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철 (서북미 문인협회)
강물로 흐르면서나, 한 방울씩 흘린 땀 강물로 흐르면서
목마른 풀잎을 안아주지 못한 까닭은
절벽 앞에서 절망을 버리지 않은 죄를
끝내 죄로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 도랑물로 흐르다 돌계단을 넘을 때는
낯익은 얼굴이 모여 귀는 많아도
우짖는 돌들의 아픔을 듣지 못한 모난 돌은
생명이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나, 산허리 휘돌면서
메마른 숲의 눈길을 뿌리친 것은
낮은 바닥에 이르기만 하면 별이 쏟아져
빛이 되리라는 허망이 허점인 줄 몰랐기 때문이다
스쳐온 이 땅과 언젠가 가야 할 하늘이
위 아래가 없는 날
왔던 길로 되돌아가면서
나,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멍든 자국들에게 이슬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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