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신화통신> "아베의 희석된 사과는 진정성 시험에서 불합격"

해외 언론·외교전문가 반응
중국 교수 "아베, 전쟁 피해국 모욕"
WP "사죄라는 말 명쾌하게 안 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아베 총리의 희석된 사과는 진정성 시험에서 불합격했다"고 평가했다. 외교 전문가들도 담화의 진정성을 의심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에 대해 논평을 내고 "아베의 희석된 사과(watered-down apology)는 '진정성 시험'(sincerity test)에서 불합격(fails)했다"고 비판했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아베 총리가 담화 중 '이미 과거에 참회와 사죄를 했다'는 표현을 썼다"고 논평 없이 전했다. 이 신문은 이어 "담화는 또 일본 내각은 여전히 역사를 거울삼아 공포의 전쟁을 하지 않으며 동시에 과거 전사자들에게 애도를 표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신화통신은 "아베 총리가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회고하는 방법으로 간접적으로 반성과 사죄를 표시했으며 전후 출생한 일본인들은 사죄의 숙명을 짊어질 필요가 없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봉황망은 담화가 끝난 뒤 방송한 대담 프로그램에서 "아베 총리의 담화내용이 향후 한중일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아베 총리가 일본이 전후에 성공적으로 국제사회에 복귀하도록 도움을 준 모든 국가에 충심으로 감사를 표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신문망은 "아베가 '사죄'라는 말은 사용했지만 침략이라는 말을 분명하게 거론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참고소식망도 미국 워싱턴포스트 보도 등을 인용해 "아키히토 일본 국왕이 아베의 일방적인 우경화에 상당한 불만을 갖고 있으며 8월15일 패전일을 맞아 자신의 의견을 발표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진찬룽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중국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불만이다. 중국인들은 아베 총리가 명확하게 과거 일본의 잘못을 반성하길 바랐다. 그러나 사죄를 과거형으로 하는 모호한 방법을 이용해 넘어갔다. 이는 중국은 물론 한국과 동남아 국가 등 2차 세계대전 당시 피해국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외신들은 아베 총리가 '전후세대는 더 이상 사죄할 필요 없다'고 발언한 것에 주목했다. AFP통신은 "아베 총리가 '아이들이 전쟁에 사죄하도록 운명 지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도쿄발 기사를 통해 "아베 총리는 역대 총리가 해 왔던 '사죄'를 명쾌하게 반복하는 걸 피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아베는 지지층인 민족주의자(nationalist)를 계속 자신의 편에 두는 동시에 관계개선을 시도 중인 중국이 화나지 않게끔 하려 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워싱턴=최형규.김현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