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의학 기틀' 노정우 박사 유품 한국 송환
직계 후배 고병희 박사 통해
25일 사상의학 세미나도
조선후기 한의학자인 이제마 선생의 제창으로 시작된 사상의학은 이후 한의학의 메이저격인 경희대 한방병원 초대 원장이었던 노정우 박사를 포함한 도제 계보를 통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노박사는 1977년 미국으로 이민왔다.
2008년 타계한 노정우 박사는 사상체질의학회를 대표해 한국 최초의 한의학 박사 1호로 경희대 초대학장 및 교수 경희 의료원 초대 한방병원장을 역임했다. 또한 도산 선생이 독립을 위해서 미주에서 흥사단을 창립하고 대한인국민회에서 활약했듯이 노박사는 미주 한의학계의 기틀을 다져 '미주 한의학계의 도산 선생'이라고 불릴 만하다.
미주 한의학계에서 고 노정우 박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오는 25일 동국대LA에서 '사상의학의 임상응용'이란 주제로 열리는 특강 덕분이다.
그가 이제마(1900년 타계) → 율동계 7인(1901) → 보원계 5인(1941) → 사상의학보급회 2인(1945)→ 사상의학회 6인(1970)에 이어 경희대 노정우 → 송일병 → 고병희로 이어지는 계보의 꼭짓점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특강에 앞서 의사학 전문가 경희대 한의대 김남일 교수와 함께 노정우 박사가 미주 개척을 위해서 이민올 때 가지고 왔던 노박사의 유품과 유물을 한국으로 환수해가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고 노정우 박사의 딸인 윤효신(부군 윤동원 한의사와 가야한의원 운영)씨는 "1973년 네바다 주정부 산하에 한의학검정위원회가 구성돼 한의학을 미국의료제로 도입하는 시초가 됐다. 당시 아버지는 미국법 제정에 한의사가 관여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던 동료들과 달리 미국에 한국 한의학의 뿌리를 내려야겠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면서 "아버지는 오랜 시간 자료를 수집해 서류를 완성했고 중의학(chinese medicine)을 동양의학(oriental medicine)으로 바꿀 것을 강력히 주장 개정시켜 동양의학 보드로 변경시켰다"고 밝혔다. 또한 노박사의 노력으로 그동안 동양의학용어 및 면허시험이 중국어 영어로만 돼있던 것을 한국어로도 가능하게 했고 시험제도도 단순 필기시험에서 1차 필기 2차 실기시험으로 변경하게 했다. 이후 1976년 가주정부도 네바다 주정부의 법제를 기본으로 법을 제정했으며 하와이 주정부도 그 뒤를 따랐다. 이때부터 미국 한의학도 본격적인 진화를 시작했다.
이후 경희대 초대 한방병원장을 이어 1976년 한의학 박사과정을 개설하면서 첫 한의학 박사까지 받았다. 그의 박사학위 심사는 서울대 약대 본초학과에 의뢰해 얻은 결과다. 20세기 한의학의 핵심을 미주에 이식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25일 강연에 나서는 고병희 박사는 "사상의학을 기존 중의학적인 토대 위에서 이해하려는 방법이 오히려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며 "사상의학적인 관찰방법에 따라 대상을 분석하고 판단하여 조절해가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특강은 사상의학 입문자들은 물론 기존에 이미 경험한 한의사들도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고 교수는 미국의 다양한 인종에게도 사상의학 치료가 유용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미국인 대상으로도 체질분류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고 실제 임상에서도 인종에 상관없이 효과를 확인할 수 있기에 인종이나 문화에 상관없이 적용 가능하다는 얘기다.
노정우 박사가 맞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강연이 될 것이다. 특강은 정오부터 오후 10시까지 진행된다.
▶문의: thehanitimes@gmail.com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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