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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을 무사히 살았으니 지금 나는 행복하다"

생각의 변화로 명절 우울증 극복
"다들 행복한데 왜 나만?" 비교 금물

지금, 여기에 있을 수 있는 '나'에 감사
행복은 감사할 때 생기는 감정이기 때문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완성된 상태 두고 희망 갖는 게 중요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과 대조적으로 "나는 왜 그런 기분이 안들지?"하는 명절 우울증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이번에 사고의 대전환을 해보라는 것이 정신과 전문의의 조언이다. 요즘 정신과에서는 '문제'보다는 환자가 기쁨을 회복할 수 있는 '행복 이론'에 더 초점을 둔다. 명절 우울증을 '행복한 명절'로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을 조만철, 수잔 정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들어 보았다.

-사고의 대전환이란 뭔가.

(조) "똑같은 하루인데 유달리 한해를 보내는 이 시점의 하루가 우울해지는 이유는 지난 한해를 두고 결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자기 칭찬이 아닌 질책 내지는 후회를 주로 하는데 매년 해오던 이 방법을 180도로 바꾸어 보라는 것이다. 후회는 지난 일년의 시간과 함께 떠나 보내고 대신 일년을 무사히 살아내고 새해를 맞이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대견해 하면 나를 감사할 수 있다."



(정) "요즘 정신과에서 강조하는 '행복의 이론'이 환자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보다는 이 환자에게 어떻게 하면 지금, 이 상태에서 '나는 행복하다'는 감정을 회복시켜 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우리의 감정 중에서 '행복감'은 '얼마나 감사할 줄 아느냐'에 따라 느낄 수 있다. 감사를 못하면 행복도 못 느낀다. 환자들에게 '감사 일기(diary of gratitude)'를 치료 방법의 하나로 쓰라고 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스스로 행복하지 못하다고 믿는 사람들도 하루 24시간 중에 감사할 것이 반드시 있다. 이것을 인식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행복을 느끼는 정도가 달라진다. 얼마나 감사할 줄 아느냐가 바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기준이란 뜻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조) "표현해야 한다. 그래야 내 안에 있는 행복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 확실한 '내 것, 내 감정'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기분이 좋으면(혹은 기분이 좋은 것 같으면) 그 기분을 사람들에게 많이 웃어보인다거나 누군가를 맘껏 칭찬해 준다. 그 사람이 행복해 하는 걸 봄으로써 내 안의 행복을 스스로 인지하는 것이다. 가깝게 맺고 있는 관계를 이런 방법으로 안전하게 다지는 것이 행복감을 간직하는 기본 행동 원칙이 된다. 가족 그리고 친구들에게 우선적으로 표현하면 좋다는 얘기이다."

(정) "미국 와서 배운 것 중 하나가 명절에 자신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것이다(우리와 좀 반대이다). 비서나 신문배달부, 가게 종업원에게 한해의 고마움을 선물로 표시한다. 주는 행위를 통해 인간은 행복을 느끼는데 특히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에게 할 때 행복감은 더 커진다. 윗사람에게 하는 선물은 스트레스가 될 수 있지만 아랫사람에게 주는 것은 스스로 기쁨을 더해 준다. 이번 명절 때 해보시길 바란다."

- 아무리 생각해도 감사거리가 없을 수도 있지 않나.

(정) "그럴 수 있다. 이런 사람은 카테고리를 나누어 고려해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실제로 우울증이 있는 부류로 정신과적인 도움이 필요한 케이스이다. 다른 한 부류는 정신적인 문제가 아닌 실제로 처한 상황(가족을 잃었거나 큰 재산 손실 혹은 실직 등)이 도저히 감사거리를 찾을 수 없을 때는 우울한 것이 정상이다."

(조) "그런 사람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꼭 감사하지 않아도, 기쁨을 찾으려 하지 않아도 '나는 괜찮아'라고 자신을 스스로 좀 쉬게 해주라는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어떻게 감사거리를 찾고 기쁨을 느끼려고 할 수 있겠는가. 이럴 경우는 환경을 전혀 다르게 바꾸어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방해받지 않는 '안전한 휴식처'로 가서 당분간 머문다. 환경이 전혀 다른 고향집을 간다거나 혹은 평소 가고 싶었던 곳을 찾아가는 것이다. 주변이 새로울 때 사고의 전환도 가능해지기 때문에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잠시 모든 걸 멈추고 여행을 떠나는 것이 그래서이다."

(정) "이것은 다음 상황을 맞이하여 받아들일 수 있게끔 힘을 비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신과적으로도 매우 필요한 조치이다. 특히 복잡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스스로 '물주고 영양공급 해주는 '자기 돌보기' 타임아웃이 매우 필요하다. 시기적으로 지금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조) "연말이 되어 외롭고 울적한 기분이 든다고 해서 애써 여기저기 모임을 찾아 억지로 행복하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 나의 상태를, 내 기분을 잘 알아차려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것처럼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때로는 외롭고 때로는 울적하게 마련이다. 그때가 지금처럼 명절이라고 해서 안 된다는 법이 어디 있나. 혼자서 명절을 지내도 '난, 괜찮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 행복감을 누릴 자격이 있는 것이다."

(정) "비슷한 예로 요즘 특히 노인들에게 해주는 행복의 이론 중 하나가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지난 밤도 나를 잘 지켜 이렇게 아침에 숨 쉬게 해 준 나의 세포들아 고맙다'하고 세포들에게 감사하라고 한다. 젊은 시절만 계속 비교하면 끝이 없고 결코 행복감을 회복시킬 수 없다. 또 그럴 필요도 없다. 지금 이 아침을 맞이한 것은 바로 '지금의 나'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대견하다고 쓰다듬어 주는 것이 나에 대한 감사이고 거기서 행복감이 우러나오는 법이다."

- 행복한 연말연시를 위한 조언을 한다면.

(정) "사람은 무엇인가 받으려고 하면 실망과 슬픔을 경험하게 되지만 그런 것 없이, 특히 자신보다 더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줄 때 큰 기쁨을 안에서 느낄 수 있다. 명절이 되어 외롭고 우울해지는 사람일수록 주변에 도움 줄 수 있는 이들을 찾아가 선물을 해 보는 것이 어떨까. 기쁨은 행동을 통해(혹은 말이나 미소를 통해) 표출될 때 나의 것이 된다."

(조) "명절에 나만 빼고 모두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부터 바꿀 것. 한해를 잘 버티어낸, 연말을 맞고 있는 나를 칭찬해 줄 것. 굳이 화려한 '파티'에 가지 않아도 된다고 자신에게 타일러 줄 것. '모든 것에도 나는 괜찮아'라고 스스로 지금 말해주면 좋다."


김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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