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이] 베이징 중앙당교의 블랙스완
최근 외신 35개사 기자들과 베이징 중앙당교를 찾았다. 중앙선전부가 건국 7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행사였다. 리지 부교장은 "당교는 당의 최고 학부이자 당과 국가의 최고 싱크탱크"라고 소개했다. 당교 캠퍼스는 황제의 정원으로 불리던 이화원과 중심 축선을 공유했다. 권력의 요람이란 평가에 걸맞은 위치였다.축선을 따라 남쪽 정문 안에 장쩌민 주석 필체의 '중공중앙당교' 돌 명패가 보였다. 교문 밖 100m 앞에서 지난 2015년 안으로 옮겨져 억측을 불러왔던 바로 그 돌이다.
교정은 메시지가 가득했다. 본관 뒤에는 마르크스와 엥겔스를 새긴 조각 '전우'가, 강당 앞 광장에는 '우리의 옛 교장' 마오쩌둥 조각이 옌안 시절 모습으로 서 있었다. 종합동 앞 광장에는 '총설계사' 덩샤오핑 동상이 축선을 지켰다. 그 뒤로 붉은 당기가 인상적인 대형 조각 '기치'가 2016년 12월 새로 자리 잡았다. 노동자.농민.지식분자.간부.해방군 등 사회주의 건설자들이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중앙 주위에 긴밀히 단결하는 모습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었다. 축선 옆 약연호에는 창당을 결의한 붉은 나무배가 놓여있었다. 초심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다.
호수에는 검은 백조 한 마리가 헤엄치고 있었다. 발생 가능성은 작지만 한번 일어나면 큰 파문을 일으킨다는 '블랙스완'이다. 올해 1월 21일 당중앙은 중앙당교에 수뇌부를 소집했다. 명목은 '성장.장관급 주요 영도 간부의 마지노선 사유를 견지하고 중대 리스크를 방지.해결하기 위한 특별 연구 토론 코스' 참가였다. 시진핑 주석이 개강식 강단에 섰다. "블랙스완 사건을 경계하고, 회색 코뿔소 사건을 방지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적 주동전을 펼쳐라"고 주문했다.
중국은 '봉구필란(아홉 수는 반드시 난을 당한다)'의 징크스에 시달린다. 그래도 살아있는 블랙스완을 보며 상상 밖의 위기에 항체를 키우고 있다.
신경진 / 한국 중앙일보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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