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섣달그믐과 까치설
'1일, 2일 3일…’과 같이 숫자로 날짜를 표기하는 게 익숙해지다 보니 ‘초하루, 초이레, 그믐’ 등과 같은 단어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섣달’은 음력으로 한 해의 맨 끝 달을 의미하고 ‘그믐’은 음력으로 그달의 마지막 날을 뜻하니, ‘섣달그믐’은 음력으로 한 해의 마지막 날을 가리킨다.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뜻하는 단어는 또 있다.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설이면 쉽게 들을 수 있는 동요에 등장하는 ‘까치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노래의 지은이가 지어낸 단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까치설’은 표준어로, 사전에 등재돼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까치설'은 설날의 전날, 곧 섣달 그믐날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돼 있다. 그렇다면 왜 설날 하루 전날을 ‘까치설’이라고 부르게 됐을까.
'한국 문화 상징 사전'에 따르면 '까치설'은 '아치설'에서 왔다는 설(說)이 가장 유력하다. 설 하루 앞의 날, 즉 섣달 그믐날을 '작은설'이라 한다. 지방에 따라 '작은'을 뜻하는 순우리말 '아치'에 '설'을 붙여 '아치설'로 불렀다. 후에 '작은'의 뜻으로 '아치'가 쓰이지 않으면서 점점 사라지다가 발음이 비슷한 '까치설'로 불리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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