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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 미리 뽑으면 영구치 비뚤어져 부정교합 생긴다

10명 중 2명 치아 맹출장애

건강하고 고른 치아는 미(美)의 상징이다. 음식물을 씹는 치아는 영양 흡수와 신체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강한 치아가 평생 건강의 시금석으로 불리는 이유다. 살다보면 충치나 치주질환 못지않게 신경써야할 건 치아가 제대로 크지 못하는 맹출장애다. 맹출장애의 원인과 치료법을 소개한다.

박정렬 기자

김정미(45)씨는 올해 초 열세 살 딸을 데리고 치과를 찾았다. 오른쪽 송곳니가 빠진 뒤 1년 넘게 새로 나지 않아서였다.

3차원 CT로 치아를 촬영해 보니, 송곳니가 옆 치아 쪽으로 누워 자란 상태였다. 더 큰 문제는 왼쪽 송곳니였다. 송곳니인 줄 알았던 게 실은 모양이 비슷한 작은 어금니였던 것이다. 제때 나오지 못한 송곳니는 앞니 쪽으로 누워 자라며 치아 뿌리를 녹이고 있었다. 결국 딸은 건강한 앞니를 뽑아야 했다.



유치 충치 놔두면 맹출장애 확률 커

인간의 치아는 평생에 걸쳐 단 두 번 자란다. 생후 6개월~3세까지는 20개의 유치(젖니)가 나고, 5~6세쯤 유치가 빠지면서 28개(사랑니 제외)의 영구치가 자라난다. 모든 치아는 턱뼈에서 만들어져 일정한 순서에 따라 잇몸을 뚫고 나온다. 이를 '맹출'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시기에 치아가 잘못 자라거나 늦게 나는 경우가 있다. 정상적인 위치.시기에 치아가 나지 않는 것이다. 이른바 맹출장애다. 서울대치과병원 소아치과 장기택 교수는 "성인은 사랑니 매복이 흔하지만 성장기 소아.청소년은 여러 치아에서 맹출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맹출장애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전신질환이다. 유전질환, 갑상샘 기능저하증 등으로 맹출과 관련된 호르몬이 변화하면 맹출장애가 발생한다.

둘째로는 치아 자체나 주변 조직으로 인한 맹출장애다. 치아가 엉뚱한 방향으로 나거나 나올 자리를 잔존 유치나 잇몸 등 장애물이 막는 경우에 생긴다.

셋째는 잘못된 유치 관리다. 충치를 방치하거나 성급하게 뽑다간 맹출장애가 생길 수 있다. 일산사과나무치과병원 김동현(교정과) 원장은 "영구치는 유치 뿌리를 녹이며 자란다.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하는데, 유치가 일찍 뽑히면 영구치 방향이 틀어지기 쉽고 자라는 동안 치아가 나올 공간이 막히기도 한다"고 말했다.

장기택 교수는 "유치가 강한 충격을 받거나 충치로 인한 염증이 치배(치아의 씨앗)의 위치를 바꿔 치아가 잘못 나오게 된다"고 덧붙였다.

부정교합, 치아 상실 원인

맹출장애는 단순히 치아 하나의 문제로 그치지 않는다. 주변 치아나 조직이 도미노처럼 악영향을 받는다. 충치나 치주질환이 생기기 쉬울 뿐만 아니라 턱관절질환, 소화불량, 영양부족으로 이어져 전신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맹출장애로 인한 가장 큰 문제는 부정교합이다. 치아가 없어 틈이 벌어지거나(공극치열), 거꾸로 덧니가 생겨 치열이 삐뚤어지고 들쭉날쭉하게 변한다. 앞니의 맹출장애는 뻐드렁니(상악전돌), 주걱턱(앞니반대교합), 앞니가 물리지 않는 개방교합, 토끼처럼 윗니가 길게 자라는 과개교합을 유발해 얼굴 모양을 변화시킨다.

다음으로는 치아와 조직 손상이다. 치근 흡수가 대표적이다. 장기택 교수는 "맹출장애를 방치하면 가까운 치아의 뿌리를 흡수해 결국 여러 치아가 빠지게 된다. 자라지 못한 치배가 물혹으로 바뀌어 감염과 연관통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동현 원장은 "자칫 방치하다간 주변 치아 손상이 악화돼 치료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성인에게 흔한 매복 사랑니는 맹출 공간이 정해져 있고, 맹출 시간이 짧아 이런 문제가 덜한 편이다. 단 통증이 심하거나, 사랑니의 씹는 부위가 옆 어금니와 맞닿는다면 충치가 생기기 쉬우므로 아예 뽑는 편이 낫다.

초등학교 때 정기적인 검진 중요

맹출장애는 빨리 치료할수록 효과가 크다. 맹출장애는 대부분 통증이 없고, 턱뼈 안에서 진행돼 겉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좌우 치아의 성장 시기가 6개월 넘게 차이 나면 시기에 상관없이 치과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맹출장애가 어느 정도 진행됐다면 외과적 노출술로 치아를 바깥으로 드러나게 한 후 최대한 빨리 교정치료를 하도록 전문가들은 권한다. 김동현 원장은 "성인과 달리 유치가 남은 소아.청소년은 일반 교정장치 대신 영구치를 최대한 활용하는 특수 교정장치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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