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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벤투와 문재인 그리고 오드리 헵번

벤투와 문재인의 공통점은 새로운 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적 변화 없는 게임은 답답했다. 언제나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어떤 선수는 혹사 논란에도 풀타임 출전시키고 나머지 선수들은 장거리 이동해 왔는데도 기회를 얻지 못한다. 건강한 경쟁 구도는 사라지고 만다. 경쟁을 통해서 장점은 더 강하게 하고 단점은 보완하며 최선을 다하게 된다. 경쟁이 사라졌을 때 생존의 본능은 사라지고 사람들은 힘을 가진 사람에게 의지하게 되고 노예와 같이 예속되고 만다. 과감한 실험과 모험 없이 발전을 기대할 수는 없다. 관전자들이 혁명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발전과 진보를 위한 최소한의 변화를 원하는 것이다.

간혹 어떤 사람은 등장만으로 새 시대를 열어 젖힌다. 신선한 상상력을 가진 신인류가 필요한 시점이다. 상생의 질서로 지구촌이 하나 되고 통일문화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새로운 인재의 등용이 필요하다.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권 교체를 넘어 시대 교체를 표방한 문재인 정권이 필요한 덕목이다. 낡은 구체제 기득권 세력을 무너뜨리고 더 인간 중심적인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 혁신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전환기의 시대에 오드리 헵번 같은 캐릭터가 필요하다. 더 정확하게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의 오드리 헵번이 연기한 '홀리'이다. 원작자인 트루먼 카포티는 오드리보다 마릴린을 선호했지만 영화감독의 오드리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1950년대 미국에서 여성은 아직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찬미하고 동경할 때였다. 특히 결혼한 여자는 남편의 부속물이나 마찬가지 취급을 받던 시대였다. 오드리 헵번의 작은 얼굴에 크고 검은 색안경을 쓰고 검정 민소매 원피스에 긴 목을 장식하는 크고 넓은 진주목걸이는 독립적이며 몽상가적인 자유분방함을 잘 표현하는 포스터였다. 사람들을 매혹시켰던 오드리의 홀리 20세기 중반을 가르며 나타난 신여성이었으며 '신인류' 였다.

그녀는 매혹적인 모습으로 여성에게 독립을 선사했다. 홀리는 사랑에 목숨을 걸지도 않고, 남편 등 뒤에 안주하는 삶도 거부했다. "'티파니에서의 아침을' 이전에는 나쁜 여자들만 섹스를 즐길 수 있었다"라는 말도 있을 정도였다. 여성에게 자기 결정권이 없던 시대에 반항하는 홀리는 확실히 나쁜 여자였지만 시대를 바꾼 선구자였다.



다음 이란전에서는 벤투가 혹 좋지 않은 결과를 얻더라도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 관중들에게 박수를 받을 것이며 한국 축구는 또 다른 가능성을 확인할 기회를 가질 것이다. 선수 기용은 전적으로 감독의 고유권한이기도 하지만 축구팬도 여러 선수를 다양하게 눈으로 보면서 평가할 권리가 있다. 관중을 무시한 프로축구의 설 자리는 없다.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자주적이며 새로운 대북정책을 내놓는다면 그는 평화통일 시대를 활짝 열어 젖힐 역사에 남을 지도자가 될 것 같다.


강명구 / 수필가·마라토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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