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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의 살며 사랑하며] 인류 역사의 시간표

어느덧 또 한 해가 저문다. 해가 뜨고 저물면 하루가 지나고 요일이 바뀐다. 마치 영원히 반복될 것 같은 잔잔한 흐름 속에서 계절이 가고 해가 바뀌어 가는 일정을 반복하는 게 세월이다. 알았던 지인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상실을 실감할 수 없어 망연한 마음이 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여행지에서 천 여 년 넘게 서있는 고대 건축물이나 수 백 년의 수령을 가진 기념물 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치 이 세상의 주인공인 듯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이 사실은 한 순간 스치는 바람 같은 존재임을 생각하게 된다.

인생은 곧잘 계절에 비교된다. 성장하고 미래를 향해 배움을 계속하는 나이가 씨 뿌리고 꽃이 피는 봄이라면 일하고 땀 흘려 일하는 장년의 여름을 거쳐 결실을 보고 결과가 나오는 중년기의 가을, 정년퇴직과 더불어 시작되는 노년기는 추수한 내용을 근거로 휴식하는 겨울이다. 학창기를 거쳐 왕성하게 일하는 연수는 보통 사십여 년이다.

성경에서도 시간표를 볼 수 있다. 구약은 실제로 역사 속에 이루어질 하나님의 계획을 예언하고 있으며, 구약과 신약의 관계를 살펴보면 하나님의 시간표가 찿아진다. 유대인의 절기는 단순히 종교적인 행사가 아니다. 하나님의 명으로 지켜오는 유대인의 일곱절기는 인류역사의 향방을 알려주는 지도와도 같다. 예수의 탄생과 사역으로 일곱절기 가운데 네가지가 이미 실현되었다.

그 첫 절기는 유월절이다. 이스라엘이 애굽을 떠날 당시 완악한 이집트 왕에게 보여준 열번째 재앙이 모든 집안의 사람과 가축 가운데 장자를 죽게 한 사건이었다. 이때 문설주에 양의 피를 바른 집은 재앙이 피해갔기에 유월절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이때 피를 바른 집에는 구원이 임했듯이 예수의 십자가 사건을 믿는 인류에게 구원이 임하게 되었다. 유월절 이튿날은 누룩이 들어있지 않은 빵을 먹는 날로 지킨 무교절이었는데 예수가 마지막 만찬에서 자신을 생명의 떡으로 비유하면서 누룩 없는 떡을 먹을 때마다 기념하라는 의식을 제정함으로써 무교절의 의미가 완성되었다.



그 안식일 다음날 시작되는 맥추절은 보리의 첫단을 제단에 바침으로 첫 열매를 드리며 기념하는 날인데 장사되었던 예수의 부활로 죽은자들 가운데 부활한 첫 열매가 됨을 보여준 사건이다. 첫 열매를 드린 날로부터 50일째가 유대인의 오순절은 출애굽을 한 날로부터 50일째 되는 날 모세가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받은 것을 기념하는 절기였다. 신약에서는 예수의 부활 후 50일째 되는 날로 성령강림이 이루어진 날이며, 돌판에 받았던 하나님의 계명이, 성령을 통해 사람의 마음판에 새겨지게 된 것으로 율법이 은혜로 완성됐다. 성령강림을 받은 제자들에 의해 교회가 시작되었고 이때부터 현재에 이르는 2천여년간 교회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실현되어질 절기는 가을에 있는 나팔절과 속죄일, 그리고 장막절이다. 유대인들은 가을에 있는 나팔절을 로쉬하샤나(Rosh Hashanah)라고 하여 첫 인간인 아담과 이브의 창조를 기리며 하나님과 인간사이의 특별한 관계를 기념한다. 이 절기에는 특히 숫양의 뿔로 만든 나팔을 불어 회개와 함께 왕 되신 하나님을 기리므로 나팔절이라고 불리우게 되었다. 나팔절로부터 열흘째 되는 날은 속죄일로 유대인들의 욤키퍼(Yom Kippur)다. 하나님의 의로우심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구별된 삶을 위해 속죄하는 절기다. 욤키퍼 후 다섯째 되는 날 시작되어 칠일간 계속되는 절기가 장막절로 유대인들의 수캇(Sukkot)이다. 이스라엘인들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전에 사십년의 광야생활을 하던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장막을 짓고 그 안에서 칠일동안 먹고 생활한다. 솔로몬이 성전을 지었을 때 봉헌한 때도 이 절기 중이었다. 이 절기는 예수가 강조했듯이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도래함을 의미한다.

예수를 통해 실현되어가는 절기의 내용으로 보면 우리는 일곱절기 가운데 네번째 절기인 오순절과 가을에 시작되는 다섯번째 절기 사이에 살고 있다. 예수의 십자가 사건으로 실현된 첫 절기로 부터 4번째 절기인 오순절이 완성되기까지 50여일이 걸렸고 다섯번째 절기를 기다리는 가운데서 이천여 년의 교회시대 즉 구원이 가능한 시대가 지속되고 있다.

이제 남아있는 세 번의 절기는 예수의 재림과 함께 완성될 것이다. 한 해를 보내며, 우리게 남은 날을 헤아리는 지혜를 생각한다. 그리고 하루의 일과표와 인생의 시간표뿐 아니라 하나님의 시간표를 헤아리는 시야를 가진다면 삶과 문제를 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다. [종려나무교회 목사, Ph.D]


최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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