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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오프라인 매장이 살아남는 길

샤워기 호스에서 물이 샜다. 니켈 재질의 호스였지만 건축자재 및 주택 용품 판매 전국 체인 홈디포와 로우스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홈디포 매장을 방문했다. 직원에게 물어서 찾아간 곳에는 플라스틱 재질의 호스뿐이었다.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로우스 매장을 찾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할 수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이 업체들의 웹사이트에 접속했다. 찾는 물건이 있어서 기뻤다. 해당 페이지를 찬찬히 읽어보니 오프라인 매장에는 없으니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원하는 매장에 갖다 놓을 테니 픽업하라는 내용이었다.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하루 기다려서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아가라는 것이다.

'이럴 바엔 아마존에서 사면 집까지 배달해주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존에서 해당 제품을 주문하니 집 문 앞까지 갖다 주는데 2일, 가격은 되레 더 쌌다. 결국 아마존에서 물건을 사고 집에서 편하게 받아서 설치했다. 호스를 끼우면서 “처음부터 아마존에서 찾을 걸”이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씁쓸했다.

아마존의 거침없는 성장세에 굵직굵직한 오프라인 기업들이 나가떨어지고 있다. 올해만 파산 및 파산 보호 신청을 한 대형업체 수가 19개에 달한다. 한인 대형 의류업체 포에버21을 포함해서 말이다.

이렇게 무너져 가는 오프라인 업체를 구하는 방법은 정말 없는 걸까. 일단 주요 소비자층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현재 주요 생산 및 소비층은 바로 밀레니얼 세대(Y세대)이며 Z세대가 급부상 중이다. 대형회계법인 KPMG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옷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소비자다.

즉, 대량생산된 저렴하고 똑같은 옷보단 내 개성을 보여주는 나만의 옷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런 특성만 미리 알아차렸어도 포에버21이 파산까지 내몰리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는 게 업계의 말이다.

소품종 대량 생산하는 패스트패션보다 다품종 소량 생산해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또 오프라인보다 밀레니얼 세대의 주요 소통 및 유통 채널이 된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쇼핑몰을 충분히 활용했다면 포에버21의 신화는 쉽게 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 관계자는 지적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다른 특성은 경험을 중요시한다는 점이다. 이 경험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이 유리하다. 한국의 라인과 카카오 스토어는 단순히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가 아니다. 이들의 한국 플래그십 스토어의 구조는 1층과 2층에서는 캐릭터 관련 상품을 판매하고 3층은 카페로 구성돼 있다. 또 내부에는 소셜미디어를 일기장 쓰듯 사용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 물건을 판매한다기보다 체험을 통해 즐거움을 판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들어 온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 매장에 방문하면 고객들이 쉽게 써보고 이를 닦아낼 수 있도록 하는 세안 및 세수 시설이 마련돼 있다. 이것도 고객들이 체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게 한 업체의 전략이다.

한 유통 전문가는 “매장의 기능이 상품 전시와 판매보단 상품을 체험하거나 직·간접적으로 즐거움(fun)을 경험할 수 있어야 고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며 “오프라인으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온라인 판매와 소셜미디어를 강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진성철 /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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