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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칼럼] 장수 비결: 소식

COVID-19이 유행하는 힘겨운 시기에, 많은 사람이 감염 미생물을 전공하는 나에게 백신이나 신약 개발에 관해 물어온다. 백신은 최소 1년 이상은 걸려야 안전성 있는 백신이 나올 듯하다. 신약의 개발은 보통 10~15년이 걸리기 때문에 기존의 안전성이 확인된 약들을 코로나바이러스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10여 종의 약들을 재검토하고 있다. 만약 모든 것이 순조롭다면 1~2달 안에도 치료제가 나올 수도 있다.

인간은 누구나 오래 살기를 원한다. 인간의 영생에 대한 기대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길가메시 서사시, 그리스 신화의 여러 신, 아프리카의 놈모 신화, 그리고 중국의 진시황제 같은 여러 가지 신화나 역사적 기록에서 종종 볼 수 있다. 현대에도 영생 또는 장수를 위한 여러 가지 도전이 있다. 미국의 알코르 생명 연장 재단 등에서는 냉동인간을 만들어 영생을 기약하며 (아직 냉동인간을 깨우는 기술은 없다), 구글은 자회사로 바이오기업 칼리코를 설립하여 인간의 수명을 500세 이상으로 연장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많은 사람이 비타민 A·C·E 등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블루베리와 브로콜리 같은 노화 방지 식품을 먹는다.

그렇다면 과연 영생이 가능할까? 생물학적으로 영생은 가능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다른 동물보다 특별히 극한 환경에 강하며 오래 사는 동물들이 있다. 극한 환경에 강한 동물의 가장 좋은 예는 곰벌레이다. 크기가 1mm에 불가한 곰벌레는 영하 273도의 극저온이나, 영상 151도에서도 생존 가능하며, 사람에게 치명적인 5~10 그레이 방사선의 1000배는 쪼여야 죽는다. 물이나 음식 없어도 30년간 살 수 있으며, 6000기압의 압력(지구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의 6배 수압)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심지어 이들은 우주에서도 10분간 생존이 가능하였다. 하지만 이런 엄청난 능력을 지닌 곰벌레라 하더라도 자연상태의 수명은 3달에서 2년 정도이다. 곰벌레가 물이나 음식 없이도 30년을 살 수 있었던 이유는, 휴면상태로 들어가 신진대사 속도가 평상시의 0.01%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장수하는 동물로는 벌거숭이 두더지쥐가 있다. 앞서 말했던 구글의 자회사 칼리코의 연구 모델로, 이 두더지쥐의 최대 수명은 30년으로 사람으로 치면 800살 정도이다. 늙지도 않고, 암에도 걸리지 않으며, 통증도 느끼지 않는다. 심지어 산소가 없어도 18분을 견딜 수 있다. 이들은 포유류 중 유일하게 변온동물이며, 개미나 벌과 같이 단 한 마리의 여왕두더지쥐가 있는 곤충과 같은 군집 생활을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수명이 긴 동물은 400년 이상을 사는 북극 바다 그린란드 상어이다. 이 상어의 장수 비결은 느린 신진대사 속도이다. 과학자들은 앞서 말한 곰벌레, 벌거숭이 두더지, 그리고 그린란드 상어의 장수 비결을 하나씩 밝혀내고 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이견이 없는 유일한 장수 비결은 음식을 적게 먹는 소식이다. 성장기의 소식은 발육에 좋지 않아 권장하지 않지만, 40세 전후의 소식은 장수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소식이 노화를 억제하는 기작들은 과학자들에 의해 하나둘씩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기작이 확인된다 하더라도 생물학적으로 영생은 불가능할 듯하다. 각자의 주어진 시간 동안의미 있고가치 있는 삶을 추구하길 기원한다.

*본 내용은 재미과학기술자협회 뉴욕지부를 대변하지 않습니다.


박세웅 / 코넬 의과대학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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