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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모은 돈 북한에 다 투자했다"

김아영 기자 kim.ahyoung@koreadailyny.com
김아영 기자 kim.ahyoung@koreadailyny.com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4/30 미주판 3면 기사입력 2019/04/29 16:43

북한 억류 김동철씨 인터뷰③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총사장직을 역임한 나선시 두만강 호텔에서 2008년 기념사진을 남긴 김동철씨. [사진 김동철]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총사장직을 역임한 나선시 두만강 호텔에서 2008년 기념사진을 남긴 김동철씨. [사진 김동철]

김씨가 본지에 공개한 본인 명의로 등록된 중국 기업의 나선시 상주대표사무소 등록증(왼쪽)과 나선 경제특구 투자 유치사업 위임장. [사진 김동철]

김씨가 본지에 공개한 본인 명의로 등록된 중국 기업의 나선시 상주대표사무소 등록증(왼쪽)과 나선 경제특구 투자 유치사업 위임장. [사진 김동철]

"개인재산 315만불 쏟아부어"
억류되며 호텔·기업 모두 압류
"소송 제기해 위험성 알릴 것"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32개월 동안 북한에 억류됐던 김동철씨는 나선 경제특구에서 북한 정권을 위해 일하는 동안 "개인 재산 315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무일푼으로 미국에 이민 온 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청소회사를 운영하며 나름 성공해 큰 돈을 모았다"는 그는 "첫 투자금액으로 275만 달러, 이후 추가금액까지 총 315만 달러로 평생 모은 돈을 다 북한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북한 정부에 억류되면서 나선시에서 운영하던 호텔과 기업 등도 압류당했지만 그는 "다행히 아내가 관련 서류들을 챙겨 둬 증거가 남아있다"며 "(북한 정권을 상대로) 소송을 할 계획이라 변호사를 알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소송을 통해 재산을 돌려받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지만 북한 투자의 위험성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싶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빈 깡통"이라는 김씨는 자신뿐 아니라 대다수의 외국인 투자자들이 북한에 투자했다가 곤욕을 치른다고 설명했다. "북한 체제 자체가 자본주의가 통하지 않는 곳이기에 기업 운영이 어렵고 정권은 투자를 유치할 때만 뭐든 해 줄 것처럼 투자자를 구슬리지만 돈을 받고 나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서 결국 지쳐 떨어져 나가게끔 유도한다"는 것.

29일 플러싱에서 다시 만난 그는 북한 정권이 투자자를 지치게 만들어 자본을 뺏는 방식을 공개했다. 제일 큰 예시로 그는 이집트의 건축 기업인 오라스콤(Orascom)을 들었다.

그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에 북한의 '군사 강국' 이미지를 위해 평양에 100층이 넘는 로켓 모양의 호텔을 짓고자 했다. 그 호텔의 건축 허가를 받은 오라스콤이 막대한 투자를 해 시공에 나섰지만 북한 정권의 방해 공작으로 아직도 건물이 완성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북한 정부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은 후 국제 제재로 투자 자본 유입이 어려워진 것도 한몫했지만 그보다 큰 문제는 북한 정권의 방해였다"며 "호텔 완공을 앞두고 건물을 정권 소유로 돌리기 위해 핑계를 대거나 수시로 관련 정책을 바꿔 지난 2002년 시공에 들어간 건물이 아직도 완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 정권이 외국인 투자를 받고 영업 면허 등을 발행해 준 후에도 제대로 된 경제활동을 못하게 훼방놓는 경우도 소개했다. 그는 "중국 어선에 많게는 10만 달러까지 받고 동해 조업 면허를 팔곤 하지만 관리자한테 잘못 보였다가는 '군사작전' 같은 핑계로 약속된 기간 동안 조업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며 "투자를 유치해 서해상에서 양식업을 허용해 놓고나서 양식장은 군인이 지키며 못 들어가게 한 후 군인들이 잠수해 멍게·해삼 등의 상품을 빼돌리기도 해 크게는 100만 달러 정도의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되지 않는 한 북한 정권과의 어떤 합작도 성공할 수 없다"는 그는 "북한과의 거래는 돈 주고 뺨 맞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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