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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 어게인 만에 펼쳐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을

마지막 개척지 알래스카 여행기 -마지막 회

스워드(Seward) 기차여행

넷째 날 어느덧 여행도 막바지에 이르며 마지막 여행 옵션인 ‘스워드’기차여행을 하는 날이다. 드디어 날씨는 청정지역 하늘 답게 눈이 부시도록 푸른 하늘에 마지막 여름의 태양빛이 쏟아진다. 입추도 지나고 처서도 지나서인지 스워드로 가는 길목은 초가을 느낌이 물씬 풍긴다. 스워드 기차 여행을 위해 관광버스로 스워드 남쪽 고속도로를 따라 2시간 30분 정도를 가야한다. 스워드까지 이동을 하면서 여러 관광지를 경유 했다.

먼저 ‘포터머쉬’라고 불리는 철새도래지에 갔다. 정식명은 ‘앵커리지 코스탈 와일드 라이프 리푸즈’이다. 이 곳은 봄, 가을 철새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가 되는 매우 중요한 장소로서 1976년에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지정되었으며, 4월 말에서 5월 초 15,000에이커나 되는 이 곳에 130여 종 이상의 새들이 날아와 서식한다. 드 넓은 슾지가 마치 한국 순천만 같다는 생각을 하며 또 다시 관광버스를 타고 스워드를 향해 출발했다. 창 밖으로 쏟아지는 햇살에 비친 턴어게인 만을 감상하며 가다보면 ‘거드우드’라는 마을이 나타난다. 이 곳에는 세계적인 스키 행사가 열려 많은 스키어들이 방문한다는 유명 스키 리조트가 있다. 웅장한 스키장이 위치한 알리에스카 트램을 탑승하고 해발 2천3백피트까지 올라가면 턴어게인만이 내려다보이는 절경이 보인다. 이 곳 리조트는 5월초까지 오픈하는 북미 유일 스키 리조트다. 우리 일행은 트레일을 따라 잠시 30분 정도 트레킹을 하고, 산 중턱에 걸친 구름 사이로 비친 무지개 인사를 받으며 땀을 식힌후 스워드 항으로 출발했다.
스워드는 아주 예쁜 항구도시이다. 수많은 관광객들을 실어 나르는 크루즈 선들과 수 백 척의 요트들이 정박해 있다. 주민들이 잡아 올린 월척들을 관광객들에게 사진 찍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하기도 하는데 그 자리에서 생선을 손질 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배경과 더불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기차를 타기 전 태고의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푸른 육지 ‘엑시트 글래셔’ 대 빙하와 만년설을 눈 앞에 펼쳐져 있는 거대한 산맥을 가까이 다가가 감상하고 드디어 관광기차를 탔다. 지하철만 타봤던 아들 녀석은 생전 처음으로 타본 기차에 마냥 신기해 한다. 나 역시 젊은 시절 무궁화 호를 타고 가평으로 놀러 갔던 생각이 떠오르며 얼마 만에 하는 기차여행인지 감회가 새롭다. 기차는 일반석과 특등석으로 나뉘는데 특등석은 파노라마 통 유리로 되어있어 시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구간구간 마다 설명해주는 안내원과 칵테일 등 음료서비스 하는 바텐더 모두 앳된 모습의 학생들로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 이었다. 4시간 동안 원시림과 웅장한 협곡 사이와 끝없이 펼쳐지는 ‘쿡 베이’를 지난다. 쿡 베이는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이 발견한 곳이기도 한데 뻘에 빠져 전진하지 못하자 턴 어게인을 외쳐 ‘턴 어게인 베이(Turn again bay)’ 라고도 한다. 제임스 쿡 동상은 영국이 아닌 노르웨이와 알래스카에 세워져 있다는 게 의아하다. 기차길은 버스를 타고 바라 본 풍경과는 또 다른 분위기로 더욱 기분을 들 뜨게 하는 매력이 있다. 기차에서 저녁식사를 하는데 붉게 타오르는 노을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숨막힐듯한 아름다운 광경은 지금까지 본 노을 중에 최고였다. 셍뗵쥐빼리가 본 노을도 이렇게 아름다웠겠지? 갑자기 어린왕자가 생각나며 벅차 오르는 감격에 눈물이 난다. 이 아름다운 광경을 함께 보지 못한 가족들이 생각나 아쉬움 속에도 새삼 나의 삶이 감사해지고 남은 생에 더 많이 사랑해야 할 의무감 마져 생겨 나기도 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아름다운 여행으로 이끌어 준 이 관광열차가 한국 기업 대우에서 만들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이렇게 아름다운 기차여행은 타오르는 붉은 노을이 검은 빛으로 바뀌면서 다시 앵커리지 역에 도착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알래스카 앵커리지(Anchorage)

드디어 여행 마지막 날이다. 한국식당에서 먹은 아침으로 칠첩반상과 함께 우거지 조개탕과 육개장을 먹었는데 그 감동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이래서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이 있나보다. 여행은 볼거리 먹을거리가 모두 충족되어야 제대로 된 여행이라 할 수 있겠다. 사람의 기억을 오래 지배하는 것은 때로는 시각보다 후각이나 미각이 더욱 강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지막 날 먹은 우거지 조개탕은 이번 여행의 추억을 더욱 진하게 만들어 줄 것 같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일정으로 아쉬움을 달래며 첫 도착지이자 출발지인 앵커리지 시내 관광을 했다. 알래스카에는 한인이 칠천 명에서 만 명 정도가 산다고 한다. 대부분 앵커리지에서 많이 살지만 원주민들이 모여 사는 빌리지에서 음식점이나 택시운전 등 다양한 업종에서 활약을 하고 있다. 한국인의 근면 성실함은 최고인것 같다. 알래스카는 일년이상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정착지원으로 해 마다 개인당 지원금을 지급하는 유일한 주이다. 앵커리지는 1964년 대지진으로 인해 오래된 전통건물은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알래스카 대지진은 3월 27일 금요일 오후 5시 36분 시작했다. 남중부의 알래스카를 가로지르며 땅을 갈라 건물이 무너지고, 조수 파도가 약 131명을 곧장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이 알래스카 지진은 굿 프라이데이 지진이라고도 불린다. 그 이유는 지진이 기독교인들이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힌 사건을 기념하는 성 금요일(Good Friday)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거의 5분 동안 지속된 지진은 미국과 북미 역사에 있어 가장 강력하게 기록된 지진이었고, 지진계에 의해 측정된 두번째로 강력한 지진이었다. 순간 진도 9.2였고 리히터 스케일에 8.4로 기재되었다. 알래스카의 해안선과 알류산 열도일대는 1899년 부터 1989년 사이에도 진도 7도 이상의 지진이 70회 일어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근교 공항 북쪽에 인접한 바닷가에는 지진 공원과 캡틴 쿡 동상이 있는 캡틴 쿡공원, 하루에 평균 230여 회의 이착륙을 하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바쁜 경비행기장인 레이크 후드가 있다.앵커리지 시내에는 방문자 안내센터가 있어 시내관광을 위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앵커리지 역사 박물관에는 현대 미술 전시실과 부족마다 다른 생활모습과 원주민들의 생활문화를 잘 설명해 주는 전시실과 아이들이 좋아 할 과학 체험관 등이 있다. 박물관 견학을 끝으로 알래스카의 5박6일의 일정은 끝이 났다. 서둘러 기념품을 고르며 이번 여행이 오랫동안 추억으로 간직되어지길 바라며 사랑하는 아들과 시애틀 공항으로 돌아왔다.

여행은 돌아올 이유를 찾기위해 떠난다고 했던가 ? 모든 것은 제 자리에 있었고 여전히 시간은 흐르고 이렇게 또 다시 반복되는 일상 속으로 돌아왔다.역시 집 나가면 고생이고 내 집이 가장 편하다고 말 하면서도 조금은 달라진 나를 발견하며 결국은 새로운 여행을 꿈 꾸며 힘 차게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들 처럼 오늘 하루를 살아 갈 것이다. 아직은 새로운 도전에 가슴이 떨리는 나이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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