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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첫 승 제임스 한 부모 한병일·소피아 한씨

“내 꿈까지 이뤄준 아들 자랑스러워”

“대회 마치고 제임스가 전화해서 ‘아빠 나 챔피언 먹었어, 나 잘했지’라고 하더라구요. 정말 잘했다고 했어요. 내 꿈까지 이뤄준 둘째 아들이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러워요.”

지난 22일 끝난 PGA투어 노던 트러스트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제임스 한(34·한재웅)의 아버지 한병일씨와 어머니 소피아 한씨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2살때 이민 온 제임스가 줄곧 자란 알라메다 자택에서 만난 부부는 인터뷰 도중에도 계속 걸려오는 축하전화에 응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원인 없는 결과 없듯이 제임스의 PGA 우승 뒤에는 골프를 워낙 좋아하는 한씨 부부가 있었다.



1980년대 “골프가 좋아서” 기존의 무역업을 접고 알라메다에 소재한 골프 연습장을 인수, 부부가 즐기며 운영을 시작했다.

한창때 아버지 한씨의 핸디는 3, 어머니는 5를 기록할 정도였다. 어머니 한씨는 미주 한인 체전에 샌프란시스코 대표로 출전, 수차례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4살이던 제임스도 이 때 처음 골프와 만났다. 한살 터울인 형 탐(35·한태호)과 함께 골프 연습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먼저 두각을 나타낸 건 탐이었다. 7살에 첫 출전한 북가주 주니어 토너먼트에서 2~3살 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하더니 이후 상을 휩쓸기 시작했고 이런 형을 따라다니며 제임스는 차분히 실력을 쌓았다.

형이 떠난 주니어 토너먼트는 곧 제임스의 독무대가 됐다.

아직도 북가주 주니어 토너먼트 최다 우승 기록은 제임스가 가지고 있다.

UC버클리 대표 선수로도 활약하며 각광을 받았지만 2003년 프로데뷔 이후 주춤하면서 전직을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부동산 에이전트, 노드스트롬 백화점 구두 판매원 등도 해 봤지만 결국 자신이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골프계로 돌아왔다.

어머니 소피아 한씨는 “독립심이 강한 제임스가 힘들어 하면서도 부모의 도움을 거절할 때 가장 안타까웠었는데, 그걸 극복한게 오늘에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 한씨는 “한국의 일부 언론에서는 제임스가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 구두판매원, 심지어는 트럭 운전까지 했다고 나왔던데 너무 오버하는 것 같아 살짝 기분이 상하기도 했다”며 계면쩍게 웃었다.

한씨 부부는 제임스가 UC버클리 동기로 7년간 사귀어 오던 이탈리아계 스테파니씨와 결혼을 하면서 안정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엔 한국 여자 아니면 안된다고 했지요. 근데 자식 이기는 부모가 어디 있어요. 아들 잘 보필해 PGA에 진출, 우승하게 했고 다음달이면 첫 손녀도 안겨줄 며느리가 지금은 너무 사랑스러워요.”

골프채를 잡은 후 스윙코치 없이 선수 생활을 해온 제임스에게 아버지는 유일한 지도자였다.

“지난주 페블비치에서 열린 AT&T 프로암 대회에 갔더니 퍼터를 바꿨는데 예전보다 훨씬 퍼팅이 좋더라구요. 그래서 퍼터 바꾸지 말라 그랬지. 그 퍼터로 이번에 우승했잖아.”

껄껄껄 웃는 아버지 한씨는 “아들이 정상에 섰다고 자만하지 말고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자세를 견지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최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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