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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52주년, 시카고 생활 51년

시집 준비 중인 최상준 선생 부부
[시카고 사람들 28]

“미국에 처음 온 해는 1959년입니다. 1962년도에도 왔어요. 육군장교로 레이다 교육을 받기 위해서였는데 유도탄 연수를 위해 두번 째 왔을 때 미국서 만난 유학생 한 명이 여기서 공부하면 평생 먹고 살 걱정은 안 해도 된다고 조언을 하는 거예요.”

80이 넘었어도 군대의 기억은 생생하다. 그는 공군사관학교와 사범학교에 나란히 합격한 경력이 있어 당시 갑종 장교로 군에 입대했다고 한다.

그는 대위로 예편한 뒤 그 유학생의 말대로 1967년 1월 시카고로 유학을 왔다. 한국은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절이었다. 그렇게 시카고와 인연을 맺은 지가 반세기가 넘었다.

시카고 중앙일보에 시를 기고하고 있는 최상준(85)선생은 공학도였다. 일리노이공대(IIT)에서 전자공학 석사를 마친 뒤 박사과정 중에 미시간에 있는 대학의 교수로 채용됐다. 그 인연으로 시카고 시티 칼리지로 직장을 옮겨 26년간을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를 좋아했다. 학교 문집에 시를 기고했고 군대 시절 소월의 시집을 늘 지니고 다녔다. 미국에 오게 된 계기를 이 시집이 만들어 줬다고 그의 아내 최순곤(83)씨가 말을 거든다. “저는 연수 대기 명단에 있었는데 제 시집을 본 한 상관이 저를 담당 인사장교에게 추천한 거예요.” 그는 시집이 매개가 되어 미국에 오게 된 일이 아직도 인생의 아이러니라고 말한다.

은퇴 후 그는 평소 좋아했던 글쓰기를 열심히 해 한국의 ‘창조문학’에 시와 수필로 등단했고 ‘문예운동’에는 소설로 등단했다. 그 해가 10년 전인 2008년이란다.

시카고로 오기 직전에 결혼을 했다는데 햇수로 따져보니 결혼 52년째다. 그 흔치 않은 금혼식은 그냥 조용히 넘어갔다고 한다. 하지만 부부가 여행은 많이 다녀 미국 50개 주 중 2곳(메인, 뉴햄프셔)만 빼고는 다 가봤다고 했다.

이들 부부는 롬바드에 산다. 아들 셋을 두었는데 장남 철환(50)씨만 결혼해 손녀를 안겼다. 요즘은 집 가까이 요크타운몰로 매일 나가 2바퀴씩 산보를 하며 건강을 챙긴다.

시카고 중앙일보는 아마 창간 때부터 구독했을 거라고 했다. 최선생의 시가 실린 지면을 스크랩 하는 건 아내의 몫이다. 아직 문집을 출간한 적은 없지만 곧 시집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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