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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만나야 할 사람

우리는 한평생을 살아가면서 참으로 많은 사람을 만난다. 남을 가르치거나 지도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은 평생 동안 수만 명, 혹은 수 십만 명의 사람을 만난다. 이런 만남을 통해 인간은 많은 것을 배우고 정보를 교환하며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평생동안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고 대개는 가족이나 친지 등 많은 사람들과 만나 공동체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삶 속에서 서로 사랑하면서 미워하기도 하고 미워하다가 사랑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살아가는 것은 이런 만남을 통해 지식을 넓히려고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한평생을 살다 보면 꼭 만나야 할 사람을 자주 못 만나고 세상을 하직하는 경우가 많다. 멀리 떨어져 살거나 사정이 여의치 못해 마음뿐이지 만날 수가 없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꼭 만나야 할 사람을 어른이 되고 나서 죽기 전에 열 번을 만나기가 어렵다고 한다.

이민생활을 하다 보면 60살 전까지는 먹고 살기 위해 너무 바빠서 자신을 뒤돌아볼 겨를도 없다. 아이들이 다 자라서 학업을 마치고 나면 60줄에 접어드는데 이때부터 시간의 여유가 좀 있으나 옛 스승이나 은혜를 입은 사람들은 이미 이 세상을 떠났다. 아무리 바빠도 진작 찾아볼 걸…? 후회하지만 이미 시간은 그런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참으로 빠른 것이 세월이고 허무한 것이 세월이라고 하더니…! 우리 나이쯤 되면 정작 꼭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고 가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꼭 만나야 할 사람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바로 ‘나 자신’이다. 지금까지 기나긴 세월을 앞만 바라보고 살아온 나. 옆에 누가 따라붙을까 고심하며 열심히 달려온 나. 앞만 바라보고 살다가 막상 내 자아는 어디 있는지조차 모르고 살아온 나. 여태까지는 주위만 바라보고 살았으니 이제부터는 ‘참나’를 바라보고 만나면서 살아야 하는데…

내 자아와 만나려면 먼저 성급한 마음의 속도를 늦춰야 한다. 그리고 조용히 묵상하면서 홀로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시간은 나홀로 반성하는 시간이고 내 인생을 생각하는 시간이고 또한 꿈꾸며 내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펴는 시간이다. 절대자 하나님과 독대하여 내 영혼에 드리워진 삶의 무거운 짐들을 다 내려놓고 고뇌의 먼지들을 털어낸 다음에 그분과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그분과 단 둘이 이야기를 하다 보면 내 자아를 숨김 없이 드러내 놓을 수밖에 없다. 거짓과 가식으로 겹겹이 싸인 자아를 발견하고 부끄러워 몸들 바를 모른다. 그리고 그 순간 통회의 눈물을 흘리며 회개하는 자아를 발견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이 가는 길을 그저 생각 없이 분주하게 함께 따라 달려왔고 또 그래야만 되는 것으로 알았다. 많은 사람들이 간 길이지만 그 길이 반드시 최고의 길이 아닐 수도 있는데 우리는 그냥 따라 걸었다.

앞에 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등판만 바라보고 걷다가 막다른 골목이나 벼랑 끝에 설 수도 있는데… 그냥 맹목적으로 따라 걸어왔다. 남의 길을 막연히 따라 걷다가 우리는 길을 잃고 방향을 잃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나는 요즘 꿈 속에서 아는 친구와 함께 어디를 가다가 길을 잃고 헤맨 적이 몇 번이나 된다.

또 어느 먼 곳에 차를 타고 가서 주차장에 차를 잘 주차했는데 일을 마치고 나와서 차를 찾지 못해 헤매다가 꿈을 깬 적도 있다. 이런 꿈들이 어쩌면 내 자아를 그대로 나타낸 것인지도 모른다. 꿈 속에서 길을 잃은 우리는 영혼의 깊은 밤을 지새우며 홀로 발버둥치다가 결국은 홀로 있는 시간을 통해 새로운 자아의 길을 발견한다. 우리는 이제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하고 홀로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신문이나 인터넷, 핸드폰 등을 다 버려 두고 그냥 몸 하나만 가지고 홀로 조용히 명상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보자. 그러면 거기서 내 자신과 만날 수가 있을 것이다. 그 홀로 있는 시간에는 아무도 접근할 수 없고 또 접근해서도 안된다. 오직 절대자 하나님만 면회를 할 수가 있다. 나와 내 자아와의 만남은 이런 곳이 아니면 이뤄지지 않는다. 이제부터는 내 자아와 자주 만나 친해지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어차피 영원을 향해 가는 길엔 내 자아와 그분 말고는 아무도 동행할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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