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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두 선교사가 제시한 통일 설계도

최근 연세대 외과 대학 동창회 및 학술 대회가 서른 번째의 모임을 LA에서 가졌다. 비의학 부문 연사로서 우리는 한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두 명의 선교사를 초대했다. 첫 번째 강사는 현재 세브란스 병원 외래에서 외국인 환자들의 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가정 주치의 인요한 박사로 연세대를 졸업하고, 한국 의사 면허를 획득한 첫 번째 외국인이었다.

할아버지, 아버지가 모두 전라도에서 선교활동을 한 덕분에 그의 전라도 사투리는 아주 유창했다. 형제들과 함께 유진 벨재단 사업을 하며 북한에 있는 결핵 환자들을 치료하느라, 그는 북한을 스물아홉 번이나 다녀왔다고 한다.

그가 최근에 찍어온 비디오 테이프를 보며 우리 모두는 가슴이 아파왔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병실을 밝히느라 창문을 열어놓아서 환자는 추위에 떨고, 천정에는 아무 전구가 없이 밋밋하게 페인트가 칠해져 있었다. 사이다 병에 증류수를 넣어 환자에게 정맥 주사를 주는 모습의 사진도 있었다. X-레이 필름을 못 쓰고 의사가 환자의 가슴을 들여다 보는 'fluoroscope'로 하루에 80명을 진찰하기 때문에 환자는 10년 내에 사망을 한다며, 따라서 고기 같은 고단백 배급을 조금 더 받는단다.

함경도 회령 지방의 보건소를 가려면 기차나 자동차를 타고 가느라 일주일이 걸린다고 했다. 따라서 인요한 박사는 다섯 가지의 구체적이고 체계가 있는 도움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중에는 의료 진단 방법의 구축, 예를 들어 방사선이나 피검사 등을 할 수 있는 기구와 이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의 훈련 등이 있다.



두 번째 강사는 토리 목사님이었다. 그의 할아버지 루벤 트리 장로교 선교사는 중국에서 수십 년간 사역을 하는 동안 숱한 전쟁, 혁명, 일본의 침략, 그리고 공산당의 점령 등을 경험했다. 그러다가 1945년에 교통사고로 한쪽 팔을 잃게 된다. 그의 나이 58세 때였다. 그는 한국으로 선교지를 옮겨서 대전에 있는 의수와 의족을 만드는 병원에서 일하게 된다. 서울에 있는 세브란스 병원과 전주의 예수병원 등과 함께 그는 팔과 다리를 잃은 불구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제공하게 되었다.

그의 아들, 아처 토리가 강원도 태백산에 예수원을 건축할 때에 그를 도왔던 소수의 신도 중에는 두 다리를 의족으로 한 채 산을 오르는 한국인이 보였다. 당시 16세의 벤 토리 목사는 아버지의 뜻을 이어서 지금 태백에서 'Four River' 프로젝트를 계속하고 있다. 본래 삼수령이라 이름짓고 그들이 산에 집을 건축할 때에는 강원도에서 동쪽으로는 동해로, 서쪽으로는 서해, 그리고 남쪽으로 흘러서 남해에 닿는 강들의 근원이 태백이라 보았단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북쪽으로 향하는 강, 즉 북한과 남한이 통일되는 미래에 서로가 평화적으로 같이 살아날 수 있는 준비를 위한 또 하나의 강을 위한 일을 한단다. 그러기 위해서 젊은이들이 어떻게 미움과 증오 대신에 서로를 이해하고 친목할 수 있을지를 어린 시절부터 공부하는데 목사님의 부인이 학교 교장으로 일하고 있단다.

토리 목사님은 통일 후 미래의 지도자를 교육하고 있다. 두 명의 외국인 선교사들이 진정으로 걱정하고 있는 통일의 그날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 모임이었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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