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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위기를 극복하는 사랑과 나눔의 힘

“오늘은 병원 당직이다. 솔직히 어떤 시간을 보낼지 불안하고 조금은 무섭다.”

미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면서 전국에서 매일 확진자와 사망자 뉴스가 쏟아지던 시기였다. 비상시를 대비해 매일 야간 당직자를 정해 근무하는 병원 시스템에 따라 이 친구는 이날 저녁 당직 근무를 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고 소셜 계정에 글을 올렸다.

그는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달라진 병원의 분위기를 전했다.

“동료들은 모두 사명감과 팀워크로 뭉쳤다. 함께 오늘 밤을 보낼 간호사들과 호흡요법사(Respiratory Therapists)들은 개인보호장비(PPE)를 기꺼이 나와 나누었다. 각자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집에서 준비해 일터에 갖고 온 마스크였다. 매일 미전역의 병원과 클리닉에서 부족함을 알리던 물품이었지만 이들은 아까워하지 않았다. 부족하지만 우리는 가진 것들을 서로 나누면서 이 어려운 시간을 이겨내자고 다짐했다.”



친구는 이어진 글에서 이번 사태로 많은 걸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가장 크게 깨달은 점은 ‘사랑과 나눔’이었다. 부족한 물품을 나누고 후원하고 격려하는 사랑의 나눔을 받으면서 그는 희망을 봤다고 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을 가장 먼저 현장에서 맞아 치료하는 의료진들의 좌절감과 낭패감은 정말 크다. 환자들로부터 감염될 확률이 높은 의료진들을 보호하는 마스크조차 충분하지 않은 현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치게 한다. 하지만 동료가 직접 바느질해 만든 천 마스크를 받으면서, 또 의료계의 어려움을 들은 친구들이 알음알음 모아서 기부해준 마스크 박스들을 보면서 모두 함께 힘을 낼 수 있었다.”

친구가 근무하는 병원은 평소에 기부나 후원이 많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역에서 오는 후원이 이어지고 있다. 의료용 마스크는 물론, 방호복과 수술복 등 의료용품을 후원하겠다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매일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간호사들과 의사 등 의료진들을 위해 음료수와 피자 등 음식을 후원하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내라”는 문자들과 메시지들이 일터로 향하는 무거운 마음을 덜어줬다고 했다. 지나가는 말이라도 “감사하다”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에너지가 생겼다고도 했다.

지난 주말 오랜만에 만난 이웃집 아르메니아계 간호사도 비슷한 말을 했다. “어떻게 지내고 있느냐”고 건넨 인사말에 이웃 간호사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생각에 처음으로 직업에 대해 생각해 봤다”며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의 격려와 인사말이 두려움을 이기게 한다. 그래서 계속 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 속에 담긴 힘이 크다는 걸 새삼 배운다. 미국의 교사이자 작가인 할 어번은 그가 쓴 책 ‘긍정적인 말 한마디’에서 말 한마디가 상대의 닫힌 마음을 열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고, 용기를 북돋워 준다고 썼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각자 힘든 환경이지만 긍정적인 말을 주고받으면서 활기와 에너지를 채우고 이 시간을 잘 보냈으면 좋겠다.

코로나19 사태는 지금까지 겪어 본 적이 없는 최악의 상황이다. 하지만 사랑과 나눔, 그리고 따뜻한 말 한마디는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극복하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다.


장연화 / 사회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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