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졸업식 못해 섭섭?…“달리 축하할 것 많아요”

자카란다 배경 사진 찍고
친구들과 ‘거리두기 파티’
기업 ‘가상 졸업식’도 눈길

이한웅 군이 학교(NYU) 상징색과 똑같은 보라빛 자카란다 나무 아래서 어머니와 함께 졸업 축하 점프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웅 가족 제공]

이한웅 군이 학교(NYU) 상징색과 똑같은 보라빛 자카란다 나무 아래서 어머니와 함께 졸업 축하 점프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웅 가족 제공]

졸업시즌이다. 여느 때 같았으면 여기저기서 축하 인사가 넘쳐났을 것이다. 함께 사진도 찍고 파티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하지만 올해는 모든 게 다 멈췄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다.

학교 측에선 사각모자와 졸업 기념 패키지를 집으로 보내 주거나 온라인 축하 사이트를 만드는 등 나름 애를 쓰고 있지만 그래도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렇다고 일생에 한 번 뿐인 졸업시즌을 그냥 넘길 요즘 젊은이들이 아니다. 공식 졸업식은 못해도 친구끼리, 가족끼리 기발하고 발랄한 아이디어로 졸업을 스스로 축하하며 이 시기를 기억에 남기고 있다.

올해 USC를 졸업하는 아일린 김양(23)은 지난 15일 온라인 졸업식이 진행되는 동안 몇몇 친구들과 집에서 졸업 파티를 벌였다. 때가 때이니만큼 파티 규칙은 유쾌하면서도 엄격했다. 신발 벗지 말 것, 음식에 손 담그지 말 것, 사회적 거리두기 철저히 할 것, 술잔은 절대 놓지 말고 공공장소에서 괜히 분위기도 잡지 말 것…. “마스크 쓰고 졸업파티, 너무 재미있었어요. 친구들과 시간 보낸 뒤 저녁에 특별 투고 음식으로 가족끼리 벌인 축하잔치도 감사했고요.”

뉴욕대학(NYU)을 다니다 두 달 전 집으로 돌아와 온라인 수업으로 마지막 학기를 마친 이한웅군(21)도 색다른 퍼포먼스로 졸업을 자축했다. 학교에서 보내준 졸업키트를 들고 나가 학교 상징색과 같은 보랏빛 자카란다 나무를 배경으로 부모님과 함께 퍼포먼스를 펼치며 기념사진을 찍은 것. 한웅군은 “LA를 온통 보랏빛으로 물들이고 있는 자카란다를 보니 학교 생각이 나서 뉴욕 친구들과도 사진을 나누었다”며 “양키스타디움에서의 멋진 졸업식은 아니어도 부모님과 함께한 이런 이벤트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카고 노스웨스턴대학에서 4년을 보내고 의대 진학 준비를 하고 있는 크리스틴 정(22)양 역시 섭섭해하긴 마찬가지. 크리스틴 양은 “학교에서 내년에 올해 졸업생들을 위해서도 따로 졸업식을 마련해 주겠다고 했다”며 "LA 집에 돌아와 엄마가 정성껏 차려 주는 밥 먹으며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어서 지금 상황이 오히려 감사하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많은 졸업생들이 이렇게 희망과 낙관으로 졸업식 없는 서운함을 달래고 있지만 부모들은 여전히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들이다. 아일린 양의 아버지 김성식씨는 “아이가 한국서 IMF 때 태어났는데 대학졸업도 하필 요즘 같은 때 하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면서 “그럼에도 학생 때는 주어진 문제만 잘 풀면 되지만 사회에 나오면 스스로 문제도 내고 풀기도 해야 하니 더 열심히 잘 하라는 ‘꼰대’ 스타일 조언을 하고 말았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이한웅 군의 어머니 소피아씨는 “아이가 사회로 첫발을 내디뎌야 하는 시점인데 코로나가 모든 걸 뒤죽박죽으로 만들어놓았다”며 “어서 빨리 사태가 진정되어 의기소침하지 말고 꿈을 펼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알아서인지 유수 기업들은 다투어 졸업생을 위한 이벤트를 벌여 눈길을 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지난 15일 오프라 윈프리 등이 함께하는 축하 스트리밍으로 올해 졸업식을 갖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위로했다.

유튜브도 다음 달 6일 온라인 가상 졸업식 ‘디어 클래스 오브 2020(Dear Class of 2020)’을 마련, 졸업생들을 격려한다. 여기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이 축사를 할 예정이다. 또 K팝 그룹 BTS(방탄소년단)를 비롯 팝스타 레이디 가가 등 세계적 명사들도 함께한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