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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北 선제타격 검토···반격해 南 다칠까 백지화"

[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9/11 01:41

버락 오마바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제거하기 위해 북한을 선제타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인 밥 우드워드가 11일(현지시간) 출간한 『공포:백악관 안의 트럼프』에 실린 내용이다. 이 책은 우드워드가 트럼프 행정부 관리를 비롯한 여러 명을 인터뷰해 쓴 것으로 백악관 내 혼란상을 묘사해 출간 전부터 화제가 됐다.

이 책에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 발생한 일도 담겨 있다.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한 2016년 9월 9일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소식을 전해 듣는 장면이 등장한다. 북한은 5차 핵실험 나흘 전엔 한국과 일본을 사정거리에 두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의 신간 『공포:백악관 안의 트럼프』.[AP=연합]

우드워드는 책에서 “전쟁을 피하고자 하는 강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오바마는 북핵 위협이 정확한 (외과수술 방식의) 군사 공격으로 제거될 수 있을지 검토해야 할 시간이 됐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썼다. 임기 말이었던 오바마가 북한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따랐다.

책에 따르면 오바마는 처음부터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저지시킬 수 있는 극비 작전인 ‘특별 접근 프로그램’(Special Access programs(SAP)‘들을 승인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북한 미사일 부대 및 통제 시스템을 겨냥해 사이버 공격을 하는 작전 ^북한 미사일을 직접 손에 넣는 작전 ^북한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7초 내에 탐지하는 작전 등이 포함돼 있다.

사이버 공격 작전은 오바마 취임 첫해부터 시작됐지만, 성공률이 혼재돼 있었다고 우드워드는 썼다. 우드워드는 “정부 관리들은 이 작전들이 국가안보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책에서 자세히 묘사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적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의 위협이 사라지지 않자 오바마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참모들에게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위해 사이버 공격을 병행한 예방적 대북 군사 공격에 착수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물었다고 한다.

책에는 실제 미 정보당국이 대북 선제공격 가능성과 그 효과 등을 심도 있게 분석해 보고하는 과정도 나온다.

오바마는 ‘미 정보계의 대가(granddaddy)’인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미국의 위협이 되리라는 것을 강력히 경고하자 국방부와 정보기관에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관련 시설을 제거하는 것이 가능한지 파악해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 포스트 부편집인. [AP=연합]

한 달간의 조사 끝에 국방부와 정보기관은 오바마에게 “미국이 식별할 수 있는 북한의 핵무기와 관련 시설의 85%가량을 타격해 파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클래퍼 국장은 북한의 핵무기를 완전하게 제거하지 않을 경우 북한이 반격하는 과정에서 단 한발의 핵무기만 남한에 떨어져도 수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특히 당시 국방부는 북한 핵 프로그램의 모든 요소를 정확히 찾아내 완전히 파괴하는 유일한 방법은 지상군 침투라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 경우 핵무기를 이용한 북한의 반격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었고 이는 오바마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고 우드워드는 지적했다.

오바마는 결국 좌절감과 분노를 느끼면서 대북 선제타격 안을 백지화했다.

미 대선 이틀 뒤 대통령직 인수인계를 위해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에서 만난 일화도 나온다. 만남은 20분간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1시간여 이어졌다.

오바마는 특히 트럼프 당선인에게 “한국이 가장 골칫거리다. 당신에게도 가장 크고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훗날 스태프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에게 북한 문제가 가장 큰 악몽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는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미 정보당국이 30대 초반의 나이로 북한의 새 지도자가 된 김정은의 캐릭터를 분석하는데 열을 올린 부분도 책에 등장한다.

책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언론 만평 등에서 불안정한 미치광이처럼 묘사되는 것과 달리 아버지 김정일보다 훨씬 더 북핵 프로그램을 다루는 데 있어 효과적인 지도자로 판단했다.

김정일은 핵 실험에 실패한 과학자들을 처형했지만, 김정은은 ‘실패에서 교훈을 얻는다’는 신념으로 실패를 용납하고 핵 기술을 진전시켰다는 것이다.

◇트럼프 한미 FTA 폐기 시도 막은 매티스=책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참모들의 제동에 불구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폐기하려는 시도를 굽히지 않았고, 결국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이 나서 겨우 말릴 수 있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오른쪽)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이태원로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열기 전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책 머리말에 소개된 내용에 따르면 2017년 9월 초 게리 콘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로 조용히 들어가 ‘결단의 책상’(대통령 전용 책상) 위에 놓인 한 통의 서한 초안을 빼냈다.

서한의 초안이 사라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폐기 의도를 접은 건 아니었다. 그는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에게 자신이 불러주는 내용을 받아적게 했다. 트럼프는 “편지 작성이 끝나면 갖고 와서 사인할 수 있도록 하라”고 명령했다.

결국 콘 전 위원장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티스 장관은 “(북한) 김정은은 우리 국가안보에 가장 즉각적인 위협”이라며 “우리는 동맹으로서 한국이 필요하다. 무역이 이 문제와 연관된 것처럼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이게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격분해 왜 미국이 한국의 대(對)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유지에 연간 10억 달러를 쓰는 것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또 한국에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ㆍTHAAD)를 배치하는 대신 오리건 주 포틀랜드로 옮기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그러나 매티스 장관은 “우리는 한국을 위해 이걸 하는 게 아니다. 한국이 우리를 돕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한국을 돕고 있는 것”이라며 대통령을 거듭 설득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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