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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생각하며] 산이 거기 있으니 오른다

총 1억여 원의 비용에 입산 허가비만 1500만원을 내고 사서하는 고생?

수백 종류의 준비물, 가이드, 세르파, 노새, 포터와 헬기, 기후 및 정밀산행정보, 첨단통신수단, 고산병을 견딜 강한 체력, 뼈를 깎는 인내와 죽음을 각오한 투지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대모험! 히말라야 등반 이야기다.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K2등 8000m 이상급 고봉만 14개를 거느리는 히말라야는 네팔.인도.중국(티벳).부탄.파키스탄 등 5개국의 국경을 공유한 가운데 동양 최대의 젖줄인 인더스.갠지.양쯔강 모두의 발원지가 되는 하늘과 땅을 구분하는 최고 봉우리들의 집합체다. 그들 중 주봉인 에베레스트로 그 높이가 8848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피크15(히말라야에는 워낙 높은산이 많아 웬만한 산은 Mountain대신 Peak로 불림)로 불렸던 무명의 한 봉우리가 지금의 에베레스트가 된 것은 1852년도로 인도의 측량국장 앤드류 워가 삼각측량법을 통해 세계 최고의 봉임을 공식화하면서 전임 영국인 에베레스트 경의 공적을 기려 Mountain Everest로 명명하면서부터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세계 최초의 에베레스트 도전은 1924년 영국인 조지 맬러리와 앤드류 어빈에 의해서다. 그러나 그들은 정상 200m를 남기고 마지막으로 목격자를 남기고 실종된 가운데 수십 년간 시신조차 수습치 못했다. 그 뒤 영국은 제1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2차대전 직전인 1936년까지 무려 7차례나 에베레스트 원정에 도전장을 냈으나 맬러리의 한을 푸는데 번번히 실패한다. 그러나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 아니던가? 그렇게 고고하게 버티던 에베레스트도 결국 영국인 존 헌트 대장이 이끄는 제9차 원정대원 뉴질랜드 국적의 에드먼드 힐러리와 세르파 텐진에 의해 무릎을 꿇리고 말았다. 1953년 5월 29일 11시30분이니 맬러니와 어빈의 첫 도전 이후 무려 30여 년만이다.



한편 한국의 에베레스트 정복은 세계 8번째로 1977년 고상돈씨에 의해서였고 지금까지 총 73팀이 도전하여 2회 등반자를 포함하여 총 119명 이상이 정상을 밟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제 에베레스트 등정은 실패가 주목을 받을 정도로 성공이 일반화된 모양새다. 실제로 1985년 등산과는 거리가 먼 미국인 사업가 딕 배스는 에베레스트 포함 세계 7대륙 최고봉들을 연이어 등정하는 진기록을 세우면서 이제는 초등학생에서부터 70대 어른까지 에베레스트 정복에 도전장을 내는 등 고산등반이 상업화되었다. 이러다보니 따르는 부작용도 많다. 실제로 네팔정부는 2017년 한 해에만 외국인 371명에게 에베레스트 등정 허가를 내주었고 특정 날에 수백 명이 동시다발로 산행을 하다 보니 병목현상이 생겨 등반시간이 예정보다 4시간 이상 지체되면서 동상에 고산병 환자가 즐비하고 이들이 버린 쓰레기로 천년명산 거봉들이 극심한 환경오염을 앓고 있다는 보도다. 아무튼 에베레스트는 1953년 초등 이후 2007년도 636명, 2010년도 512명이 등정에 성공하는 등 2010년까지 총 5060명이 정상에 그들 나라의 국기를 꽂았다.

지난 10월 12일 히말라야 구르자히말산(해발 7193m)의 원정을 떠난 김창호(50) 대장 등 한국인 5명과 현지인 등반가 4명 등 총 9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여 온 나라를 숙연케 하였다. 이날 사고는 전혀 새로운 등반로를 개척하기 위해 해발 3500m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한 뒤 더 높은 캠퍼로 등반을 계속하기 위해 날씨가 양호해질 때까지 대기하다 예상치 못한 강한 눈폭풍에 따른 산사태로 베이스캠프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변고로 처음 한동안 헬기조차 접근이 어려워 시신수습조차 어렵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기도 하였다.

이날 유명을 달리한 산악인 김창호 대장은 30년 가까이 산과 함께한 한국 산악인의 롤모델 같은 분이다. 그는 히말라야 14좌를 7년 10개월 6일이라는 최단기간에 완등하므로 세계 등반사를 고쳐 쓰게 하였고 세계적으로 19명,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히말라야 14좌를 무산소로 등정한 기록보유자이기도 하다.

'산이 거기 있으니 오른다'라는 말은 산악인 제프리 노먼이 와이오밍주 그랜드티턴 (4196m)를 딸과 함께 등반하고 펴낸 등반기 '딸 그리고 함께 오르는 산'에 나오는 유명한 말이다.

산이 있어 산에 오른다! 이 말만큼 산행을 합리화시키는 언어가 또 있을까? 비록 세인이 보기에는 그 일이 땀과 고통, 죽음의 두려움과 같은 혼신어린 투지에 비해 얻어지는 짜릿한 극복감의 순간은 너무 잠시 같아 무모한 낭비처럼 보일지라도 그들의 아름다운 도전이 있었기에 인류는 여기까지 진화되지 않았을까? 부디 김창호 외 4명 아니 모든 산인들의 죽음이 도전의 실패가 아닌 또 다른 성공을 위한 전환점으로 기록되길 소원해본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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