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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에 마약성분이 있는 것 아닌가요?"

진통효과를 마약 때문으로
잘못 인식하는 사람 많아

진통제 먹지 않고 참으면
만성 통증으로 고생하게 돼

2주 복용해도 낫지 않으면
일단 끊고 전문의와 상의

대상포진에 걸린 70대 남성은 통증이 너무 심한데도 진통제를 먹지 않고 버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의사는 대상포진이 다 나았다고 하는데도 통증은 여전했다. 도성환 통증 전문의(미국 마취보드 전문의)는 "우리와 같은 통증전문의들이 아픔을 참지 말고 초기에 진통제를 먹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는 이유가 통증을 치료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나중에 신경이 망가져서 처음의 병이 치료되었다 해도 통증은 그대로 있기 때문"이라며 의외로 한인들 중에는 진통제를 먹으면 습관된다고 해서 억지로 참는 경우가 많음을 지적했다. 진통제의 올바른 인식과 그 사용에 대해 도움말을 들어 보았다.

-한인들이 진통제에 대해 염려하는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가장 많이 듣고 있는 것이 진통제가 마약이 아니냐는 질문이다. 아픈 것을 느끼지 못하게 해주는 것이 마약이다는 편견을 많이 갖고 있다. 그래서 한번 사용하면 습관되기 때문에 되도록 입에 대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는 나름대로 편견들이 있다. 잠을 취하지 못할 정도로 심한 통증을 비롯해 견디기 힘든 담석에 이르기까지 억지로 참다가 나중에 더 큰 상황을 만들어 갖고 올 때가 종종 있다. 통증 전문의들이 자주 말하는 것이 있다. 마약도 잘 사용하면 약이 되고, 명약도 잘못 사용되면 독이 된다.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다. 부작용이 없다면 치료 효과도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여기서 관건은 '어떻게 약을 올바르게 사용하느냐'라 하겠다."

-진통제는 마약이 아닌가? 습관성은 없나?



"진통제는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의사 처방없이 구입할 수 있는 것과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하는 경우이다. 처방이 필요없는 진통제에는 마약성분이 들어 있지 않다. 즉 먹어도 습관성(중독)이 없다는 뜻이다. 한편 의사가 처방해주는 모든 진통제에는 마약성분이 들어 있다. 이 말은 잘못 사용하면 중독이 생긴다는 뜻이다. 자주 뉴스로 나오는 진통제로 인해 목숨을 잃는 경우는 의사 처방전이 있어야 되는 진통제들로 당사자가 의사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남용하여 중독이 된 케이스들이다. 중독이 생기면 필요하지 않는데도, 증상과 상관없이 많은 양을 자주 찾게 되어 결과적으로 적당량을 초과함으로써 생명까지 위험하게 만들게 된다."

-보통 가정에 갖고 있는 처방없이 구입할 수 있는 진통제들(예로 타이레놀, 아스피린, 애드빌 등등)은 중독성이 없다는 말인가.

"중독은 마약성분 때문이다. 따라서 처방전 없이 일반적으로 구입할 수 있는 진통제들에는 마약성분이 없기 때문에 먹어도 습관성이 없다. 문제는 중독성은 없지만 잘못 사용할 경우 몸을 상하게 되기 때문에 올바르게 지시대로 사용해야 한다. 약 포장지에 제시한 복용법을 잘 읽어보고 그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어떤 상활일 때에 진통제를 먹나.

"진통제는 다른 치료를 다 한 다음에 마지막으로 사용하는 치료약이라고 이해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예로 맹장염으로 심한 복통이 왔을 때 진통제는 해결책이 아니다. 먼저 복통을 유발시키는 원인부터 치료해야 한다. 대상포진도 몹시 아픈 병이지만 먼저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해결하는 것이 먼저이다. 그 다음에 아픈 것을 진정시키기 위해 진통제가 필요하게 된다. 즉 진통제란 아플 때에 먹는 약이다. 이 말은 통증이 없어지면 사용하지 말라는 뜻이다. 많은 경우 의사가 처방해 준 진통제를 이미 통증이 없어졌는데도 하루에 몇 알씩 계속 사용하다가 구토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 모든 진통제는 일단 통증이 없어지면 약도 끊어야 한다. 그러다가 다시 아프면 그 때 사용하는 것이 진통제이다."

-통증은 왜 생기나.

"우리 몸의 네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통증이 유발된다. 근육, 뼈, 신경조직과 감정(정신적인 요인)이다. 근육통, 신경통은 잘 알고 있다. 뼈가 부러졌을 때의 극심한 아픔은 겪어 본 사람들은 잘 안다. 감정 즉 우울증세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극심한 슬픔은 실제로 몸도 아프게 한다. 우리가 어딘가 아프다고 느낄 때에는 위의 네 가지 부분에 이상이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단 어딘가에 통증이 유발되었을 때에는 빨리 치료해야 만성통증으로 발전하지 않다는 사실도 잘 인지했으면 좋겠다."

-아픔을 참으면 왜 만성통증으로 발전하나.

"우리 몸에 통증이 생길 때 그대로 두면 그 아픔을 참아내기 위해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따라서 쉽게 피곤해지고 식욕도 잃으면서 전체적인 체력이 떨어진다. 통증은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건강상의 문제를 유발시키기 때문에 통증 전문의들이 항상 초기에 치료해야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극심한 아픔을 동반하는 대상포진의 경우를 보자. 올바로 진통제를 사용하지 않고 참은 사람은 대상포진 자체는 없어졌지만 계속 통증을 심하게 느낀다. 그 이유는 신경이 망가져서 만성통증으로 되었기 때문이다. 통증은 단순히 아픈 것을 참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란 뜻이다. 참으면 만성화되는 것이 통증임을 잘 이해하길 바란다. 따라서 아프면 진통제를 사용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 때 관건이 어떻게 잘 사용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올바로 사용하는 것인가.

"예를 들자면 타이레놀을 올바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것 같다. 하루에 3~4번에 걸쳐 6~8개 사용할 수 있는데 많은 경우 하루에 한 번 2알만 먹고 계속 아픈 상태로 있다. 일정량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사용할 때 진통 효과를 볼 수 있다. 동시에 사용하는 기간에 대한 제한도 지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부분의 처방전 없는 진통제에는 '2주일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면 의사를 찾아가라'는 내용이 적혀있다. 나 역시 진통제를 처방할 때 환자에게 '2주일 사용해도 진전이 없으면 다시 올 것'을 당부한다. 자칫 부작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진통제의 부작용은 어떤 것인가.

"주로 소화기 장애가 많다. 처방전 없는 진통제의 경우 가장 흔히 나타나는 것이 속이 쓰리고, 소화가 안 되고 복통이 온다. 애드빌을 먹었는데 속이 거북해졌다면 일단 중단하는 것이 안전하다. 부작용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가 처방해 준 진통제는 속이 메슥거리면서 구토, 가려움증 등을 들 수 있다. 더 심할 경우는 심장을 비롯해 신장, 천식을 악화시키는 등의 부작용 증세가 올 수 있다. 흔한 예로 아스피린을 장기 복용했을 때 위에 천공(구멍)이 생긴다."

-통증 전문의로서 진통제 사용에 대한 조언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일단 통증을 무리하게 참지 말 것(만성 통증이 온다). 2주일 복용 후에도 가라앉지 않으면 더 이상 먹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와 의논할 것(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속쓰리거나 소화 안되거나 구토가 있으면 약을 끊는다(즉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김인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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