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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호 한방칼럼]뜨거운 남자와 사노라면

[애틀랜타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9/05/23 15:56

6체질에 관한 칼럼을 읽고 한 여성 독자로부터 문의가 왔다. 남편은 열이 많아 겨울에도 이불 안 덥고 자고, 눈 다래끼가 잘나고, 얼굴과 가슴이 붉고, 육식을 좋아하고, 뙤약볕에도 골프 즐기고, 실내 온도는 화씨 60도로 설정해 놓아 가족들은 얼어 죽겠다고 하고, 한 겨울에도 냉수로 샤워, 얼음 물만 마시는 그런 진짜 뜨거운 40세 남자라고 한다. 이런 체질도 있는지, 있다면 이렇게 언제까지 살아야 하는지, 아니면 치료하면 체질을 바꿀 수 있는지 궁금하다는 것.

깜짝 놀라 여쭈어 보았다. “진짜로 실내 온도를 그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면 정말 문제가 있어요. 고혈압, 두통, 체형은?” 부인께서 답하시길, “키 182cm 배우 수준의 체격, 배는 살짝 나왔어도 흉하지 않을 정도, 새벽에 운동하고 사우나 후 출근, 혈압은 오르락 내리락, 밤 새워도 끄떡없고, 대인관계 좋고, 그러나 집에서는 과묵.”

남성들은 주로 양(陽)체질이다. 체형을 따라 구분해 보면, 소양(少陽)형은 키 작고 어
깨가 딱 벌어진 T타입, 양명(陽明)형은 키 크고 복직근이 잘 발달한 H타입, 태양(太陽)형은 등 근육이 잘 발달한 M타입 이다. 열(熱)이 몰리는 부위에 따라 구분해 보면, 소양은 흉부에, 양명은 상복부와 얼굴에, 태양은 뒷목덜미와 등 부위에 몰려 땀이 잘나고 피부색이 붉다.

소양형 체질이 흉부에 열이 많은 이유는 심, 폐, 간, 담이 위치한 흉곽의 용적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체질의 소유자는 화(火)가 많기 때문에 정열적이고, 용감한 장점이 있는 반면에, 쉽게 화내었다가 금방 사과하는 변덕이 심한 단점이 있다. 감정뿐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스윙(swing)이 심해 감기에 걸리면 금방 추웠다 더웠다 하는 한열왕래(寒熱往來) 현상이 잘 나타난다. 흉부의 화가 하부로 내려가는 통로가 바로 명치인데, 소양형 체질은 명치가 특히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그 부분이 빨리 노쇠하여 쉽게 딱딱해 진다. 명치가 딱딱해질수록 화는 하체로 하강하지 못하고 흉부에 쌓이게 되어 한숨도 자주 쉬게 된다.

양명형 체질이 상복부와 얼굴에 열이 많은 이유는 선천적으로 위(胃)장에 열이 많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혈이 왕성할 때는 위열(胃熱)이 밑으로 내려가 소화를 돕지만, 기혈이 쇠퇴하면 위열이 상승하여 폐렴(肺炎), 구취(口臭), 면적(面赤), 눈이 충혈(充血)되고, 때로는 위열이 하행하여 신수(腎水)과 골수(骨髓)를 말릴 경우 다리에 힘이 없어 걷지 못하는 위증(?證)도 발생한다. 위열로 인한 왕성한 식욕을 잘 절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경우 위궤양, 변비 등 소화관련질환도 동반된다. 성격은 활동적이며, 쾌활하며, 사교성이 많으나, 정이 지나치게 많아 냉정하게 끊어야 할 때 끊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이 있어 밤늦은 모임에서도 빠져나가질 못한다.

태양형 체질이 뒷목덜미와 등에 열이 많은 이유는 장부의 열(熱)이 풍(風)을 타고 등과 목, 심하면 두뇌에까지 올라오기 때문이다. 원래 체내에는 기혈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는 풍(風) 곧 인체의 상하좌우 표리(表裏)를 조화시키는 순풍(順風)이 있는데, 사람이 고뇌를 많이 하면 순풍을 거스리는 역풍(逆風)이 생기고, 갑자기 흥분하거나 크게 화를 내면 순식간에 수직 상승하는 토네이도같은 급발성 풍도 생긴다. 이러한 역풍이 근육에 머물면 섬유근육통(Fibromyalgia)을, 관절에 머물면 루마티즘을, 습(濕)과 뒤엉키면 근육과 관절이 뻣뻣해지는 파킨슨병을, 뇌를 천천히 말리면 알츠하이머를, 뇌혈관을 천천히 막으면 허혈성 중풍을 일으키고, 특히 토네이도 풍은 순식간에 뇌혈관을 터트려 출혈성 중풍을 일으켜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선천적으로는 이런 태양형 체질은 거의 없으나 후천적으로 나이, 성격, 생활습관 등에 따라 소양형 또는 양명형 체질이 태양형으로 변할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아그립바1세 헤롯 왕은 전형적인 태양형 체질의 독재자로 볼 수 있다. 예수님의 제자 야고보를 죽이고, 베드로를 감옥에 가두며, 심지어 베드로를 놓친 자기 수하의 병사들까지 고문하고 죽이는 포악을 행하다가, 자신의 연설에 백성들이 환호하며 신(God)라고 칭송하자 극도로 흥분하여 순식간에 토네이도 같은 내풍(內風)이 발생 즉사한다(행12). 우리라고 예외일 수 없다. 만약 중년 이후 감정 절제가 안되고, 뒷목이 자꾸 뻐근하며, 윗등에 살이 뭉치고, 머리 뒤 풍지혈을 눌렀을 때 아프다면 현재 자신의 체질이 태양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이므로, 조용히 삶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생활 습관과 성격을 고치려고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위 상담자의 남편 분은 선천적으로 양명형 체질인데, 현재 과열(過熱) 상태이며, 이를 계속 방치할 경우, 위(胃)열이 상승하여 심장 및 폐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고, 하강하여 신장 및 골수에 이르면 신부전 및 골수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신속한 건강 관리가 필요함을 조언해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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