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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엇박자 내는 ‘코로나 지원 외교’

세계 최대 부국 미국을 최대 피해국으로 만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역설에 세계 의료·바이오 업체는 때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한국의 의료 진단기기 업체도 마찬가지다. 오상 헬스케어와 솔젠트를 포함해 국내 4개 업체가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직접 공급 계약을 맺고 수출길을 열었다. 랩지노믹스(메릴랜드)·씨젠(LA) 등 주 정부와 시 정부에 진단키트를 수출한 기업도 많다.

8일까지 미국민 200만명 이상 진단을 받고 이중 확진자가 43만명(사망 1만4800명)을 넘은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검사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호재에 국내 진단키트 생산업체의 주가도 들썩인다.

우리 외교부도 대량 검사정책으로 조기에 확산을 차단한 ‘K 방역’ 홍보 차원에서 진단키트 수출에 발 벗고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 의료장비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뒤 한·미 실무협의를 갖고 식품의약청(FDA) 긴급 사용승인 문제는 물론 FEMA 조달 계약까지 챙기고 있다. 매일 브리핑을 통해 진단키트 수출 진척상황을 발표하는 것도 외교부다. 때론 시장 공시보다 빠르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지원(또는 수출) 노력을 고마워하느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중국과 러시아가 엄청난 양의 멋진 의료물품을 보냈다”며 감사 표시를 했지만, 한국에는 겉치레 인사도 한 적 없다. 거꾸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검사를 했고, 미국 검사 장비가 가장 우수하다”고 했다.



FDA도 자국 진단키트 31개를 승인하는 동안 정상통화를 한 지 2주가 넘도록 긴급 사용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다. 국무부도 신종 코로나 대응과정에서 한국의 지원 내역을 문의한 데 답을 하지 않았다. 진단키트 수출 외에 우리가 지원한 게 없기 때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유럽 같은 선진국에 인도적 지원은 하지 않는다”며 “마스크나 인공호흡기 같은 다른 의료장비는 국내 수요를 충당하기에 여유가 없기 때문에 수출도 제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도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회장이나 차이충신 부회장 같은 민간 차원 원조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의료장비 지원에 관한 질문에 역정을 내며 1단계 무역합의 이행 얘기를 꺼냈다. “중국이 우리를 도울 때”라며 “2500억 달러 규모의 미 농산물·공산품 구매 약속을 이행하는지 지켜보겠다”라고 했다. 지난 1일 방위비 분담협정(SMA) 합의가 무산된 것처럼 지나친 수출 홍보가 독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정효식 / 워싱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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