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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미니 아가씨들 "쉘 위 댄스"…'밤샘 클럽' 젊은이들 불야성

빗장 풀린 쿠바를 가다<9> 후끈한 밤 문화

새벽 1시부터 피크타임
춤 매개로 청춘들 짝짓기
거리의 여성이 60~70%
불법에도 매춘 단속 안해


"같이 춤출래요?"

당황스럽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른다. 얼굴과 몸매 모두 완벽한 초미니 원피스 차림의 아가씨들이 손을 잡아끈다.

'쿠바의 강남'격인 미라마르의 최고급 나이트클럽. 민박집 주인 후안 카를로스(28)가 "진짜 아바나의 밤을 보여주겠다"며 데려간 곳이었다. 관광객을 위한 곳이 아니라 쿠바 젊은이들이 노는 클럽이라고 했다.



클럽엔 식사를 할 수 있는 야외 카페가 같이 붙어있다. 밤 11시 야외 카페에는 남성보다 여성이 배는 더 많았다. 클럽 입장 전에 야외카페에 앉아 맥주 한잔을 마시는 사이에만 4~5명의 아가씨들이 '댄스 요청'을 해왔다. 유일한 동양인 손님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했다. "후안 내가 이렇게 인기있는 남자인지 몰랐어."

후안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고는 '폭발적인 인기'의 이유를 차차 설명해주겠다 했다.

클럽 내부로 들어섰다. 비트강한 음악이 귀를 때렸고 손님들이 뿌린 향수와 땀냄새가 뒤섞여 코를 자극했다. 손님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평일이라 그런가 했더니 "대부분의 아바나 클럽 피크 타임은 새벽 1시부터"란다.

후안 말대로 1시는 클럽이 변신하는 시간이었다. 어느새 발디딜 틈 없을 정도로 손님으로 꽉 들어찼고 무대에 라이브 밴드가 올라서자 내부는 후끈 달아올랐다. 빠른 비트 전주에 'La te olvide'라는 인기 곡이 연주되자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일어서서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춤은 아주 관능적이다.

"쿠바인 중 살사를 못 추는 사람은 거의 없어. 공짜로 배울 수 있거든. 쿠바의 춤은 추는 게 아니라 우리 핏속에 흐르는 유전자야."

후안도 살사 강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그의 설명대로 여성들의 골반은 음악 속에서 흘렀다. 자연스러운 춤을 매개로 청춘들의 짝짓기도 자연스러웠다. 사람들이 많아 몸과 몸 사이 공간은 없어 춤은 모두 밀착됐다.

자리에 앉아 넋 놓고 지켜보는데 또 아가씨들이 덤벼든다. 후안은 그들을 거절하기 바빴다. '왜 쫓느냐'고 투덜거렸더니 그제야 인기의 실체를 설명했다.

"이 클럽에 오는 아가씨는 두 종류야. 넉넉한 집안 딸이거나 히네테라(jinetera)지."

히네테라는 '거리의 여성'을 뜻한다. 후안에 따르면 클럽에 오는 여성의 60~70%가 히네테라라고 했다. 화대는 80~100달러라고 한다. 쿠바인 평균 월급이 20달러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거액인 셈이다.

'신참 히네테라'는 50달러를 부른다고 했다. 포주들이 아가씨가 상품성이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낮은 가격을 매기기 때문이다.

"매춘은 불법인데도 경찰이 단속을 안해. 포주들한테 뇌물을 받거든. 5년 전만해도 히네테라가 이렇게까지 많지 않았는데 점점 더 많아져. 쉽게 큰 돈을 버니까. 슬픈 일이지."

설명을 듣는 중에 한 아가씨가 다짜고짜 옆에 앉았다. '이젠 안 속는다' 싶었는데 영어가 유창하다. 후안의 동네 친구 엘레나다. '꼬레아노(한국인)'라는 내 소개에 클럽 음악만큼이나 크게 비명을 지른다. 한류 팬이란다. "안녀하쎄요~" 인사까지 한다. 인기있다고 착각했던 구겨진 자존심은 한류 덕분에 다소 회복됐다.

음악은 단 1초도 쉼없이 말 그대로 밤새도록 계속됐다. 클럽이 끝난 시간은 새벽 6시다. 아바나에서 마지막 밤은 잠들지 못했고 유난히 더웠다.

글.사진=정구현 기자

- 더 많은 쿠바 취재 현장 사진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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