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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모국어 지키기'로 독립운동했죠"

이웃 커뮤니티…리틀 방글라데시

국가명 의역하면 '태양의 후예'
파키스탄 지배서 47년전 독립
50여년 전부터 본격 이민러시
"방글라 분할 대다수 지지안해"
"한인타운 경제성장에 큰 도움"


모하메드 하산(22)은 LA에서 주경야독 중이다. 아버지 덕분으로 영주권을 받아 이민왔다. 늦은 오후부터 새벽까지 리커에서 일하고 아침이면 근처 LA커뮤니티칼리지에서 무료 영어 강의를 듣는다. 하지만 늘 새벽 일 때문에 피곤해 수업시간에 빠지기 일쑤다. 강의를 따라가기 벅차다. 영어가 아직 미숙해 자연스럽게 친구를 사귀기도 어렵다.

"방글라데시는 이슬람 국가라서 어머니가 여러 명이에요. 동생들도 많죠. 방글라데시에 있는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거기서 취직해도 미국의 1/10도 못 받아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고 이민 왔죠."

그는 복잡하고 불안한 모국의 정치 현실도 전했다. 하산은 "방글라데시도 총기 소지가 불법인데 정치인들은 가지고 다녀요. 민간인들을 쏘기도 하죠. 불안한 정세 때문에 많은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이민을 꿈꾸고 있죠."



방글라데시의 뿌리는 갠지스강 하류 벵골지방이다. 기원전 5세기 인도 왕조가 지배하다 불교국가를 거쳐 13세기 이슬람 왕조가 벵골 지역을 지배했다. 18세기 접어들면서 영국이 인도 대륙에 이어 벵골 지역까지 점령했다. 이어 인도가 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나면서 파키스탄으로 분류됐고 그 뒤 분리 독립 투쟁 끝에 1971년 방글라데시로 독립했다.

방글라데시는 독립국가의 근거를 고유어인 '벵갈리(Bengali)'에서 찾았다.

정유회사에서 일하는 히멜(35)은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우리의 언어에 대한 자긍심이 강하다"면서 "파키스탄 지배 아래 정치·경제적 차별을 받을 때 벵갈어 쓰기 운동으로 독립정신을 키웠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LA에서도 매년 2월 21일 '언어운동의 날' 행사가 열린다.

방글라데시는 의역하면 '태양의 후예'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태양의 신이란 뜻의 토착민 '봉가(Bonga)'와 산스크리트어로 '땅(desha)'에서 이름이 유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데샤의 파생어인 '데시(desh)'는 국가를 뜻한다. 국기는 녹색 대륙을 뜻하는 청록색바탕에 태양을 상징하는 붉고 커다란 원이 가운데 그려져 있다. 국토는 파드마 강과 히말라야에서 내려오는 브라마푸트라 강이 관통한다.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다. 이 때문에 주식은 얇고 긴 쌀인 비리야니와 생선이다. 이들 속담에 "방글라데시인은 쌀과 생선으로 만들어졌다"는 말이 있다. 독립 전 국가였던 파키스탄은 주로 빵을 먹는다.

방글라데시 인구는 1억 6000만 명으로 세계 8번째로 많다. 교육수준도 높다.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하는 방글라데시인 가운데 칼리지 이상 졸업자가 66%에 달한다.

미국 이민은 1960년대부터 본격화됐다. 30여 년 전 이민왔다는 무슬림 식당 사장 카스추리는 "나는 이슬람 문화 관련 전공 등 학사뿐만 아니라 석사까지 공부했다"며 웃으며 말했다. 이어 식탁에 앉아 쉬는 손님을 턱으로 가리키며 "저 친구도 석사졸업이야.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LA타임스도 읽고 세상 돌아가는 일을 잘 알아"라고 말했다.

한인과 자주 만나 가깝게 지내길 바라는 마음도 전해졌다. 방글라데시 영사관 알 마문 상업담당 영사는 "우리 집 근처에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다"며 "늘 친절하고 준법정신이 강해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높은 건물들을 보면서 문화적·경제적 힘이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닫는다"고 칭찬했다.

지난달 8일 열린 방글라데시 새해 축제인 '보이샤키 멜라(Boishakh Mela)'에서 만난 사업가 스와판 바하르는 "6월에 있었던 한인타운 분할안은 방글라데시계 주민 일부가 독단적으로 추진한 일이었다"며 "대부분은 모르고 있었거나 알았다해도 지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한인타운의 경제 성장으로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두 민족 간 화합을 기대했다.


황상호 기자 hwang.sangh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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