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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영준 특파원 사고 현장을 가다] 화학특수부대 투입, 검은 하늘 … 톈진은 전쟁터

현지 언론 '청산가리 유출' 보도
잔불길 안 잡혀 추가 폭발 불안감
CC-TV 기자 "3분 있었는데 가려워"
소방대원 21명 포함 56명 사망

폭발 사고 발생 40시간이 지나도록 자욱하게 하늘을 뒤덮은 검은 연기. 유리창이 모조리 산산조각 나고 검게 그을린 외벽이 방치된 채 텅 비어 버린 아파트. 마스크를 쓰고 종종걸음으로 대피하는 주민들….

중국 수도권의 관문으로 활기에 넘치던 톈진 직할시 빈하이 지역은 14일 거대한 재난영화 세트장과 같은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중국 정부는 사고 지역을 국가재난지구로 선포하고 수습에 안간힘을 쏟아부었다. 톈진은 물론 인근 베이징 허베이성의 소방대원과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특수부대원까지 투입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고 현장에선 검은 연기가 계속 피어올랐다.

기자가 접근한 사고 밖 700여m 지점에선 바람이 불 때마다 매캐한 냄새가 느껴졌다. 큰 불길은 잡았지만 이곳저곳으로 옮겨붙은 잔불길을 완전하게 진압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이 때문에 2차 폭발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톈진항 인근의 물류기지에는 사고가 난 루이하이 물류창고 이외에도 위험물질을 저장하고 있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방재 당국은 인근 수㎞ 이내의 아파트 주민 6000여 명을 모두 대피시켰다. 또 필수 구조인원과 자원봉사자를 제외한 사람과 자동차의 접근을 수㎞ 밖에서부터 통제했다. 사고 현장 1.8㎞ 지점의 고층아파트 진이란완 주민 리보샤(27)는 "사고 발생 순간 지진이 난 줄 알고 집을 뛰쳐나왔다가 그 길로 친척집으로 가 출퇴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3㎞ 거리의 상가 요우이밍두는 1층의 커피 가게를 제외한 모든 점포가 문을 걸어 잠갔다.

대형 컨테이너 트럭이 질주하던 거리는 차량 통제로 매우 한산했다. 길가에 주차된 트럭의 앞유리도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차량 통제된 대로를 드문드문 지나가는 행인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사고 현장의 유독성 물질이 연기를 타고 이미 외부로 유출됐다는 소문이 퍼진 까닭이었다. 중국 당국은 공기 중에서 아무런 유독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인근 하천에서 시안화칼륨 즉 청산가리가 검출됐다는 중국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왔다. 관영 중국 중앙TV(CC-TV) 기자는 "3분 정도 사고 현장 부근에 서 있었는데 피부가 가렵고 아프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명피해 규모도 늘어나 사망자는 14일 오후 현재 56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엔 소방대원 21명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18세 소방대원의 희생 소식이 이날 확인되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현재 721명이 입원 중이며 이 가운데 58명은 중상자다. 소방대원들의 피해가 컸던 것은 처음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진화를 위해 현장에 출동한 순간 대형 폭발이 30초 간격으로 두 차례 일어났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는 "화재 진화용으로 뿌린 물이 창고에 있던 탄화칼슘과 반응해 폭발이 일어났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인명피해 외에 경제적 손실도 막대하다. 중국 수도권의 관문으로 물동량 세계 4위 규모인 톈진 항구의 기능이 상당 기간 정지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곳을 수출 기지로 활용해 온 한국 기업의 손실도 예상된다. 피해 현황을 조사 중인 이무근 톈진 한국상회 회장은 "사고 현장 접근이 어려워 정확한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톈진항에 적재 중이던 현대자동차 4000대가 거의 손실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현대차 측은 1600억원가량의 손실이 일어났지만 전액 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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