후 눈에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뜻하지 않는 편견도 작용하고 있다.

싸이와 방탄소년단 BTS가 미국사회에서 K팝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보통의 미국인들도 불고기, 김치 등의 한국음식을 접할 기회가 늘어나고 있지만, 한인커뮤니티는 여전히 소수이며 약자일 수밖에 없다. 워싱턴D.C. 인권국의 발표에 의하면 1980년대 이후 재개발이 완료된 지역의 흑인주민 인구가 전체의 79%에서 43%로 급감했다.

애난데일 미국인 상당수는 애난데일에 한인 등 이민자 커뮤니티가 자리잡는 것에 대해 편치 않은 속내를 드러낸다. 1980년대 이후 애난데일은 한가로운 자족형 부도심 기능이 어느정도 작동하던 곳이다. 미국인들이 자주 찾는 빵집과 프렌치 브스트로, 스테이크 하우스, 씨푸드 레스토랑, 옷감 가게 등이 있었다. 이러한 소규모 생활근린시설이 사라지고 소수계 업종이 자리잡으면서 애난데일의 부도심 기능이 희석되면서 백인들의 탈출러쉬가 이뤄졌다.

아직도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백인들은 애난데일에 자신들을 위한 업소가 입주하길 바라고 있다. 애난데일 상공회의소의 임원을 지낸 미쉘 칼라한씨는 “왜 애난데일에는 호울 푸드나 트레이드 조가 없는가, 이 곳에도 아이들 옷과 가구, 조명기구,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살 수 있는 가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경제적 이유말고도 의식적인 편견으로 인해 재진입이 어려울 수 있다. 웬만한 재재발 지역에 한인업소를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는 건물주가 소수계 업소 입주를 꺼리기 때문이다. 연방공정주택법에 의해 인종 등을 이유로 주택 매매와 렌트 등을 거부할 수 없지만 건물 입주는 다른 문제다. 재개발 이후 건물주는 안정적인 렌트비를 얻고 유명한 앵커 스토어 입주를 위해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를 원하고 있다.

레스톤 타운센터 두번째 블럭 1층의 프랜차이즈 업체 비율은 90%가 넘는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는 렌트비 우대를 받아 입주하기 때문에 단독 업주는 이중으로 차별을 받게 된다. 그러나 한인타운이 바깥으로 밀려나는 것은 그다지 좋은 현상이라고 보기 힘들다.

한인 이민 유입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애난데일이 붕괴한다면 다시 규모있는 한인타운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기에 여러모로 불행한 일이다. 워싱턴 한인 이민 사회 초창기 근거지는 워싱턴D.C.였으나 벨트웨이 안쪽으로 밀려났다가 다시 바깥쪽, 그리고 현재는 버지니아 센터빌 등으로 후퇴해왔다.

1940년대 이후 도심을 벗어나 근교지역으로 옮겨가는 개발 패턴이었으나 2000년대 이후에는 다시 도심집중이 진행되고 있다. 과거와 비교가 되지 않는 교통상황 등을 고려하면 한인타운의 외곽 이주는 미국사회 주류와의 거리를 더욱 벌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재개발에서 한인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상공회의소 등 지역사회 참여가 절실한 형편이다. 애난데일에 적당한 가격대의 주택이 대규모로 추진된다는 점이 한인들에게 또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애난데일에 익숙한 한인들이 애난데일로 다시 몰려들 유인은 충분하다.

한인 업소가 떠나가면 한인들이 떠나가는데, 거꾸로 애난데일 주택 한인 입주자가 늘어난다면 반대로 한인 업소가 늘어나게 된다. 버지니아 센터빌의 모델로 애난데일의 새로운 한인타운을 상상할 수 있는 것이다.


김옥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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